취업준비의 시간이여, 이제 안녕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명함도 만들고 월급도 받으면 친구들을 만나도 화제가 달라진다. 취업 전에는 어느 회사 가려면 적어도 취업 몇 종 세트는 있어야 한다거나, 토익이나 학점은 최소 몇 점이 되어야 입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했다면, 이젠 각자 취업한 회사에서 자기가 하게 될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과 수출부서 입사자는 조만간 어디어디 나라로 비행기 타고 출장 가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 등을 하게 된다.
그리고 또한 자주 화제에 오르는 것이 각자 취업한 연봉, 월급 이야기이다. 삼성이 높다는 둥, LG가 높다는 둥, SK는 연말 성과급이 몇 퍼센트가 나와 나중에 보면 얼마가 된다는 둥…….
동창회에서 기죽지 마라
혹시 당신의 연봉이 2,000만 원이나 3,000만 원 받는데, 친구는 4,000~5,000만 원 사이의 폼 나는 외국계 회사의 직장인인가? 부러울 것이다. 그러나 부러워할 것 하나 없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얼마를 버는가보다 어떻게 모으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기본적으로 연봉별로 종자돈 모으는 방법을 설명하려고 한다. 단, 다음 내용은 어디까지나 세후 월급을 전제로 한다. 28~29쪽 <재테크 비밀과외>의 ‘월급명세서 전격 해부’가 기억나는가. 월급의 8%는 내 것이 아니라 국가의 것이라는 것을. 흔히 자신의 세전 연봉을 자신의 통장 입금액으로 착각하는데, 슬프지만 그러지 말자.
① 연봉 1,500~1,800만 원-종자돈 목표: 3년 내 3,000만 원만족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써야 할 곳은 많은데 마음 가는 대로 쓰다 보면 다음 달 파산의 위험을 느끼게 된다. 일단 목표는 독하게 잡자. 간단히 보면 1년에 1,000만 원 모으는 것이므로 월급의 80만 원은 당신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 것이라고 생각하자.
앞으로 3년간은 말 그대로 세상에서 가장 짜게 살아야 한다. 신용카드는 단지 교통카드로만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휴대전화는 받는 용도로만 써라. 급하면 상대방이 전화할 테니 말이다. 5년 후에 거하게 밥을 살 수 있을 테니 우선 당분간은 ‘오늘은 내가 쏜다.’라는 식의 멘트는 삼가기 바란다. 회사에서 짜다고 소문나면 좋은 것이 많다. 당신에게 금전적인 도움이나 신세를 전혀 기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3년 안에 3,000만 원을 모으는 데 성공한다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볼 수도 있고, 앞으로도 목돈 모으기의 고수가 될 수 있다. 단, 조심할 것은 조급한 마음으로 누가 어디에 투자하면 좋다고 해도 따라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일단 3,000만 원 모을 때까지는 대박 수익을 기대하지 말자.
▶ 전략 방향: 매달 80만 원 중 적금 20만 원, 펀드 60만 원 투입
② 연봉 2,000만 원대-종자돈 목표: 4년 내 5,000만 원월급은 꼬박꼬박 받지만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회사에 다니고 있을 것이다. 당신의 친구들이 연봉 3,000이네 4,000이네 하면 당신은 좌절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투자로 그 차이를 메우겠다는 독한 결심을 해야 한다.
월급 중에서 100만 원은 당신 돈이 아니라 금융기관에 보내기 위해 잠시 맡아둔다고 생각하라. 나머지 60만 원으로 생활비와 용돈을 해결하고 거기서 남는 돈이 있다면 보험 들고 저축하라. 종자돈 목표는 4년 내 5,000만 원으로 잡도록 한다. 5,000만 원이면 남자의 경우 주택 전세 자금, 여자의 경우 혼수자금 마련과 남편 몰래 투자할 수 있는 비상금을 해결할 수 있다. 혹시 독신주의자라면 5,000만 원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실행할 수 있다. 5,000만 원을 1차 목표로 하여 그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확실한 재개발?건축 정보가 있다고 해서 직장인 신용대출을 풀 한도로 받아 월급을 빚 갚는 데 쓰지 않기를 바란다. 혹은 로또를 사서 토요일 저녁마다 TV를 보면서 대박 환상을 꿈꾸는데, 로또 살 돈도 아깝고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안 되니 그러지 말기를 바란다.
▶ 전략 방향: 매달 100만 원 중 적금 20만 원, 펀드 80만 원 투입
③ 연봉 3,000만 원대-종자돈 목표: 3년 내 7,000만 원연봉 2,000보다는 훨씬 좋지만 연봉 4,000 받는 사람보다는 약간 불리한 위치이다. 어디 가서 ‘연봉 3,000입니다.’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좋은데, 세금도 좀 나가는 것 같고, 이상하게 실제 남는 돈은 별로 없다. 종자돈 모으기에서 가장 애매한 위치이다. 적은 것도 많은 것도 아닌 상황인데, 그래도 3,000은 넘으니 ‘이 정도는 괜찮아.’라고 하면서 불필요한 과소비에 관대해지는 것이다.
생활비와 그 밖에 자신에게 관대한 소비금액은 1년에 1,000만 원으로 한도를 정하고 나머지는 월급날 당신이 잠시 맡아두었다가 즉시 금융기관으로 송금하라.
종자돈 목표는 7,000만 원으로 잡도록 한다. 일단 7,000이 되면 종자돈의 상징적인 목표인 1억이 눈앞에 보이므로 본격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게 되고 불필요한 소비를 절제할 수 있는 심리 상태가 된다.
▶ 전략 방향: 매달 160만 원 중 적금 30만 원, 펀드 130만 원
④ 연봉 4,000만 원대-종자돈 목표: 3년 내 1억 원축하한다. 남들보다 출발점이 좋다. 하지만 혹시 동기 중에 회계사나 세무사가 있다면 남들은 당신의 4,000 연봉을 부러워해도 당신 나름대로는 불만이 있을지 모르겠다.
종자돈 목표는 1억 원으로 한다. 종자돈의 상징적인 기념비를 달성하고 1억 원 다음 단계인 2억→ 5억→ 10억으로 가기 위한 베이스캠프를 만들자. 단순히 계산해 봐도 연간 생활비가 1,000만 원을 사용하고 나머지 3,000만 원을 3년씩 저축해도 9,000만 원이므로 저축만 잘해도 1억을 만들 수도 있겠다. 연봉 2,000인 사람이 4년 동안 5,000만을 모으는 것과 비교할 때, 종자돈 모으는 기간만으로 몇 년을 앞서갈 수 있다.
▶ 전략 방향: 매달 250만 원 중 3년간 적금 50만 원, 펀드 200만 원
⑤ 연봉 5,000만 원 이상-종자돈 목표: 4년 내 2억 원아직 30대 초반인데 이 정도 연봉이라면 일단 축하한다. 전문 자격증을 따기 위해 도서관에서 묵묵히 공부한 당신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 이제 소득의 크기 자체는 다른 사람보다 앞서 있으니 잘 운용하는 것과 좋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2억 모아서 부동산과 금융에 각각 1억씩 투자라는 방법도 있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은행 대출을 받아 투자해서 ‘지렛대(레버리지)효과’를 보는 방법도 있으니 다른 사람들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다고 할 수 있다. 우선 2억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고소득자라는 타이틀에 취해 수입 자동차를 사고 비싼 양주를 즐겨 마신다면 연소득 5,000이 넘는다 해도 2억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 전략 방향: 매달 350만 원 중 적금 100만 원, 펀드 25만 원
⑥ 억대 연봉 이제 이 책을 조용히 덮고, 지금 당장 서점에 가서 절세에 대한 책을 사서 읽어 봐라. 그다음으로 인터넷에서 소득공제에 대한 내용을 추가 검색해 보기 바란다.
토막상식 -현명한 지렛대 사용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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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빌린 돈을 지렛대처럼 이용하여 자기자본의 이익률을 높이는 것을 ‘지렛대(레버리지)효과’라고 한다. 빌린 돈의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경우에는 유리하지만, 경기가 어려워져 수익률이 나쁠 때에는 금리부담의 위험성이 있다.
2007년 펀드 수익률이 20~30%에 육박하자 많은 직장인들이 마이너스 통장이나 사채까지 끌어들여 펀드에 올인 했다. 대출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정확한 정보가 아니라면,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다. 특히 남의 돈으로 하는 투자는 더욱 그렇다. 잘못되면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무서운 아저씨들이 돈 갚으라고 당신 집으로 찾아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