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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 시대의 액션 스펙터클 <10,000 BC>
당연한 이야기지만<10,000 BC>는 롤런드 에머리히의 다른 영화들처럼 킬링 타임용으로는 ‘딱’이다. 단순한 주인공이 단순한 목적을 향해 직선적으로 나아가는 플롯은 관객들이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에는 적절한 구조다.
<10,000 BC>, 선사 시대의 액션 스펙터클
기원전, 매머드를 사냥하며 살아가는 야갈족에 푸른 눈을 지닌 신비한 소녀 에볼렛(카밀라 벨)이 찾아온다. 네발 달린 악마들에게 공격 받아 종족이 멸망했다는 그녀. 예언자는 에볼렛과 에볼렛과 맺어질 전사가 종족의 위기를 구할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에볼렛을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하게 된 들레이(스티븐 스트레이트). 둘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맺어지기를 원한다. 하지만 에볼렛과 맺어질 남자 자격은 대장 매머드를 사냥한 전사에게 주어지고 부족의 젊은이들은 모두 이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 하지만 이 모험은 단지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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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 BC>의 감독 롤런드 에머리히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여름용 블록버스터 전문 감독이라고 할 만하다. 슈트트가르트 출신의 독일인인 롤런드 에머리히는 그를 알린 독일산 SF 영화 <문44>(1990)로 스카웃되어 중급 예산의 SF 액션 영화 <유니버셜 솔져>(1992)로 꿈에 그리던 할리우드로 입성하게 된다. 이후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SF 스릴러 <스타게이트>(1994)로 단숨에 블록버스터 영화를 지휘하는 자리에 등극. 미국의 대통령부터 하층민들까지 일치단결하여 외계 침략군을 물리친다는 너무나 노골적인 국수주의적인 설정에도 흥행에는 큰 성공을 거둔 SF 전쟁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1996), 일본산 괴수를 뉴욕으로 위치 이동시킨 괴수 영화 <고질라>(1998), 미국 독립 전쟁 시대의 람보 같은 전쟁 영웅을 다룬 역사 스펙터클 <패트리어트: 늪 속의 여우>(2000), 그리고 지구 온난화에 의한 환경 재앙을 스펙터클하게 그린 <투모로우>(2004)까지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둔 영화들을 연속적으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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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련의 상업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늘 롤런드 에머리히의 영화들은 비평적으로는 재앙에 가까운 취급을 받고는 했다. ‘화려한 스펙터클, 빈약한 이야기, 단순한 캐릭터’ 정도로 정리되는 에머리히 표 영화들에 대한 혹평은 이제 매번 반복되어서 새로울 것도 없는데, 확실히 에머리히의 영화들은 강렬한 시각적 스펙터클의 위력으로 영화 전체를 끌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가령 <인디펜던스 데이>의 백악관 폭파 장면, <투모로우>의 얼어버린 뉴욕의 이미지, <고질라>의 뉴욕을 질주해 바다로 뛰어드는 고질라의 이미지들은 기억에 거의 남지 않는 이야기에 비해 훨씬 강렬하다. <10,000 BC> 역시 이런 에머리히의 장기인 거대 스펙터클이 가득하다. 영화 초반부에서 야갈족이 사라져버린 매머드를 사냥하는 장면부터 선보이는 이 영화의 스펙터클은 눈보라를 뚫고 거대한 산맥을 넘는 장면과 숲 속에서 타조를 닮은 공포새(Terror Bird)의 습격을 받게 되는 장면을 거쳐 매머드가 동원되는 피라미드 축조 장면들과 마지막 전쟁 시퀀스까지 쉼 없이 내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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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0,000 BC>는 전작 <투모로우>가 압도적인 스펙터클 속에서도 데니스 퀘이드와 제이크 길렌할이라는 검증된 배우들을 부자의 연으로 묶어내며 드라마의 감정을 고양시켰던 것에 비해 앞서 언급한 에머리히 영화들의 단점 즉 단순한 캐릭터, 빈약한 이야기의 문제를 다시 한번 반복한다. 더구나 이 영화에서 보이는 스펙터클은 소재가 변형되고 기술적인 업그레이드가 되었을 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 시리즈나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과 <킹콩> 그리고 에머리히 자신의 <스타게이트> 등을 통해 익숙한 스펙터클 이미지들의 반복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익숙한 편이다.
물론 이 영화 속의 이미지들은 다채롭다. 이 영화의 설산(雪山) 장면은 <반지의 제왕>시리즈의 촬영지이기도 한 뉴질랜드에서, 공포새가 등장하는 정글 장면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사막 장면은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촬영했던 나미비아에서 촬영되었고 영화 속에서 우리의 영웅이 겪는 모험담은 화려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10,000 BC>에서 굳이 영화의 시공간적 배경을 기원전 일만 년으로 설정한 이유는 일찌감치 멸종된 거대한 생명체들을 등장시킨다는 것 외에는 찾기 어렵다. 이 영화는 주인공은 혈연상의 아버지와 사실상의 아버지를 모두 잃은 후에 완전한 영웅으로 거듭난다는 고전적인 영웅 플롯을 반복한다. 하지만 이런 틀이 ‘문명의 탄생’과 같은 흥미로운 문화적 알레고리와 잘 연결이 되지 않아 영화의 개성이 거의 살아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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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와 설정들이 충분한 감정적인 토대 위에 진행되지 않고 빠른 이야기 진행에만 매몰되어 버린다는 것인데, 그건 다양한 캐릭터들의 개성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채 빠르게 스펙터클 시퀀스를 진행시키려는 욕망에 밀려 소홀히 다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이 영화에서 승승장구하는 주인공의 성공담은 상당한 물리적 고난을 겪으면서도 너무나 순조롭게 보인다. 예를 들어 우리의 주인공이 우연히 검치 호랑이를 구한 덕분에 목숨을 위협받던 주인공이 예언된 영웅으로 부상되어 리더가 되어 아프리카의 부족들의 총사령관이 된다는 이야기는 복합적인 갈등이 배제되고 순탄하게 진행된다. 또 영화의 주인공의 동인(動因)이 되는 연인과의 재회 역시 플롯 구조상의 당위는 느껴지지만 절실한 화학 작용은 느껴지지 않는다. 결국 <10,000 BC>는 음영이 짙은 프랭크 마셜의 느와르 스타일 그래픽 노블의 세계를 강렬한 시각 스타일을 역사 서사에 결합시켜 성공을 거둔 잭 스나이더의 <300> 등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관객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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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이야기지만 <10,000 BC>는 롤런드 에머리히의 다른 영화들처럼 킬링 타임용으로는 ‘딱’이다. 단순한 주인공이 단순한 목적을 향해 직선적으로 나아가는 플롯은 관객들이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에는 적절한 구조다. 거기에 지루할 즈음이면 펑펑 터지는 스펙터클이 대기하고 있고 순조로운 결말이 기다리고 있으니 역사나 문명 같은 복잡해 보이는 문제들을 떠나서 보면 이 영화의 오락은 즐기고 말면 그만이다. 아마도 에머리히가 굳이 기원전 1만 년 전이라는 역사 이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영어를 하는) 선사시대 액션 영웅을 등장시키는 것도 거리낄 것 없이 이야기를 결합시킨 것도 자유로운 이야기의 취사선택 가능성 때문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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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매체인 블루레이 타이틀에 비해 약 일주 정도 먼저 출시된 DVD의 영상 퀄리티는 할리우드 최신 타이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다지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다. 만약 블루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재생 환경을 지닌 분들이라면 배는 비싸지만 블루레이 타이틀을 선택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해상도 자체가 예상보다 높지 않아서 어두운 장면의 지글거림이나 검은색 표현력이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다. 다행히 CG 장면 등의 위화감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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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함이 느껴지는 영상 퀄리티에 비해 음향 퀄리티의 구현력은 무척 좋은 편인데, 스펙터클 장면이 많이 등장해 음향 시스템의 활용도가 매우 높아 귀를 즐겁게 한다. 서라운드와 우퍼가 쉼 없이 사용되며 한스 짐머 풍의 배경 스코어 역시 계속 들려온다. (이 영화의 음악은 <투모로우>에 이어 해롤드 클로저가 맡고 있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 사기는 어렵지만 음향의 임팩트는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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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 BC>의 서플먼트 분량은 그리 많은 편은 못된다. 블루레이 에디션에는 90분짜리 히스토리 채널의 다큐멘터리가 수록되었지만, 국내 출시 DVD 버전에는 이 다큐멘터리가 빠져 있다. 이 다큐멘터리를 제외하면 DVD와 블루레이에 수록된 서플먼트는 동일하다. A WILD AND WOOLY RIDE (13분 16초)는 영화 제작진들이 영화 제작 과정과 CG로 만들어낸 고대 생물들의 창조 과정을 들려주는 메이킹 피쳐릿, INSPIRING AN EPIC (12분 57초)는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영화의 세계관에 대해 알려준다. 그 외 본편 버전과는 다른 엔딩 장면이 수록된 ALTERNATE ENDING (3분 6초), 그 외 나레이션의 주인공이 영화 속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준다는 설정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ADDITIONAL SCENES (10분 38초)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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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블록버스터 영화의 천재 이제 그의 선사시대 판타지 액션이 펼쳐진다! 의 롤랜드 에머리히가 돌아왔다. 스케일이 큰 블록버스터 감독으로 내놓는 작품마다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그의 새로운 이야기는 바로 12,000년 전 옛날 옛적 야생의 시대였다. 벼랑 끝에서 커다란 검치호랑이에 맞서 창을 겨누고 있는 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