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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바보들의 성장 영화 <키사라즈 캐츠아이 극장판 합본 세트>

아마도 이 영화는 그런 좌충우돌이 청춘의 미덕이며 그럼에도 인간은 성장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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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사라즈 캐츠아이 극장판 DVD 리뷰

행복한 바보들 <키사라즈 캐츠아이 극장판 합본 박스세트>

키사라즈 캐츠아이 일본 시리즈(2003)

일본 북부 치바현의 소도시 키사라즈에 살고 있는 붓상(오카다 준이치)은 20대 초반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 하지만 자신의 남은 삶을 고민하기보다 고교 시절 야구부 동료인 밤비(사쿠라이 쇼), 마스타, 아니, 웃치 등과 어울려 평소와 같이 맥주를 마시고 저녁에는 괴도단을 결성해 좌충우돌하며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로부터 1년, 붓상은 여전히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키사라즈에는 1년 전 죽었던 오지가 돌아오고 록밴드 키시단이 돌아와 붓상들에게 록 페스티벌 개최를 부탁하며 붓상은 한국인 클럽의 아가씨 육회(윤손하)와 사랑에 빠진다. 스스로를 ‘바보’라고 여기는 붓상과 친구들은 자신들 주변에 일어난 일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키사라즈 캐츠아이 월드 시리즈(2006)

붓상이 죽은 지 3년, 가장 먼저 키사라즈를 떠날 것 같았던 밤비는 키사라즈의 공무원이 되어 있고 친구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어느 날 벌판에서 ‘그것을 만들면 그가 올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들은 밤비는 친구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 자신들이 붓상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 한 채 떠나 보냈다는 사실을 기억해 낸다. 한편 죽었던 붓상은 멀쩡히 키사라즈에 다시 돌아오고 대소동이 일어나는데….

키사라즈 캐츠아이 일본 시리즈(2003)

일본 대중문화의 정점에는 TV가 있다.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지닌 지상파 방송만 7개 채널이 경합을 벌이고 있을 뿐 아니라 각 지역별 로컬 방송과 위성 네트워크까지 지니고 있는 일본 방송끼리의 경쟁은 말 그대로 ‘복마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일본 대중 문화의 TV 편향 현상은 일본 영화계의 현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일본에서 제작되는 대부분의 영화들이 저예산으로 제작되어 단관 개봉 중심으로 유통되는 데 비해, <춤추는 대수사선>의 4개 극장판 버전이 모두 큰 성공을 거두었고 작년도 일본 영화 흥행 1위였던 영화가 TV 드라마 <히어로>의 극장판이었다는 점은 일본 내의 TV 네트워크의 막강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TV 드라마 극장판의 흥행 성공은 일본만큼 드라마의 인기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성공적인 사례가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더욱 독특한 제작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인기 드라마들에만 해당하는 것도 아니어서 이 글에서 소개할 <키사라즈 캐츠아이> 의 경우, 2003년 TV 방영 당시 그다지 시청률이 높지 않았음에도 두 편이나 되는 극장판이 만들어졌다.

키사라즈 캐츠아이 일본 시리즈(2003)

물론 시청률이 낮기는 했다지만 <키사라즈 캐츠아이> 가 인기가 없었던 드라마는 아니다.이 드라마는 방영 당시보다 방영 이후에 더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일본 내에서 드라마의 박스 세트 DVD가 13만 장이나 팔려 나가기도 했고 일본에서 ‘천재 각본가’로 통하는 쿠도 칸쿠로(<Go> <핑퐁>의 각본가이자 <한밤중의 야지 키타>의 감독 또한 배우이기도 한)의 독창적인 각본과 오카다 준이치와 사쿠라이 쇼 같은 인기 높은 아이돌 스타들의 만화 같은 캐릭터 연기, 그리고 경쾌한 사운드트랙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매니아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모을 수 있었다.

매니아층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판타지적 요소와 무정부주의적인 자유로움을 갖추고 있는 드라마 <키사라즈 캐츠아이>의 개성적인 특성은 이 두 편의 극장판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먼저 이 드라마가 공개되었던 2003년에 만들어진 극장판 <일본 시리즈>는 드라마의 줄거리를 뒤로 되돌리는 리와인드 방식을 사용하며 플롯의 빈 구석을 메우는 방식, 바보스럽기도 하지만 유쾌하고 낙관적인 주인공들, 극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들이 우연히 겹치면서 매듭이 풀리는 듯한 구성 등 드라마의 개성적인 요소들이 그대로 사용되는 가운데, 영화에 처음 등장하는 붓상의 연인 육회(윤손하), 마돈나 선생님(야쿠시마루 히로코)의 옛 연인, 사랑받던 캐릭터인 모코의 아버지 등 흥미로운 캐릭터들을 등장시킨다. 또 원작 드라마에 등장했던 카메오들, 일본 V 시네마(비디오 영화)의 야쿠자 아이콘 아이카와 쇼, 개성적인 의상과 퍼포먼스로 인기가 높은 키시단 등 주목받았던 캐릭터들이 극의 중요 요소로 등장하는 등 전체적으로 드라마의 팬들을 위한 일종의 확장판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물론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감상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필자 역시 영화 버전을 보고 나서 흥미가 생겨 원작 드라마를 봤다.)

키사라즈 캐츠아이 월드시리즈(2006)

반면 2006년에 만들어진 <월드 시리즈>는 여전히 제멋대로 튀어나오는 에피소드들의 활력은 여전하지만 붓상의 죽음(물론 이 영화에서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부활한다) 이후를 다루고 있는 만큼, 소년 같은 남자들의 ‘성장’과 ‘죽음‘이라는 꽤 무거운 주제를 비교적 진지하게 다루고 있는 편이다. 한없이 빛날 것 같은 젊은 날을 상징하는 붓상이 죽자 언제나 행복할 것 같은 키사라즈 캐츠아이들에게도 우정의 위기가 닥치게 된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밤비는 친구들을 불러모으고 심지어 죽은 붓상까지 소환시키며 과거를 회복하려 한다. 하지만 밤비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더 이상 자신이 행복했던 과거의 시간을 찾을 수 없으며 이제는 성장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이제서야 진정으로 일찍 떠나 버린 친구에게 ‘Bye Bye’라고 말할 수 있게 된 친구들. 드라마와 2003년 극장판까지 만들어진지 3년 만에 만들어진 <키사라즈 캐츠아이 월드 시리즈>는 이렇게 늘 소년의 시간에 머물 것 같았던 드라마 속의 캐릭터들에게 성장의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물론 한없이 낙천적인 원작 캐릭터들의 개성들은 잘 살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키사라즈 캐츠아이 월드시리즈(2006)

이 두 편의 영화는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의 야마다 요지로 대표되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상찬해 온 일본 서민극 코미디의 전통을 발랄한 청춘극과 결합시켰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 장르는 일본 내에서 늘 꾸준한 인기를 모아 왔는데, 야구나 맥주 같은 일본 서민들의 기호 그리고 무엇보다도 젊은 남자들의 무조건적인 우정을 푸근하게 담아낸다.

특히 9부작 드라마와 영화판 모두 일본 치바현 키사라즈(이 도시는 실제로 이 드라마의 인기를 얻어 관광객이 많이 증가했다고 한다)라는 소도시 자체가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데, 아무리 봐도 바닷가라는 것과 너구리를 상징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도시고 오히려 그런 평범함이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무료할 것만 같은 도시에서 5명의 청년들은 스스로를 ‘바보’라고 부르며 생각 없고 거침없이 살아가면서도 나름의 행복과 성장 그리고 죽음까지도 이해해 간다. 아마도 이 영화는 그런 좌충우돌이 청춘의 미덕이며 그럼에도 인간은 성장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아무리 가벼운 분위기의 영화라 해도 이 영화의 전제조건, 즉 주인공인 붓상이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은 의미심장하지 않은가?

일본 영화 특유의 과장된 농담(특히 <일본 시리즈> 말미에 등장하는 ‘쓰레기’ 괴수의 등장은 엽기적이다)과 붓상의 연인인 한국인 여주인공의 이름이 ‘육회’(윤손하)라는 것을 그냥 농담 정도로 넘길 수 있다면 매우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당연하게도 주역을 맡은 두 명의 아이돌 스타 출신 배우들, 즉 V6 출신의 오카다 준이치와 아라시 출신의 사쿠라이 쇼의 팬이라면 필수 구매 아이템.

키사라즈 캐츠아이 일본 시리즈(2003)

키사라즈 캐츠아이 월드 시리즈(2006)

<키사라즈 캐츠아이 극장판 합본 박스세트>의 2003년판은 1장, 2006년판은 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비교적 저예산으로 제작된 2003년판 <일본 시리즈>의 영상보다는 2006년판이 좀 더 영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영상 퀄리티 자체는 평범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인데, 특히 밤 장면이나 실내 장면의 지글거림이 눈에 들어오는 편이다. 반면 조금은 어두운 느낌의 다른 일본 영화들에 비해 색감은 좀 더 선명한 느낌이다.

음향은 두 편 모두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며 배경 음악의 표현이 비교적 풍성하게 표현되는 편이며 특히 대사 표현이 매우 깔끔하다.

<일본 시리즈>의 서플먼트, 메이킹 필름 속 장면들

<월드 시리즈>의 서플먼트 메뉴, 각본가 쿠도 칸쿠로 인터뷰

<월드 시리즈>의 서플먼트 속 사쿠라이 쇼(위 좌)와 오카다 준이치

서플먼트는 <일본 시리즈>는 약 12분 분량의 메이킹 필름(촬영 현장을 그대로 담고 있는 정도의 내용)과 예고편 정도를 담고 있는데 비해 두 번째 디스크에 별도의 서플먼트를 담고 있는 <월드 시리즈>는 약 69분 분량의 메이킹 필름, 약 66분 분량으로 된 각본가 쿠도 간쿠로 및 주연 배우들의 인터뷰 모음, 예고편 등을 담고 있어 이 시리즈물의 팬들의 기대에 호응하고 있다.

<키사라즈 캐츠아이 극장판 합본 세트>

감독 : 가네코 후미노리

주연 : 오카다 준이치, 사쿠라이 쇼, 쓰카모토 다카시 등

■ Spec
화면 Anamorphic Widescreen 1.78:1
음향 Dolby Digital 5.1

더빙 일본어

자막 한국어

상영시간 123분, 131분

지역코드 DualLayer / Region 3

제작년도 2003년, 2006년
                                      출시일자 2008-01-24


Special Features

<키사라즈 캐츠아이: 일본 시리즈>
- 메이킹 필름
- 극장 예고편 및 TV 스팟 모음

<키사라즈 캐츠아이: 월드 시리즈>
- 메이킹 필름
- 인터뷰 모음
- 극장 예고편 및 TV 스팟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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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사라즈 캐츠아이 극장판 합본 세트 (일본+월드 시리즈) 3 DISC SET

<가네코 후미노리>,<오카다 준이치>,<사쿠라이 쇼>4,560원(7%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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