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환상에서 벗어나라
저축을 하든 투자를 하든 대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이 수익률이다. 적금이나 예금을 하는 경우엔 “금리가 얼마야?”를 제일 먼저 묻고 적립식 펀드에 가입할 땐 “어디가 수익률이 제일 높지?”를 가장 궁금해 한다.
금리나 수익률을 따지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자들은 이자가 0.5%라도 더 높은 곳을 찾아 금융기관을 헤맨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돈을 모아나갈 때 다른 모든 것을 제쳐놓고 고금리, 고수익만 쫓아 다니는 것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저축을 하든 투자를 하든 대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이 수익률이다. 적금이나 예금을 하는 경우엔 “금리가 얼마야?”를 제일 먼저 묻고 적립식 펀드에 가입할 땐 “어디가 수익률이 제일 높지?”를 가장 궁금해 한다. 금리나 수익률을 따지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자들은 이자가 0.5%라도 더 높은 곳을 찾아 금융기관을 헤맨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돈을 모아나갈 때 다른 모든 것을 제쳐놓고 고금리, 고수익만 쫓아 다니는 것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사실 수익률은 숫자에 불과하다. 진짜 내 손에 어느 정도의 돈이 들어올 것인지가 중요하지 수익률이 몇 %냐 하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정기적금에 가입할 때 사람들은 0.5% 금리에도 벌벌 떤다. 사실 적금금리가 0.5% 차이가 난다면 어마어마하게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매월 100만원씩 1년간 정기적금에 넣었을 때 5%와 4.5%의 금리 차이는 실제로 어느 정도일까? 이자소득이 비과세된다고 할 때 연 금리 5%일 때 이자가 32만5,000원, 4.5%일 때 29만2,500원, 3만2,500원 차이다. 일반 과세돼서 이자소득세 15.4%가 빠지면 이자소득 차이는 2만7,495원으로 줄어든다. 2,000만 원까지 적용 받을 수 있는 세금우대로 가입했을 경우 이자소득세를 9.5%를 제하고 나면 이자가 연 5%일 때 29만4,125원, 연 4.5%일 때 26만4,713원이다. 1년에 2만9,412원 차이다. 대락 1년에 3만 원 남짓한 돈이 차이가 나는데 물론 적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 차이라면 1년간 담배 끊고 택시 덜 타고 외식 덜 해서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는 돈이다. 0.5% 금리에 벌벌 떨기보다는 차라리 담배를 끊고 택시를 덜 타고 외식을 덜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금융회사가 상품을 팔기 위해 내세우는 금리나 수익률에 너무 현혹되지 말고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라. 예를 들어, 금리가 연 10%짜리인 환상적인 정기적금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에 매월 100만 원씩 1년간 불입했다고 가정해보자. 원금이 1,200만 원이므로 이자도 120만 원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세금을 제하기 전 이자가 65만 원이다. 은행의 이자는 원금에만 붙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첫째 달에 불입한 돈 100만 원에 대해서는 연 12%가 붙어 12개월치의 이자가 다 붙지만 둘째 달에 불입한 100만 원에 대해서는 이후 11개월치의 이자만 붙는다. 이런 식으로 매월 불입하는 돈에 대해 1개월씩 이자가 줄어들어 마지막 달에 넣은 돈 100만 원에 대해서는 한 달 이자만 붙는다. 결국 연 10%짜리 정기적금의 원금 대비 수익률은 5.4%가량이 된다.
적립식 펀드도 마찬가지다. 어떤 펀드의 수익률이 몇 %라고 나오는 것은 돈을 한꺼번에 투자했을 때, 즉 거치식일 때 수익률이다. 매월 일정액씩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의 경우 인터넷이나 언론에 공개되는 수익률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경우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은 발표되는 수익률, 즉 거치식 수익률의 절반 정도다. 1년 수익률이 60%라고 발표됐을 경우 적립식으로 투자한 사람은 “내 펀드에는 수익이 원금 대비 약 30%가량 붙었겠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이 역시 정확한 것은 아니다. 매달 언제 돈을 넣었느냐에 따라서도 수익률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아울러 펀드의 경우 적립식이든, 거치식이든 운용보수와 판매보수가 2% 남짓 빠진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저축이나 투자를 할 때 이자나 수익률부터 따지는 것은 잘못된 재테크 습관이다. 이자나 수익률을 먼저 고려하면 중간에 실패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돈을 모을 때는 무엇부터 점검해야 할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돈을 모으는 목적이다. “이 돈을 왜 모으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집 살 돈인가? 자녀의 대학 등록금인가? 3년 후 우리 가족의 유럽 여행을 위한 돈인가? 아니면 우리 부부의 노후 생활자금인가?’ 이 질문부터 던져 봐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돈을 모으는 기간을 생각해야 한다. 기간을 생각하지 않으면 중도에 해약해서 금리에 손해를 입게 된다. 예를 들어 1년 후에 쓸 돈을 금리가 높다고 3년짜리 예금에 넣어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적립 기간이 정해지면 어떤 종류의 금융상품에 가입할지 정해진다. 노후자금처럼 10년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자금은 비과세 혜택이 있는 변액연금보험이나 변액유니버셜보험, 또는 7년 이상 부으면 비과세 혜택은 물론 소득공제 혜택까지 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를 고려할 수 있다. 금융상품을 선택할 땐 세제 혜택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금융상품을 정한 다음 마지막으로 봐야 하는 것이 금리나 수익률이다. 부자들이 0.5%라도 더 높은 이자를 찾아 다니느라 발품을 판다는 얘기는 돈을 모으는 목표와 기간과 금융상품의 종류와 세금이라는 변수까지 다 고려한 다음에 마지막 단계에서 금리를 비교할 때 그런다는 말이다.
저자 권성희의 재테크 상담
Q.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도 앞으론 펀드로 재테크를 구축하는 시스템이 완성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특히 퇴직연금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전에. 하지만 이번 대선 후유증으로 내년부터 다시 부동산 광풍이 휘몰아칠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부동산과 동산(주식)은 서로 반대 개념이기 때문에 이 파고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아니면 펀드를 포기하고 부동산쪽으로 다시 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정말 답답한 마음….(안다고 아는 것이 아니다 님)
A. 부동산과 주식이 꼭 반대 개념인 것은 아닙니다. 부동산과 주식 모두 경기가 좋을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보면 대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단지 무엇이 더 수익률이 좋으냐의 문제는 있습니다.
지금 고민하시는 부분은 이제 정부가 바뀌니 부동산이 오를 것으로 보이니 펀드를 버리고 부동산으로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인데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투자에 있어서 2가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전문성입니다. 어떤 투자든 돈을 버는 사람은 그 투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부동산 갑부 도널드 트럼프는 부동산을 통해 돈을 벌었죠. 부동산을 싸게 사서 비싸게 만들어 큰 부를 일군 사람입니다. 반면, 우리나라에도 방문했던 워렌 버핏은 부동산 투자는 전혀 하지 않습니다. 몇 십 년째 낡은 집에서 살고 있죠. 워렌 버핏은 그러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에 버금가는 큰 부를 일궜습니다. 오로지 주식을 통해서요. 거부들을 보면 대개는 다 한 분야에 통달한 사람입니다. 부동산에서도 돈 벌고, 주식에서도 돈 벌고 그런 사람은 드문 것 같습니다. 왜일까요? 그만큼 투자란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둘째,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동산도, 주식도 그리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말입니다. 그런 사람에겐 분산 투자가 최선입니다. 재산을 적당히 부동산과 주식과 예금으로 나눠 관리하고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설혹 어떤 부분에서 약간 손해가 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상쇄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엔 큰 돈이 필요합니다. 집을 제외한 투자 대상으로써 부동산을 생각한다면 최소한 수천만원은 필요합니다. 내가 사는 집을 부동산 투자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유망한 지역을 찾아 다니며 자주 옮겨 다녀야겠지요.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평범한 사람들은 내 집을 제외하곤, 부동산과 주식에 분산 투자할 만큼의 돈이 없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전 돈을 모으는 단계에선 부동산보단 주식, 또 직접 투자보단 간접 투자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펀드를 포기하고 부동산으로 갈지 고민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그런 고민하시는 분들이 한두 분일까요? 내년엔 펀드가 더 낫다, 부동산이 더 낫다, 이 질문은 누구도 확신있는 대답을 드릴 수 있는 질문이 아닙니다. 다만 유행에 따라 투자 대상을 갈아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부동산 투자를 하시려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아 가격이 떨어졌을 때 부동산을 샀다가 가격이 오르는 것을 기다려 파는 것이 이익이지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는 지금 다른 사람들을 쫓아가는 것은 그리 현명해 보이진 않습니다.
유행에 따라 왔다 갔다 하지 마시고 투자원칙을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투자하려는 돈이 어떤 돈인가요? 거기에 따라 환금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에 돈을 넣을 것이냐, 환금성이 좋은 펀드에 돈을 넣을 것이냐도 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남들이 몰리는 곳에선 떡고물 주워먹기 어렵다는 것이고요, 오히려 남들이 외면하는 곳에 남들이 모르는 투자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남들만 따라해선 남들만큼밖에 못하겠죠. 주식 좋다, 펀드 좋다 해서 남들 따라 지난해 중반 이후 뒤늦게 뛰어들었던 분들 중엔 손해보신 분도 많습니다. 지난해 중반 이후에 펀드 투자를 시작했더라도 나는 이 펀드에 이런 이유로 투자한다, 최소 몇 년간은 투자하겠다, 기대 수익률은 어느 정도다, 이런 합리적인 계획과 목표를 세웠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텐데 오히려 ‘오른대, 수익률 좋대.’ 이 말만 믿고 부나방처럼 몰려 들었다면, 최근의 부진한 수익률, 또는 손해가 견디기 어려울 것입니다. 단지 수익률만이 아니라 왜 어디에 투자하려 하는지 그것부터 생각하시고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Q. 펀드는 장기적으로 투자개념으로 해야 하는데 펀드 수수료가 수익율보다 더 높을땐 해지를 해야 하는지. 불입한 횟수가 많은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아 타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하늘빛 님)
A. 펀드 수수료가 수익률보다 더 높은 것은 물론 손해가 났을 때도 펀드 수수료는 내야 하지요. 근본적인 문제는 펀드에 손해가 났느냐, 이익이 났느냐가 아닙니다. 어떤 이유 때문에 그 펀드에 투자했나요? 처음에 그 펀드에 투자했던 이유에 심각한 변화가 있었습니까? 예를 들어, 중국 경제가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중국펀드에 투자했는데 중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습니까? 그래서 2~3년 버텨도 중국 경제가 좋아질 것 같지 않고, 중국펀드 수익률도 별로일 것 같습니까?
제 예를 들게요. 전 작년 초에 일본펀드에 들었습니다. 제가 위험을 싫어해서 이머징마켓보다는 선진국을 좋아합니다. 일본펀드를 든 이유는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였다가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서였습니다. 그런데 일본 경제가 살아나도 개인 소비는 늘지 않고 내수도 회복되지 않더군요. 일본은 고질적으로 소비 침체 양상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전 일본펀드를 계속 갖고 갈 것이냐, 약간 손해를 보고 환매할 것이냐 고민했습니다. 결국 전 환매를 결정했습니다.
또 다른 예입니다. 전 지난 해 중반에 아시아-퍼시픽 소비주펀드를 들었습니다. 아시아 경제는 장기적으로 좋죠. 아시아 경제가 발전하면 사람들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고 그럼 당연히 소비 관련주, 식품회사나 유통회사나 의류회사 같은 주식이 올라갈 것으로 봤습니다. 그래서 이 펀드에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수익률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정말 한 자리수 수익률로 미미합니다. 하지만 전 그 펀드는 환매하지 않았습니다. 전 장기적으로 아시아 경제의 성장성을 믿고 그럼 자연히 소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그때 소비주가 각광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2~3년 후를 보자고 판단했습니다.
사람들은 수익률이 나쁘면 펀드를 환매하려 합니다. 그건 수익률만 보고 펀드에 가입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선 성공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수익률이 좋았을 때 펀드에 가입했다 수익률이 나빠지면 펀드를 환매하게 되거든요. 이것은 주식을 인기가 좋을 때 비싸게 사서 인기가 떨어졌을 때 싸게 파는 것과 똑같습니다. 오히려 수익률이 좋을 때 환매하고 수익률이 나쁠 때(그 펀드의 전망성이 좋다면) 가입하는 것이 돈 버는 길입니다. 따라서 먼저 그 펀드에 가입한 이유를 생각해 보시고, 그 펀드의 특성상 장기 전망이 어떨 것인지 고민해보세요.
수익률 때문에 환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가 가입한 펀드와 비슷한 펀드(중국펀드라면 다른 중국펀드, 배당펀드라면 다른 배당펀드)와 비교해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저조하다면, 예를 들어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저조하다면 환매해야죠. 그런데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오래 보유했다 주가가 제 값을 받을 때 파는 가치주 펀드에 투자한 사람이 고성장 주식에 투자하는 성장형 펀드와 비교해 수익률이 나쁘다며 환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도 잘못입니다. 가치주 펀드는 안정성을 우선시합니다. 시장이 좋을 때 수익률이 오히려 저조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시장이 나쁠 때 조금 더 안정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가입한 펀드의 특징을 감안해야 합니다.
불입한 횟수는 펀드 환매에서 특별히 고려할 요소는 아닙니다. 많이 불입했다고 꼭 유지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결국은 내가 가입한 펀드의 성격, 그 펀드의 장기 수익성에 대한 믿음, 다른 비슷한 펀드와 비교했을 때의 수익률 등이 펀드를 유지할 것이냐, 환매할 것이냐의 조건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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