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둘러보면 자녀 교육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엄마들이 적지 않다.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남편과 아이들 몰래 파출부나 청소부로 일하면서 사교육비를 대는 엄마들도 있다. 얼마 전 화제를 모았던 <강남엄마 따라잡기>란 TV 드라마를 보면 자식 학원비를 벌기 위해 노래방 도우미로까지 일하는 엄마가 나온다. 이 엄마들은 ‘자식 잘되라고 뒷바라지하는데 이까짓 고생쯤이야.’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편안함과 자존심까지 내팽개친 갸륵한 엄마들이다. 하지만 이 엄마들을 포함해 많은 엄마들이 자식들 잘되라고 지금 고생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훗날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준비를 하고 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도대체 무슨 말이야?”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엄마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노후대비를 충분히 하고 있지 않다면 이미 자식에게 짐이 될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 시대, 핵가족화 시대의 어쩔 수 없는 비극이다.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은 우리 시대 아이콘처럼 이제 누구나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노후를 대비하는 방법이다. 지금 쓸 돈도 부족한데 무슨 돈이 남아 노후까지 대비하나, 이렇게 생각하는 엄마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한 달에 다만 10만원씩이라도 노후를 위한 대비를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재산이 없는 사람이 그나마 믿을 수 있는 것은 시간밖에 없다. 그저 적은 돈이라도 그저 꾸준히, 오래 적립해서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의 효과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퇴직 후 생활을 위해 5억 원을 모아야 한다느니, 8억 원은 있어야 안락한 노후를 즐긴다느니 하는 금융회사의 주장에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 5억 원이니, 10억 원이니 생각하면 언제 모을까 포기하고 싶은 마음만 들 뿐이다. 또 설사 10억 원 모았다고 노후가 안전하게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예상보다 더 오래 살았을 때의 위험은 언제나 존재한다.
차라리 금액을 생각하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금액을 모아 나갔다가 퇴직 후에 그 돈을 조금씩 꺼내 쓸 생각하지 말고 그 돈을 어떻게 굴려 원금을 쓰지 않고 원금에서 창출되는 수익으로 생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편이 훨씬 더 현실적일 수 있다. 얼마를 모으겠다는 결심보다 지금부터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오래 모아나가겠다는 결심이 훨씬 더 중요하다. 지금부터 다만 10만 원씩이라도 나와 남편의 노후를 위해 저축을 시작하다. “이렇게 모아 언제 10억 만들어?”라고 생각하지 마라. 금액도 생각하지 말고 언제까지 저축한다는 기간도 생각하지 마라. “지금 당장 시작한다.” “매월 10만 원 이상씩 노후자금으로 모은다.” “이 돈은 노후생활을 위해서 외엔 절대 쓰지 않는다.”라는 결심만 있으면 된다.
다만 노후를 위한 돈을 은행에 적립하지는 말라고 권하고 싶다. 노후대비용 자금은 통상 10년 이상 모아야 한다. 은행의 적금금리는 높아봤자 5%다. 물가상승률 빼면 남는 게 없다.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아무리 복리 효과라 해도 자산가치가 크게 늘어날 수가 없다. 유일한 해결책은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더라도 투자를 하는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큰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현실적인 노후대책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큰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주식형 펀드에 매월 일정액씩 투자해가는 것이 노후대비를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고 본다.
주식의 수익률은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20%, 30%, 때론 50%까지 높을 수도 있지만 때론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며 손실이 날수도 있다. 그러나 10년 이상 오래 투자하면 해마다 들쭉날쭉한 수익률이 연평균 기준으로는 평평해지면 수렴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장기 투자할 경우엔 연평균 10%가량의 수익률 정도는 기대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의 인디펜던스펀드와 디스커버리펀드는 2001년부터 6년간 누적수익률이 600%가 넘어섰다. 6년 전에 1000만 원을 넣어뒀으면 지금 7000만 원이 되어 있단 뜻이다. 게다가 주식의 경우 배당금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되고 주가가 올라 생긴 차익에 대해선 완전 비과세란 큰 매력이 있다.
매월 일정액씩 주식에 투자하면 주가가 오를 때는 같은 돈으로 더 적은 수의 주식을, 주가가 떨어질 때는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수의 주식을 살 수 있게 된다. 이런 식으로 주식 하나를 사는 데 들어간 평균 비용이 주가가 비쌀 때 한꺼번에 주식을 샀을 때보다 낮아지게 되고 주?가 떨어질 때 손해의 위험도 낮아지게 된다. 물론 주가가 쌀 때 한꺼번에 주식을 샀을 때보다는 주식을 사는 데 들어간 평균 비용이 높아져 수익률이 낮아지지만 사람이란 주가가 언제 떨어지고 언제 올라갈지, 언제가 가장 싼지 예측할 수 없으므로 매월 조금씩 투자해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투자와 함께 제2의 직업을 준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너무 오래 살지도 모를 위험’ 때문에 퇴직 후 20~30년간 먹고살 연금자산을 마련하느라 젊음을 보내는 것은 어쩌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노후생활을 위한 자산은 필요하다. 그러나 20~30년간 먹고살 만큼의 돈, 5억이니 10억이니 하는 돈을 반드시 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 50대 중반에 퇴직한 후 노후를 대비해 모아놓은 자산에 생계를 전적으로 의존하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자신의 소득 수준에서 가능한 만큼의 돈을 노후를 위해 저축해나가되 이 돈은 노후생활을 도와주는 돈이라고 생각하고 제2의 직업을 준비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다. 50세 넘어 일하는 경우 대개는 젊었을 때보다 소득이 줄어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노후자산은 노년의 소득을 보충해주고 근력이 떨어져 더 이상 일하기 어려워졌을 때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저자 권성희의 재테크 상담* 알림: 5회 독자 질문이 하나뿐이어서 4회 질문 중 하나를 더 뽑았습니다.
독자에게 더 많은 재테크 정보를 알려드리고자 함이니 양해 바랍니다.
Q. 저는 이게 참 궁금했습니다. 교재 같은 걸 배제하고요, 아이에게 교육을 하는 데 있어서 과연 타인이라 할 수 있는 사람과 엄마인 나를 뒀을 때 어떤 쪽이 훨씬 효과적인 교육이 되겠는가 이거 말이에요. 자녀를 뒷바라지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타인보다는 엄마가 가르치면 아이에게 훨씬 효과적인 교육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제대로 된 교육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훨씬 비효과적이다 이런 생각도 든단 말이죠. 그리고 또 한 가지 질문은, 본문에 쓰여 있듯 내 집 마련과 노후대비 자금을 제외하고 남은 돈 중에서 최대한으로 따져봤을 때 몇 퍼센트까지 자녀의 교육비에 들어가는 게 좋은가 알고 싶어요. 음… 그러니까 그 퍼센트를 넘어서면 오버다, 과하다 이런 걸 알고 싶어서요. 사실 그렇잖아요. 남은 돈 중에서 최소한도로만 남겨두고 나머지를 다 자녀의 교육비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 어떤 부모라도 그 마음 같을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과하지 않도록 선을 알고 싶답니다. (열혈다마 님)A. 첫째 질문은 아이를 엄마, 아빠가 직접 가르치는 것이 나으냐, 아니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나으냐, 이 문제죠? 저는 가능한 오래 엄마나 아빠가 직접 가르치는 것이 낫다는 쪽입니다. 어렸을 때일수록 엄마, 아빠가 직접 가르치는 것이 좋은 것은 아시죠? 어린 아이일수록 필요한 것은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라 정서적인 안정감, 사랑받고 관심받고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영어도 그래요. 많은 사람들이 영어는 발음 때문에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발음은 테이프를 듣고 비디오를 보고 하면서 교정할 수 있고요, 더 중요한 것은 영어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하는 것인데 그건 엄마가 전문 교사보다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놀아주듯이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죠.
어렸을 때부터 영어는 물론이고 한글 교육까지 학습지를 통해 방문교사에게 맡기는 엄마들도 계신데 그러지 말고 차라리 동화책을 많이 읽어주면서 자연스레 엄마가 아이에게 글자를 익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전 일곱 살 난 아들이 하나 있는데 제가 맞벌이를 해서 많이 놀아주질 못해요. 그런데 애가 원하는 것은 꼭 놀아주는 것보다 엄마가 나를 봐준다, 내 공부를 신경 써준다, 이런 느낌이더라고요. 아이가 어느 날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누구 엄마는 만날 일찍 들어와서 유치원에서 배운 것도 가르쳐 주고 하는데 엄마는 왜 안 그래?” 그래서 제가 “내년에 학교 들어가면 실컷 공부할 텐데 뭐 하러 지금부터 하려고 하니? 지금은 그냥 열심히 뛰어 놀아.”라고 대답해주고 말긴 했는데요, 놀아주든 공부를 가르쳐주든 어린아이에겐 엄마, 아빠가 같이 있어주는 것이 최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흥미 있게 읽었던 기사가 있는데요, 어떤 세무사 아빠의 이야기였습니다. 김종근 씨라는 분의 얘기였는데 거의 매일 저녁 7시에는 집에 도착해 부인과 두 아들이 모두 함께 저녁을 먹으며 학교와 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고 공부를 봐줬다고 하네요. 영어도 직접 공부해 가르쳤다고 합니다. 다만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는 영어회화를 익히게 하려고 학원에 다니게 했을 뿐 나머지는 직접 가르쳤다네요. 이렇게 해서 두 아들을 연세대에 보냈다고 합니다.
제가 “전 우리 아들, 절대로 사교육시키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하면 주위 분들이 “애가 학교 가서도 그 말을 지킬 수 있나 어디 두고 보자.”라고 합니다. 물론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는 직접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직접 공부할 수 있도록,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누굴까요? 학원 선생님이나 과외 선생님일까요? 아니죠. 엄마, 아빠가 일차적으로 동기부여해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엄마, 아빠가 나의 공부에 관심이 있구나, 관심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하는구나, 라는 느낌이 들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학년이 높아질수록 학력 수준도 높아져서 직접 가르치기에 어려운 부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수학이 그렇죠. 이런 경우 아이가 원한다면 보충적인 차원에서 학원이나 과외 선생님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원 보내는 문제나 과외를 하는 문제도 항상 아이와 의논해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아들이 일곱 살인데 유치원에 가는 것 외에 집 바로 앞에 있는 청소년수련관에서 몇 가지를 배우게 하고 있습니다. 외아들인데다가 엄마, 아빠가 늦어 할머니가 봐주시기 때문에 아이가 청소년수련관에 가서 아이들과 어울리길 원하더라고요. 다행히 이곳은 일주일에 한 번씩 가는 미술이 한 달에 2만5000원, 종이접기도 한 달에 2만5000원, 이런 수준이라 4개 정도를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종이접기를 가르치고 그림을 같이 그려주고 하고 싶은데 시간 내기가 어려운 데다 아이가 친구들이 다니는 학원에 가기를 원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다들 학원에 다녀서 아이가 친구들을 만나려고 학원에 가기를 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비싼 학원을 고집하지 않고 구청이나 청소년수련관, 구립도서관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싸면서 훌륭한 예체능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비싼 교육이 꼭 최고의 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두 번째로 질문하신 것은 월 소득 중에서 아이 교육비로는 어느 정도 쓰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내 집 마련과 노후 대비를 하고 남은 돈 가운데서도 일부는 비상자금과 투자를 위한 종자돈을 위해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비상자금은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대비 차원에서 세 달치 정도 생활비를 모아두는 것이고요, 투자를 위한 종자돈은 우리 가정이 좀 더 부유하고 여유롭게 살기 위해 그야말로 투자하는 돈입니다. 종자돈을 모아 꾸준히 투자해서 돈을 많이 불릴 수 있다면 훗날 더 풍요로운 노후는 물론 자녀에 대한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이 가능하게 되겠죠.
저는 통상 월 소득의 40%를 저축하고 이 40% 중에서 50%는 집에, 15%는 노후대비에, 15%는 자녀 교육비에, 20%는 비상금과 부자가 되기 위한 종자돈에 배분해 적립하라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녀 교육비란 대학 등록금을 말해요. 그런데 질문하신 것을 보면 지금 당장 쓸 자녀 교육비를 의미하시는 것 같습니다. 만약 정말 재정적으로 부유하다면 이런 비율에 상관없이 미래를 위한 자녀 교육비 적립뿐만 아니라 현재 사교육비도 많이 쓸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재원이 많다 해도 비싼 교육이 최선인가는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 최고의 비싼 교육을 받은 사람 중에서 도덕적 불감증으로 화이트컬러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도 적지 않답니다. 돈 많이 드는 교육보다 인성과 윤리의식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이 더 중요할 것 같고요, 또 부모가 자녀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기 때문에 자녀에게 반드시 선택과 포기를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네가 공부만 잘한다면 뭐든지 다 해줄게.”가 아니라 한정된 재원과 기회와 시간 속에서 무엇인가를 선택하면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저는 아이가 “엄마, 아빠는 당연히 나에게 이렇게 해줘야 돼.”라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불행한 인생이란 어떤 인생일까요? 너무나 풍요롭게, 아무런 부족함 없이 자랐다가 나이 들어 가난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너무 곱게 자라 세상 물정 모르기 때문에 어려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말 비참해지게 됩니다.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값비싼 교육보다 변화된 세상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교육, 잡초와 같은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이 더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Q. 많은 펀드를 이것저것 들어서 소액이지만 많은 종류의 것을 가지고 있는 경우와 (인덱스, 국내주식, 배당주, 가치주 등등) 몇 가지 펀드에 조금 많은 금액을 넣는 경우 어떤 것이 더 돈을 모으기가 좋을까요? 저는 전자인데 돈을 모으는 느낌이 나질 않더라고요 그리? 한 회사 상품을 많이 드는 것과 여러 회사 상품을 분산해 드는 건 어떤가요? 한곳에 집중해서 드는 것이 관리나 주거래고객 등 혜택 때문에 나을까요 아니면 분산해서 각 대표상품에 투자하는 게 유리할까요? (ribi 님)A. 여러 펀드에 돈을 넣으면 정말 돈 모으는 느낌이 나지 않죠. 저도 그런 경우랍니다. 하지만 지금 잘하고 계신 거예요. 여러 펀드에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이 위험을 분산시키는 방법입니다. 저는 금융기관은 한곳으로 통일하고 상품은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금융기관을 한곳으로 집중하란 이유는 거래 금융기관이 많아지면 관리가 복잡해지기 때문입니다. 주거래고객은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닐 것 같아요. 주거래고객이 되려면 정말 어려운 데다 (은행의 경우 예금잔액도 많고 대출도 많고 카드도 많이 써야 합니다. 최우량고객이 되기 위해 대출도 많고 카드 지출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은 어리석지 않을까요?) 사실 혜택이라고 해봤자 수수료 면제해주고 하는 것인데, 요즘은 금융기관 간 경쟁이 치열해져서 웬만하면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거래 금융기관이 너무 많아지면 관리하는 입장에서 머리가 복잡하니까 한곳으로 집중하라는 것인데요, 은행 2개, 증권사 1~2개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 정도면 웬만한 자산운용사의 웬만한 대표펀드는 다 가입할 수 있습니다.
금융상품은 쪼개는 것이 좋습니다. 돈이 빨리 안 불어나는 느낌이 들더라도 돈이 없을수록 금융상품은 여러 개로 쪼개야 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펀드가 가장 좋은 펀드인지 알 수 없잖아요? 정말 운 좋게도 워렌 버핏 같은 사람이 운용하는 펀드에 돈을 넣었다면 ‘올인’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우리나라의 수천 개 펀드 중에서 워렌 버핏이 운용하는 것 같은 좋은 펀드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니 좋은 자산운용사의 대표적인 펀드에 분산해 돈을 넣되 국내펀드(배당주펀드, 인덱스펀드, 일반 주식형펀드, 가치주펀드)에 50~70%, 해외펀드에 30~50% 정도 넣는 것이 적당하다고 봅니다. 해외펀드의 경우 한 나라에 집중 투자하는 경우 차이나펀드처럼 좋을 때는 엄청 좋지만 그 나라 상황이 나빠질 경우 엄청나게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위험을 싫어한다면 피하는 것이 좋고요, 어떤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가 위험관리 차원에서 더 좋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아시아-태평양 펀드, 동유럽 펀드, 브릭스 펀드, 이런 식으로요. 좋은 펀드를 잘 고르기 어려울 땐 국내펀드든 해외펀드든 인덱스펀드를 선택하시고요.
금융기관이 많지 않다면 펀드는 몇 개를 들든 관리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A은행에서 펀드 3개, B은행에서 펀드 2개, C증권사에서 펀드 3개를 가입했을 경우 A은행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 가입한 펀드와 현재 평가액이 쭉 나오고 B은행, C증권사도 마찬가지거든요. 3개 금융회사의 인터넷뱅킹만 잘 관리하면 언제든지 인터넷을 통해 펀드의 현재 상태를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펀드는 몇 개를 들든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지금 유행하는 펀드, 새로 나왔는데 유망해 보인다는 펀드라고 해서 ‘쇼핑’하듯 가입하진 마시고, 믿을 수 있는 펀드인지 우선 생각해보세요. 또 하나는 분산 차원에서 접근하세요. 친디아 펀드가 있는데, 브릭스 펀드가 뜬다고 또 브릭스 펀드에 가입하진 말라는 얘기입니다. 친디아가 중국, 인도에 투자하고 브릭스는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에 투자합니다. 결국 겹치거든요. 이런 경우 브릭스 펀드 하나에 투자하면 되는 거거든요.
분산하라는 더 중요한 이유는 돈을 모으는 목적 때문입니다. A펀드와 B펀드는 노후대비용, C펀드는 첫째 아이 대학 등록금, D펀드는 우리 가족 해외여행 경비 마련용, E펀드는 집 넓히기 위한 자금 마련용, F펀드는 우리 가족 부자 되기 위한 순수 투자용, 이런 식으로 목적별로 자금을 분산해 모아가세요. 전체 자산이 얼마 늘어났다는 것보다 각 목적별로 필요한 돈이 차근차근 적립되고 불어가고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 운영자가 알립니다<엄마의 경제력>은 ‘행복한발견’과의 제휴하여 매주 월요일 3개월간(총 12편) 연재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