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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가족 판타지 <샬롯의 거미줄>
필자는 E.B. 화이트의 <샬롯의 거미줄>를 TV에서 먼저 접했다. DVD 음성 해설에서 감독인 게리 위닉의 말처럼 <샬롯의 거미줄>은 1973년에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만들어졌고 어렸던 필자는 TV에서 우연히 그 애니메이션을 보았던 것.
따뜻한 가족 판타지 <샬롯의 거미줄>
필자는 E.B. 화이트의 <샬롯의 거미줄>를 TV에서 먼저 접했다. DVD 음성 해설에서 감독인 게리 위닉의 말처럼 <샬롯의 거미줄>은 1973년에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만들어졌고 어렸던 필자는 TV에서 우연히 그 애니메이션을 보았던 것. 원작의 삽화에 비교적 충실했던 당시의 애니메이션은 꽤 아름다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1. 원작 소설에 큰 공을 세운 가스 윌리엄즈의 삽화를 모방한 애니에이션이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한다. #2. 다코타 패닝은 다른 그의 영화처럼 천사 같은 얼굴을 선보인다. 다만 펀(다코타 패닝)은 죽을 위기에 처한 윌버를 구원하는 모성을 지닌 소녀긴 하다. #3. 돼지 윌버에게 죽음은 가시권 내에 있다. 농장의 한구석을 차지한 훈제실은 윌버의 죽음을 상기시킨다. <샬롯의 거미줄>: 원작에 충실하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샬롯의 거미줄> 실사영화판은 그다지 쉽게 만들 수 없는 소재를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화의 2/3 가량이 동물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이 영화는 CG 기술의 발전이 없었다면 애초에 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2006년에야 만들어진 실사영화판 <샬롯의 거미줄>의 주인공격인 아기 돼지 윌버를 연기하는 데 동원된 돼지만 해도 47마리며 거미 캐릭터인 샬롯과 쥐 캐릭터인 템플턴은 두 개의 CG 회사에서 별도로 100% 디지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완성하였다고 한다. 즉, <샬롯의 거미줄>은 그간 할리우드에서 만든 동물 영화의 테크닉을 모두 활용하여 만든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샬롯의 거미줄>은 특수 효과를 과시하는 영화와 특수 효과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영화 중 후자에 해당한다. 즉, <샬롯의 거미줄>의 관심은 원작이 지닌 정서를 어떻게 따뜻하게 담아내는가에 주력한다. E.B. 화이트의 원작은 희생, 우정, 사랑, 성장 등의 보편적인 가치를 과잉되지 않게 묘사하며 영화 역시 그런 소설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샬롯의 거미줄>에는 최근 할리우드에서 만드는 애니메이션이나 아동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액션 시퀀스가 없다. 이 영화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미국 북동부 전원 마을처럼 천천히 진행된다. 영화의 첫 10분 정도를 이끌고 나가는 것은 펀(다코타 패닝)이지만, 이후 영화는 동물의 관점, 특히 아기 돼지 윌버(도미닉 스콧 케이 목소리 연기)와 어머니격의 거미 샬롯(줄리아 로버츠 목소리 연기)의 이야기에 집중된다. #4. 아기 돼지 윌버는 농장에서 친구를 찾지만 농장의 냉소적인 동물들은 순수한 윌버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단지 추하다고 놀림받는 거미 샬롯(줄리아 로버츠 목소리 연기)만이 따뜻한 음성으로 윌버를 친구로 받아들인다. #5. 윌버는 점차 자신의 죽음을 생각한다. 윌버의 친구가 된 샬롯은 윌버를 살릴 것이라고 말하고 '기적'을 뢸들어 낸다.
#6. 샬롯의 거미줄은 큰 화제거리가 되고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끈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그다지 오래가지 않는다. 화려한 목소리 연기 캐스팅 90여 분짜리 장편영화로는 다소 심심해 보이는 스토리라인을 지닌 <샬롯의 거미줄>의 동물 목소리를 연기하는 배우 진용은 그래서 그런지 더없이 화려하다. 당시에 막 쌍둥이를 낳은 줄리아 로버츠가 모성이 가득한 샬롯을 연기하며, 스티브 부세미가 뉴욕 슬럼가의 느낌을 가득 담은 퉁명스러운 쥐를 , 오프라 윈프리와 세드릭 엔터테이너가 정겨운 흑인 부부의 느낌을 살리고자 거위 부부를, 케시 베이츠와 리바 맥킨타이어가 남부 혈통의 노처녀 느낌을 살려 소 자매를 연기했고 겁 많은 말 아이크의 목소리를 위해 로버트 레드포드(할리우드 꽃미남 계보의 최고 형님!), 영국식 액센트를 살린 코믹한 양 사무엘에 존 클리치, 영화의 감초격인 까마귀에 토마스 헤이든 처치(<사이드 웨이>와 <스파이더맨 3>의 샌드맨)와 앙드레 벤자민(흑인 랩퍼 앙드레3000)이 기용되었다. 그리고 내레이션을 퓰리쳐상 수상 극작가 겸 배우인 샘 셰퍼드가 맡아 일종의 미국 사회의 축소판 같은 느낌의 농장 동물을 연기한다. <샬롯의 거미줄>은 일종의 성장 영화다. 다만 사람 대신 아기 돼지가 주인공이며 희생하는 부모의 모습을 거미가 대신할 뿐이다. 펀에게 구원받은 윌버는 친구를 얻고 싶어하다가 우연히 거미인 샬롯을 만난다. 크리스마스 이전에 햄이나 소시지가 될 운명에 처한 윌버는 샬롯에게 구원받고 다시 샬롯의 아이들을 구원한다. <샬롯의 거미줄>은 보편적인 사랑의 가치를 찬미한다. 사랑은 희생을 낳고 그 희생은 짧은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로 그려진다. 이 영화에서 이별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윌버를 처음 구해준 펀은 성장과 함께 떠나고 윌버의 곁을 지켜주지 않는다. 대신 윌버는 그의 순선함, 샬롯과 농장 동물들의 도움으로 생을 이어갈 수 있다. #7. 펀의 어머니가 만나는 마을의 의사(뷰 브리지스)의 대사는 영화의 핵심을 암시한다. 사소한 어떤 것도, 인식하지 못해서 그렇지 '기적'인 법이다. #8. 까마귀 브룩스(토마스 헤이든 처치)와 얼윈(앙드레 벤자민)은 원작 소설보다 비중이 커졌다. 일종의 감초로서 영화에 유머를 주는 역할을 한다. 재미있는 점은 영화에서 단짝을 연기한 토마스 헤이든 처치와 앙드레 벤자민은 실제로 만난 적은 없다고….
#9. 샬롯이 윌버를 설명하는 마지막 단어는 '겸손합니다(humble)'다. 이로써 평범한 윌버와 샬롯의 우정은 특별한 '기적'을 완성한다. 삶 자체가 하나의 '기적'’ 이 영화에는 특별히 악한 인물이나 동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윌버를 죽은 목숨으로 만들려는 농장주 주커먼 부부나 처음의 사랑을 지키지 않는 펀이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윌버에게도, 다른 동물들에게도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윌버는 샬롯을 통해 '사랑하는 누군가와 언젠가는 헤어질 것'이라는 걸 알아간다. 그래서 그런지 <샬롯의 거미줄>은 최근의 경향대로 동물을 묘사할 때 완벽한 인격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비록 그들은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말하지만 가축으로서의 자세를 그대로 지니고 있다. 그런 점에서 <샬롯의 거미줄>은 일종의 기독교적 가치를 전한다. 샬롯은 '사랑'과 '우정'으로 윌버에게 '기적의 선물'을 준다. 'Some Pig(멋진 돼지)' 'Terrific(끝내줘요)' 'Radant(눈부신)' 'Humble(겸손한)' 등 샬롯이 직조해내는 단어는 모두 하나같이 평범한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예찬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건 삶 자체가 하나의 '기적'이라는 이 영화의 메시지를 담아낸다. ★★★ #10. 윌버의 곁을 지키던 펀은 자신의 성장과 함께 윌버를 떠난다. '사랑해'라는 인삿말은 사실상 이별을 의미한다. #11. 샬롯의 자신의 생을 모두 걸고 윌버를 구해낸다. 짧은 인연이었지만 샬롯과 윌버의 우정은 특별한 것으로 기억된다. #12. 농장의 동물들은 윌버와 샬롯을 통해 다른 존재가 된다. 냉소적이었던 이들은 한층 더 삶을 예찬하며 살아간다. #13. 과연 윌버는 크리스마스의 눈을 볼 수 있을까? 부드럽고 편안한 영상
가족을 대상으로 한 영화답게 전체적인 색감은 온화하고 맑은 느낌이다. 작년에 개봉한 작품치고는 칼 같은 선명함이 두드러져 보이지는 않으나 부드럽고 편안한 색채의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호주 하늘의 파란 색채감과 아름다운 초원의 묘사가 훌륭하다. 전원 마을을 배경으로 한 은은한 가족영화답게 캐릭터의 윤곽선 표현은 날카롭기보다는부드러운 느낌이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서는 배경의 디지털 노이즈가 간혹 눈에 띄지만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되는 헛간 등 실내 공간의 검은색 표현은 훌륭한 편이다. 영화의 상당 부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성한 영화지만 그다지 튀어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 ★★★☆
대니 앨프먼의 스코어가 잘 살아있는 음향
가족 영화인만큼 실사영화임에도 한국어 더빙이 지원된다는 점이 큰 강점. 개성이 강한 중견 배우들이 캐스팅된 영어 사운드트랙의 표현력이 아무래도 자연스럽지만 어린이와 함께 감상할 때는 당연히 한국어 더빙 트랙이 효과적이다. 영어와 한국어 음성 트랙 모두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데, 특히 영화의 음악을 맡은 대니 앨프먼 특유의 영화 음악이 잘 살아있다. 대사는 말끔하게 표현되며 음향 효과 역시 크게 두드러지는 곳은 없어도 무난한 편. ★★★☆ ■ Commentary By Director Gary Winick
(게리 위닉 감독의 음성해설) ■
Commentary By Producer Jordan Kerner and Visual Effects Supervisor John
Andrew Berton Jr.
한 장짜리 디스크지만 <샬롯의 거미줄> DVD에는 한국어, 영어, 태국어 음성 트랙에다 음성 해설도 2개나 제공된다. 인디 영화 출신 게리 위닉 감독의 단독 음성 해설은 영화 제작에 관한 내용을 잔뜩 전해준다. 영화 제작 과정에서의 어려움이나 전반적인 영화의 전개에 관한 설명을 담고 있는 충실한 음성 해설. 제작자인 조단 커너와 시각 효과 슈퍼바이저 존 앤드류 버튼 주니어가 진행하는 음성 해설은
'시각 효과'에 관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조련된 동물 배우, CG 애니메이션 등 그동안 할리우드 동물 영화의 거의 모든 노하우가 활용되었는데 이런 시각 효과에 관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 Making Some Movie (28분 46초)
영화의 제작 과정을 다룬 메뉴. 원작 각색에서 호주의 세트 제작 과정과 캐스팅, 동물 배우의 조련 과정과 촬영 과정, 컴퓨터 그래픽 등의 후반 작업 등 긴 시간이 아님에도 영화 주요 제작 과정을 간략하게 모두 담고 있다. 아주 깊이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허투루 볼 수 있을 정도도 아닌, 적당한 수준의 메이킹 필름.
■ Some Voices (8분 43초)
본편에서는 볼 수 없지만 동물의 목소리를 맡은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메뉴다. 인터뷰의 길이는 그다지 길지는 않지만 조연급으로 활용하기에는 무척 중량감 있는 배우들의 녹음 과정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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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acka's Pig Tales (11분 26초)
영화 속 주인공 돼지 '윌버' 역을 연기했던 40여 마리의 돼지 중 하나인 플래카의 목소리를 빌려 영화 속 동물의 촬영 과정을 다루는 메뉴.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여 쉽고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다.
■ How Do They Do That? (4분 53초)
동물 배우들의 연출(?) 과정을 간단히 담고 있다. 제목처럼 '어떻게 (연기를) 한 것인지'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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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Makes A Classic (5분 17초)
원작 소설이 왜 고전 대접을 받고 있는지를 다룬 간단한 피처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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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ere Are They Now? (6분 54초)
영화 속에서 윌버를 연기했던 돼지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추적한 메뉴. 우려와 달리 고기가 되는 운명 대신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행복한 돼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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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lected Scenes (6분 50초)
삭제 장면에는 현재의 본편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장면을 볼 수 있다. 윌버가 태어나기 전부터 애완동물로 길러진 수지라는 개의 어색한(?) 연기 모습도 볼 수 있고 윌버가 타던 유모차의 아슬아슬한 모험 시퀀스도 볼 수 있다.
1 디스크 타이틀로는 풍부한 서플먼트
그 외에도 <샬롯의 거미줄> DVD는 뮤직 비디오 두 편, 개그 릴(NG 장면), 포토 갤러리 등 다양한 서플먼트를 담고 있어 한 장짜리 타이틀로는 상당한 양과 질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서플먼트의 영상 사이즈가 4:3 비율의 스탠더드 사이즈만을 지원해 고화질을 선호하는 팬에게는 아쉬움을 주는 편이지만 전체적인 내용 구성은 괜찮은 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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