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소마의 DVD 라이프
운명의 덫에서 벗어날 수 없는 '쥐'의 세상 <디파티드>
결국 그들의 정체성은 변절자를 의미하는 속어 '쥐(Rat)'로 규정될 뿐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모두 자신의 존재가 조직을 배반한 '쥐(Rat)'가 되었다는 것이 판명된 순간 몰락의 조짐을 맞는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디파티드>는 홍콩 누아르 <무간도>의 리메이크작이다. 하지만 윌리엄 모나한이 새롭게 각색한
<디파티드>는 분명히 원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담아낸다. 모나한과 감독 스콜세지는 마치 운명의 데칼코마니를 찍듯 비슷한 운명을
지닌 남자들의 이야기를 비극으로 묘사한 <무간도>를 좀 더 현실적이며 과격한 이야기로 그려낸다. 특히 DVD 서플먼트에도
수록된 보스턴의 실존 갱스터 와이티 벌저의 이야기는 이 영화에 현실감을 부여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1. 영화의 오프닝, 스콜세지의 전작에서 봤던 것처럼
영화는 갱스터 보스인 코스텔로의 내레이션과 흥겨운 음악으로 시작된다.
관객 여러분은 지금부터 보스턴 아이리쉬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을 보게 될 것이다. #2. 영화는 초반부터 빠른 편집으로 진행되며 코스티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설리반(맷 데이먼)의 경찰학교 생활 모습을 담아낸다.
#3. 코스티건은 비밀경찰로 코스텔로의 조직에 들어가려고
계획된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 간다. 이 장면 역시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 중 하나. 교도소에서 그는 (그가 부정하고 싶어하는) 집안의
이력 때문에 금세 친구를 사귄다. <무간도>와 <디파티드> #4. 반면 설리반은 잘나가는 엘리트 경찰로 특수부에
배속된다. 자신만만한 설리반은 정신과 의사인 마들레인을 여자 친구로
사귄다. #5. 코스티건의 노력(?)은 결국 보스인 코스텔로의
귀에 들어가고, 코스티건은 상당한 입문식을 거쳐 코스텔로 조직에 들어가게
된다. #6. 코스티건은 계속 거친 갱스터로서의 삶을 연기한다.
그의 거친 자세에 분노한 마들레인은 그에게 연락처를 건네준다. 시간이
지나면서 코스티건은 자신의 속내를 은근하게 마들레인에게 비춘다.
스콜세지 스타일 앞서 말했듯이 <디파티드>에서
큰 변화의 중심에는 잭 니콜슨이 연기하는 코스텔로라는 캐릭터가 존재한다. 그는
마약중독자에 살인을 즐기는 사이코며 변태성욕자이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그는 무소불위의 권력에 중독된 인간이다. 어떤 면에서 <디파티드>는 <무간도>보다 명쾌하다. <무간도>시리즈에서
갱스터 한침의 스파이인 유건명(유덕화)은 확실한 중심인물이다. 심지어 3편인 <종극무간>은
유건명의 사이코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유건명이야말로 끝없이 지속되는
'무간지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가련한 존재다. #7. 코스텔로에게 경찰의 정보를 문자메시지로 보내는
설리반. 마이클 볼하우스의 역동적인 카메라는 이 영화에서도 빛난다.
양쪽의 인물을 포커스 아웃 처리하고 설리반의 눈빛에 집중하게 촬영한
이 장면 역시 인상적이다. #8. 코스티건 역시 범죄 현장에서 자신의 보스인 퀸넌(마틴
신)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이 장면 역시 조명을 어둡게 했지만
포커스를 코스티건에게 맞추어 은밀한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 #9. 시간이 지나면서 설리반의 비밀은 마들레인(베라
파미가)의 의심을 낳게 된다. 이 장면에서 두 인물은 한 화면에
등장하지만 사실은 창을 두고 분리되어 있다. 두 캐릭터의 고립감이
잘 나타난 장면 남부 보스턴, 쥐(Rat)의 세상 스콜세지를 주목받는 감독으로 만든 출세작 <비열한 거리>가 이탈리아 이민자 공동체의 내부를 묘사한
것처럼 <디파티드> 역시 보스턴 남부의 아일랜드인 공동체의 거친 정서를 담아내는 데 애를 쓴
영화며, 다혈질이고 충동적인 이들 소민족 공동체의 특징은 유사하다. <디파티드>에서
코스티건이 코스텔로의 갱 집단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범죄자들이 가족 구성원의 한몫을 차지하는 자신의 가족 이력 때문이기도
한데, 이는 스콜세지가 민족 정체성에 기반을 둔 미국 범죄 조직의 내막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설정이다.
와이티 벌저는 남부 보스턴 아일랜드인 공동체의 보스
노릇을 하면서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지만 동시에 FBI의 정보원이었던 인물로
현재는 FBI가 잡고 싶어하는 두 번째 인물이라고 한다.(첫 번째는 물론 오사마 빈 라덴이다)
그는 실제로 살인을 즐겼으며 광기와 폭력성을 지닌 인물이었다고 한다. <무간도>에서
증지위가 연기했던 한침이 어느 정도 우아한 인물인 것과 달리 <디파티드>에서
잭 니콜슨이 연기한
보스 프랭크 코스텔로가 유난히 잔혹한 사이코로 묘사된 것은 바로 실존 인물이었던
와이티 벌저의 영향 때문이다..
<디파티드>는 기본적으로 <무간도>의 영화적 설정을 고스란히 재활용했다. 이 영화에서
<무간도>의 진영인(양조위)과 유건명(유덕화)이 각각 갱스터와 경찰로 위장해 투입된 인물인 것처럼 <디파티드>의 빌리
코스티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콜린 설리반(맷 데이먼) 역시 그러하다. 그리고 그들의 뒤에는 <무간도>의 황국장(황추생)과
한침(증지위)이 있었던 것처럼 위장수사팀의 팀장 퀴넌(마틴 신)과 갱스터 프랭크 코스텔로가 있다. 다만 <무간도>의 정신과
의사(진혜림)와 유건명의 여자 친구(정수문) 역할은 정신과 의사 마들레인(베라 파미가)이 맡았으며 정서적 비중이 높았던 진영인의 동료
아강(두문택)을 대체할 캐릭터의 흔적이 겨우 남아 있는 데 비해, 다혈질
경찰 덕넘(마크 왈버그)과 설리반의 스승이라고 할 엘러비(알렉 볼드윈)는 <디파티드>에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다.
<디파티드>의 영화적 전개는 <무간도>의 장면을 그대로 계승한다. 스파이인 진영인과 유건명이 각자의 상관에게
몰래 정보를 보내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과 극장에서 한침과 몰래 접촉한 유건명을 진영인이 뒤쫓는 장면, 그리고 황국장이 떨어져 죽는 장면 등등
<디파티드>는 <무간도>에서 사용한 긴장감 넘치는 시퀀스를 재활용한다.
하지만 <디파티드>는 <무간도>와
거의 같은 설정에도 전혀 다른 영화적 분위기를 풍긴다.
우연히 오디오 가게에서 만나 오디오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는
유건명과 진영인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무간도>가 두 남자의 은근한 유대 의식을
활용해 독특한 긴장감을 자아낸 것과 달리, <디파티드>는 인종 차별 문제로
불거진 거친 거리 싸움 장면이 담긴 6,70년대의 뉴스릴 장면과 함께
‘환경이 자신을 지배하기보다 자신이 환경을 지배하고 싶었다’라는 프랭크 코스텔로의 유유자적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보스턴 남부 거리의 역사와 스콜세지 스타일의 내레이션을 믹스하며
시작하는 첫 장면은 이 영화가 바로 마틴 스?세지의 영화라고 관객에게
표명하는 일종의 낙인과 같은 장면이다. 하지만 <디파티드>에는 이런 내레이션
장면이 첫 장면뿐이다. 탁월한 스테디캠 롱테이크를 선보이는 <좋은 친구들>이나
<카지노>와 달리 <디파티드>에서는 주절주절 늘어놓는 주인공의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 상업적 스릴러를 표방한 영화답게 <디파티드>는 숨 가쁘게
전개되는 긴장감을 조성하는 데 주력한다.
마틴 스콜세지는 <디파티드>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그다지 많이
선보이지 않는다. 최근작인 <에비에이터>에서도 그랬지만 <성난 황소> <택시 드라이버> <비열한
거리> <좋은 친구들> 등 스콜세지의 걸작에서 늘 볼 수 있었던 남자들의 심각한 강박증과 신경 쇠약 직전의 심리 상태는
<디파티드>에서 상대적으로 적게 표현되며 오리지널 필름인 <무간도>의
영화적 스타일과도 다르다.
<무간도>에서 양조위가 연기하는 진영인의 갱스터 입문사(入門史는) 짧은
플래시백으로 간단하게 표현될 뿐이다. 우리가 <무간도>에서 보는 진영인은 상당히 음울한 위장 경찰이었다. 초반부에서 그는 자신의
존재를 아는 두 명의 경찰 중 한 명인 경찰학교 교장의 장례 차량이 지나갈 때 골목 어귀에서 경찰식
경례를 한다. 골목 안에 갇힌 그의 모습과 경찰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그의 행동이 더해지면서 진영인의 고독감은 관객의 마음에 닿는다.
하지만 <디파티드>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하는 빌리 코스티건이 코스텔로의 조직에 가입하려고
마약 거래를 하고 두 명의 이탈리안 마피아를 두들겨 패는 시퀀스가 있다.
비록 <디파티드>는 스콜세지 작품 중에서 상업적 목적이 뚜렷한 영화지만
스콜세지가 과거에 선보였던 거친 골목 정서의 사실성은 여전하다. <디파티드>는
영화 초반부터 비릿한 피냄새가 진동한다.
하지만 <디파티드>에서
맷 데이먼이 연기하는 설리반은 자신의 야심을 위해서 무엇이든 희생할 수 있는
다소 잔혹한 인물로 묘사된다. 갱스터인 코스텔로를 아버지(그는 코스텔로와 통화할
때 '아버지'라고 부른다)로 둔 그는 경찰 조직에 들어와서 또 다른 아버지인
엘러비를 모시게 되는데, 엘러비 역시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 두 아버지를 그대로 빼닮은 설리반이 비열한 인간으로
묘사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어쩔 수 없이 <디파티드>에서 극의 균형추는
빌리 코스티건으로 기운다. 코스티건은 <무간도>의 진영인보다 더욱
고립된 존재다.
어쩌면 스콜세지 특유의 강박증에 시달리는 인물인 코스티건의 주위에
신뢰할 인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간신히 아버지-아들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상관인
퀸넌(마틴 신)과의 관계이기는 하지만, 결국 그는 영화의 중후반부에 그가 보는 앞에서
살해되며 또 다른 상관인 덕넘은 그에게 냉소적인 욕설을 퍼붓는 인물로 코스티건과
일종의 경쟁 관계에 가까운 인물이다. 또 <무간도>의 진영인에게는 우정을
나누던 아강(두문택)이 있었지만, 코스티건의 갱스터 동료 중에는 그럴
만한 인물이 없다. <디파티드>에서 코스티건이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은
동시에 설리반의 연인이기도 한 마들레인 뿐이다.
z 스콜세지 영화의 다른 주인공들처럼 코스티건 역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자신만의 몫이 아니다. 그는 바르게 살려고 경찰로서의 삶을 선택하지만 결국은 경찰과 범죄자 중간에 선 존재가 되고
만다. 코스텔로가 코스티건에게 내뱉는 ‘총을 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과 범죄자는 다르지 않다’라는 말처럼 코스티건은 자신의 경찰 신분을
유지하려고 더욱 범죄자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코스티건이건 설리반이건 <디파티드>의 스파이들은 자신의 삶에서
도망치고 싶어한다. 공항에서 전화를 걸며 탈출하고 싶은 마음을 토로하는 코스티건이나 점차 과거를 비밀로 삼고 내부로 도망치는 설리반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해야 한다. 하지만 스콜세지는 그들이 결코 운명의 덫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결국
그들의 정체성은 변절자를 의미하는 속어 '쥐(Rat)'로 규정될 뿐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모두 자신의 존재가 조직을 배반한 '쥐(Rat)'가 되었다는 것이 판명된
순간 몰락의 조짐을 맞는다.
스콜세지 영화의 윤리학에서, 조직 내부의 변절자는
제1의 숙청 대상이다. 쥐는 가차없이 죽음을 당하여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그러니
<무간도>보다 <디파티드>가 좀 더 비관적인 결말을 향해 치닫는 것은
당연하다.
<디파티드>에는 <무간도>에서 볼 수 있는 영웅에 대한 애달픈 서정곡이 없다. <무간도>에는 심장이 멈추고
굳어버린 등장인물을 카메라가 슬프게 응시한다. 하지만 <디파티드>는 주인공들의 처절한 죽음을 관객에게 그냥
있는 그대로 선보인다. 이런 점에서 <디파티드>는 갱스터의 세계를 전혀 미화할 마음이 없는 스콜세지 갱스터
영화의 전통을 계승했다.
<디파티드>는 물론 스콜세지의 최고 영화는 아니다. 또 잘 만든 장르 영화이긴 하지만 작년도 최고의 영화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오리지널인 <무간도>가 <디파티드>보다 훨씬 감정적인 공명을 잘 전해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디파티드>는 스콜세지가 한물간 거장이 아니라 여전히 걸작을
기대할 만한 감독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한다. 당연하게도 올해 오스카가
스콜세지의 손에 쥐어진 것은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뒤늦은 상찬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디파티드>가 그렇게 무시할 만한 영화도 아님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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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무간도>에 등장한 장면을 변주한 장면. 두 영화 모두 극장에서 시작되어 두 주인공의 추격 시퀀스가 이어진다. <디파티드>에서 두 주인공이 쫓고 쫓기는 거리는 차이나타운으로 설정되어 있다. |
#11. 퀸넌의 죽음 시퀀스. 황국장의 죽음을 서글프게 묘사한 <무간도>와 달리 코스티건 앞에서 피를 튀며 죽어가는 <디파티드>의 이 죽음 시퀀스는 더욱 잔혹하다. 위의 장면에서 보이는 엑스(X) 표시는 의도된 것으로 하워드 혹스의 <스카페이스>의 죽음 장면에서 보이는 엑스 표시에 대한 오마주다. |
#12. 결국 극의 후반부에 직접 만난 코스티건과 설리반. 과연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
보스턴의 생생한 분위기가 담긴 영상
도시 숲과 골목을 오가며 매끈한 분위기로 채워진 <무간도>와 달리 <디파티드>는 현실적인 공간으로서 남부 보스턴의 분위기를 담아내는데 주력했다. 붉은 벽돌로 지은 고색창연한 건물과 지저분한 거리의 모습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재생 시에는 약간 붉은 기운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감이 지배하는 <디파티드> DVD의 영상 퀄리티는 일단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다. 배경 묘사에서 약간의 지글거림이 있지만 인물 묘사는 날카롭고 흑색 표현력도 큰 흠을 잡기는 어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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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총격음이 인상적인 음향
액션 장면이 종종 등장하는 <디파티드>의 음향 스펙은 DD 5.1 채널이다. 배급사가 기본적으로 돌비 진영을 지원하기 때문에 당연한 선택이긴 하지만 스펙을 중시하는 감상자로서는 다소 아쉽게 느껴질 듯. 하지만 <디파티드>의 음향은 철저하게 현실감 있게 묘사된다. 총격음은 잔향이 많이 강조되기보다는 직선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스콜세지 특유의 심플한(?) 총격전 연출 스타일과도 관련이 있을 듯하다. 하지만 스콜세지 영화가 대개 그렇듯 끊임없이 쏟아지는 사운드트랙의 향연은 충분히 귀를 즐겁게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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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ranger than Fiction: The True Story of Whitey Bulger, Southie and the Departed (21분 6초)
본문에서도 서술했던 실존 인물(현재는 실종 중) 갱스터 와이티 벌저의 실화를 다룬 피처렛. 당시의 경찰, 전직 조직원, 저널리스트 등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리쉬 공동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와이티 벌저의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또 본편 속 코스텔로의 설정, 즉 갱스터인 동시에 FBI의 정보원이었다는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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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ossing Criminal Cultures (24분 1초)
<비열한 거리>(1973) <좋은 친구들>(1990) <카지노>(1995) <갱스 오브 뉴욕>(2002) 등 범죄 영화의 걸작을 만들었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세계에 대한 다큐멘터리. 길지 않은 분량이라 그의 영화 세계를 아주 깊게 살펴보지는 않지만 <디파티드>까지 5편에 이르는 범죄 영화의 걸작을 관통하는 스콜세지 영화 세계를 통찰하는 메뉴다. <비열한 거리>와 <좋은 친구들>의 클립이 삽입되어 있으며 갱스터 영화의 고전인 <스카페이스>(1932) <더럽혀진 얼굴의 천사>(1938) <화이트 히트>(1949) 등 스콜세지 영화 세계에 영향을 준 영화의 장면도 볼 수 있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마틴 스콜세지는 이탈리아 이민자 사회인 뉴욕의 '리틀 이태리' 출신으로 누구보다 범죄 조직의 탄생과 기원에 정통한 감독이다. 어렸을 적 '리틀 이태리'에서 체격이 작고 약했던 그는 극장과 성당에서 시간을 보냈고 자신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각색해서 <비열한 거리>를 만들었던 것.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흔히 폭력적이라고 평가받는 그의 영화 속 장면이 '매우 사실적'임을 증명하는 인터뷰와 함께 그의 영화가 지닌 중요성을 언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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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ditional Scenes with Introductions by Martin Scorsese (19분 23초)
제목처럼 마틴 스콜세지의 소개가 담긴 삭제 장면 모음이다. 삭제 장면 모음치고는 상당히 긴 분량인데, 스콜세지는 이 메뉴의 서두에서 '이 장면들은 장면 자체의 잘못보다는 전체 구성상의 이유로 삭제되었다'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그리고 삭제 장면마다 삭제된 이유를 설명하는데, 잘려나간 장면 중에 특히 흥미로운 장면은, 코스티건의 어린 시절 장면으로 공항 노동자였던 코스티건의 아버지와 코스텔로의 장면이다. 이 장면을 통해 코스티건이 범죄자 집안 중에서 유일하게 건전한 삶을 살았던 아버지를 삶의 모델로 삼았음을 가늠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보는 코스티건의 쓸쓸한 모습, 좀 더 긴 버전의 추격 장면 등이 담겨 있다.
<디파티드 SE> DVD는 두 장 구성의 DVD치고는 서플먼트 분량이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약 64분 분량의 서플먼트는 아카데미상을 4개나 탄, 더구나 스콜세지 영화 중 박스 오피스에서 가장 성공한 영화치고는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더구나 유명한 배우들이 등장하는 영화치고는 제작 과정 등에 대한 소개가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감독인 스콜세지에게 관심 있는 감상자라면 흥미롭게 감상할 메뉴가 있어 조금은 아쉬움을 달래준다. 이 영화의 공동 판권을 소유한 홍콩 출시사가 발매한 타이틀이 좀 더 많은 서플먼트를 포함했다는 소식도 다소 아쉬움을 준다. 하지만 판권 관련 문제이기에, 다소 아쉽지만 북미판과 같은 스펙의 이 타이틀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듯하다. 국내에 3000장만 발매될 예정인 한정판에는 대본집과 스틸북이 포함되어 있고 패키지로 틴 케이스를 채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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