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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 분투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파이트 클럽>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로렌 와이스버거의 라이트 노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좀 더 현실적인 ‘소비의 제국’을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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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리뷰

 데이빗 핀처가 연출한 영화 <파이트 클럽>에서 에드워드 노튼이 연기하는 주인공은 아파트에 명품 가구를 채워 놓는 것으로 인생살이의 기쁨을 느끼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어느덧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을 ‘소비자’로 규정한다. 척 팔라닉이 쓴 『파이트 클럽』은 현대 소비사회에 대해 섬뜩한 경고를 담고 있다. 주체성을 찾아볼 수 없는 '소비자'로서의 삶. 그래서 현대인은 자신이 걸치거나 사용하는 물건으로 자신을 규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파이트 클럽>의 주인공은 정신분열증을 통해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내고 이 세상을 날려 버릴 준비를 한다.


<파이트 클럽>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로렌 와이스버거의 라이트 노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좀 더 현실적인 ‘소비의 제국’을 묘사한다. 그 세계는 범인(凡人)에게는 똑같아 보이는 벨트의 질감과 디자인에 목숨을 걸고 명품 브랜드의 옷과 가방이 아무렇지 않게 굴러다닌다. 패션의 숭배자들에게는 너무나 매혹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곳, 그곳이 바로 작가 로렌 와이스버거가 경험한 패션잡지 <보그>와 편집장 안나 윈투어의 세계며, 영화의 주인공인 앤디(앤 해서웨이)가 경험하는 <런웨이>와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메릴 스트립)의 세계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타이틀 시퀀스. 뉴욕이라는 도시가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다.

<섹스 앤 더 시티>를 연출하면서 감독 데이빗 프랭클은 구두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도 틸트 업/다운(tilt up/down)을 활용해서 등장 인물의 신발을 자주 비춘다.

패션지 <런웨이>에 비서로 취업하려고 사무실에 들어서는 앤디(앤 해서웨이). 다른 직원들이 첨단 명품으로 몸을 감싸고 있는 데 비해 지극히 평범한 복장이다.

 

이목을 끄는 화려한 패션의 향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본질적으로 모험 영화와 성장 영화의 플롯을 채용했다. 주인공 앤디는 자신이 전혀 모르는 별세계(뉴욕의 패션계)에 떨어지고 수난이 계속 이어진다. 영화의 초반부에 앤디가 들추는 신문기사 중에는 ‘왜 패션이 페미니즘을 침해하는가?’라는 기사 도 있다. 초반부에서 앤디는 뉴욕 패션계의 정반대 편에 있는 사람이다. 패션계의 거물인 미란다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 앞에서 대학신문 편집장 경력을 늘어놓는 앤디는 자신이 몸담을 세계의 정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앤디의 눈높이는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의 눈높이와 정확히 일치한다.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명품 옷을 걸친 미란다의 비서 에밀리(에밀리 블런트) 앞에, 할인점에서 산 수수한 옷을 걸친 앤디는 촌닭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패션 산업의 중심부를 다루면서 시각 매체로서 영화의 장점을 잘 활용한다. 이 영화에서 앤디는, 특히 그녀의 의상은 진화한다. 영화의 30분쯤까지 수수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똑똑한 뚱보’로 뽑혔다는 소리를 들은 앤디는 나이젤(스탠리 투치)이라는 요정의 도움으로 ‘샤넬’ 브랜드를 통해 변신한다. 마돈나의 ‘Vogue’를 배경으로, 명품으로 치장한 그녀의 출근 장면은 그런 앤디의 변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앤디의 변신 이전에는 미란다가 그 역할을 해낸다. 각종 명품 코트와 백을 미란다의 책상에 집어던지는 짧은 편집 장면을 통해, 이 영화가 패션의 화려함을 중요한 시각적 요소로 활용함을 알 수 있다. 앤디의 외면 변화(패션의 변화)는 곧 패션업계의 내부자로 성장하는 앤디의 모습과 일치한다. 이런 성장과 함께 미란다와 앤디의 동질감도 서서히 형성된다.


미란다(메릴 스트립)의 첫 등장. 도도한 폭군 같은 이미지의 미란다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은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장악한다. 메릴 스트립은 이 영화로 금년도 골든 글러브의 뮤지컬/코미디 부분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션되었다.

앤디의 책상 위에 코트를 던지는 미란다의 모습과 미란다의 명령을 고생스럽게 수행하는 앤디의 모습이 빠르게 교차되는 시퀀스의 한 장면. 이 장면 뒤에 바로 앤디가 미란다의 자동차를 끌고 나오다가 사고를 당할 뻔한 장면이 이어진다. 빠르게 지나가는 이 장면을 위해서 40벌 이상의 명품 코트를 사용했다고 한다. 제작진은 '코트 몽타주'라고 부르는 시퀀스.

미란다의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 미란다의 팀에서 주요 스태프인 나이젤(스탠리 투치)이 신데렐라의 요정과 같은 역할을 한다.

 

악마 상사와의 대결?

 

영화는 몇 개의 큰 모험을 통해 결말로 나아간다. 미란다는 앤디에게 계속 미션을 준다. ‘기후 관계로 취소된 항공편을 구해와라, 미출간된 해리 포터의 새 시리즈를 구해와라, 하루 만에 파티에 초대된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해라, 동료에게 자신이 대신 파리에 가게 되었음을 전해라’ 등이 계속 이어진다. 이 영화에서 앤디가 받는 미션은 황당함에서 점점 현실적인 쪽으로 바뀌지만 실은 후반부의 미션이 더 고통스럽고 도덕적인 선택으로 나아간다. 취소된 항공편을 구하는 것은 그저 노력하면 되지만 파리의 패션쇼에 그토록 가고 싶어 하던 동료에게 자신이 대신 가게 되었다고, 즉 자신이 더 인정받게 되었다고 통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즉, 이 영화의 전반부가 화려한 외피의 패션 산업을 풍자하는 것과 달리 후반부는 좀 더 보편적인 문제로 나아가는 것이다. 사실 조금 과장하여 묘사되기는 했지만 미란다는 많은 직장인이 겪는 상사의 모습과 유사하다. 그들은 대개 폭군이며 제멋대로고 때로는 매우 악의적이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 속의 ‘악마 상사’ 미란다는 세상에 널린 수많은 악당 상사에 비하면 최고의 악마가 결코 아니다.


영화는 소설보다 미란다 캐릭터에 좀 더 인간적인 향기를 불어넣었다. 냉기를 품은 초반부와 달리, 미란다는 좀 더 친밀해진 앤디 앞에 이혼 후의 고통과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평범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의 결말부에 앤디를 발견하고 차 안에서 (남몰래) 살짝 웃음 짓는 미란다의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메릴 스트립은 평면적인 미란다 캐릭터에 입체적인 개성을 부여했고 언제나처럼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에서 처음으로 앤디가 세련된 모습을 보이는 장면. 이 장면 이후 샤넬을 주로 입는 앤 해서웨이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앤디가 일에 점점 더 몰두할수록 옛 친구들과의 거리감은 심해지고, 동거하는 남자 친구인 네이트(애드리안 그레이너)와도 점점 멀어진다.

반면 똑 부러지게 일을 처리하는 앤디에게 미란다의 호감은 점점 깊어진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결말부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의 보수적인 결말과 그리 다르지 않다. 빅터 플레밍의 <오즈의 마법사> 이래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처럼 앤디 역시 모험을 끝내고 집 또는 초심으로 귀환한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의 후반부는 초반부의 생기 넘치고 활력 있는 분위기보다 다소 진부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대중영화로서 소박한 야심을 성취하는 데 주력한 만큼의 결과를 보여준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조금은 괴상한 영화다. 시각적으로 명품의 이미지를 숭상하면서도 내용적으로는 다시 거리감을 둔다. 하지만 이 영화는 관객 위에 서려고 하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명품 옷이 흘러가는 순간, 영화는 관객과 마찬가지로 환호성을 올린다. 이 영화는 소설만큼이나 가볍게 패션업계를 다루고 그 이미지를 즐긴다. 그런 점에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영화의 결말부에서 표현되는 것처럼 심각한 도덕극이 아니다. 차라리 이 영화는 평범한 여인이 겪는 일종의 모험담을 그려낸 판타지 모험 영화처럼 보인다. ★★★

 

미란다의 이미지를 활용한 메인 메뉴

장면 선택 메뉴

점점 미란다의 오른팔이 되어가는 앤디. 파티에 초대된 인물들 중 미란다가 잘 기억하지 못하는 인물에 대해 알려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연인 네이트와의 갈등은 점점 심해진다. 남자 친구의 생일을 빼먹고 미란다의 파티에 참석한 후 둘의 관계는 파탄 수준에 이른다.

영화는 소설과 달리 미란다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했다. 미란다는 앤디에게 자신의 고통을 넌지시 이야기해준다. 미란다의 캐릭터를 침착하게 유지하면서도 인간적인 내음을 뿜어내는 메릴 스트립의 연기가 빛나는 장면.

하지만 잡지사 내의 권력 투쟁을 지켜보며 앤디는 미란다와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색감이 돋보이는 영상

 

패션에는 영 문외한인 필자가 보기에도 샤넬, 비비안 웨스트우드, 프라다, 발렌티노 등 화려한 의상과 소품으로 눈요깃거리를 만들어내는 영상은 화사한 색감이 잘 표현되었다. 하지만 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서는 배경의 지글거림이 눈에 거슬리며 인물의 윤곽선도 날카롭게 표현되지 못해 최신작치고는 최상의 영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물론 최신 할리우드 영화의 영상 퀄리티 수준이 높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의 평가다. ★★★

 

음성 선택 메뉴

 

 패셔너블한 사운드트랙 중심의 사운드

 

뉴욕의 패션계를 주요 무대로 설정한 영화답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마돈나, U2, 자미로콰이 등 세련된 팝 넘버가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가득 메우고 있다. 장르의 특성상 그다지 강한 사운드를 들려주지는 않지만 이런 팝 넘버가 영화의 분위기를 경쾌하게 끌고 나가며 DVD의 사운드 역시 이런 사운드트랙이 화려하게 표현되었다. 영어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한다. ★★★

스페셜 피처 메뉴

음성 해설 메뉴

음성 해설 메뉴

 

■ 음성 해설

데이빗 프랭클 감독, 프로듀서 웬디 피너맨, 의상 디자이너 패트리샤 필드, 각본가 앨린 브로시 멕케나, 편집자 마크 리볼시, 촬영감독 플로리언 볼하우스가 참여한 음성 해설 트랙은 영화 전체의 흐름을 조망하기보다는 소품이나 제작에 관해 소소한 에피소드를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분위기로 진행된다. 특히 의상을 맡은 패트리샤 필드의 활약이 돋보이는데, 배우들이 입고 나온 의상, 소품에 대해 재미있는 뒷이야기를 전해준다. 가령 영화에서 사용한 메릴 스트립의 명품 코트는 40~45벌 정도며 보석은 대부분 프레드 레이튼 보석상의 제품을 활용하였다고…. 메릴 스트립이 영화 초반부에 들고 나오는 프라다 악어가죽 백은 가격이 7만에서 10만 달러 정도인 제품이라고 한다.

 

Featurettes 메뉴

 

■ Featuretts

다시 6개의 소메뉴로 구성된 Fearuretts는 메이킹 필름을 제작과정별로 나누어 설명하는 메뉴다.

 

 

 

 The Trip to the Big Screen(12분)은 기획과 각본 단계를 다루는 메뉴로, 감독인 데이빗 프랭클, 프로듀서 웬디 피너맨, 각본을 맡은 앨린 브로시 멕케나 등의 인터뷰를 통해 2년간 진행한 프리 프로덕션 단계를 보여준다.

 

 

 

 NYC and Fashion(6분 22초)은 영화의 주요 테마인 패션과 뉴욕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메뉴.

 

 

 

 Fashion Visionary Patricia Field(8분 44초)는 이 영화의 의상을 담당한 패트리샤 필드에 대한 독립된 메뉴다. 짧은 시간 동안 60년대부터 뉴욕에서 의류 사업을 하다가 80년대부터 영화계에 관여하기 시작한 필드의 인생 유전에 대해 언급하고, 또 정해진 예산 안에서 영화에 등장하는 엄청난 양의 의상과 장신구를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유명 디자이너와 교류했던 필드의 개인적인 능력 덕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Getting Valentino(2분 50초)는 영화에서 카메오로 등장하는 유명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라바니의 섭외 과정과 출연 장면을 담았다.

 

 

 

 Boss from Hell(2분 33초)은 괴상한 상사의 요구에 시달린 사람들의 간략한 인터뷰와 영화의 내용을 연결해서 보여준다.

 

 

 

 Danda Santini : Real Life Edition-Chief (4분 14초)는 패션잡지 <엘르 이태리>의 편집장인 단디 산티니의 인터뷰로 역시 영화의 장면과 실제 패션잡지 편집장의 삶을 연결해 보여준다.

  

삭제 장면 메뉴

 

                                                  

 

                                                   

 

삭제 장면 (18분 21초)

13개의 소메뉴로 구성된 삭제 장면에서는 감독 데이빗 프랭클과 편집자 마크 리볼시의 음성 해설을 선택해 들어볼 수 있다. 분야별로 독립성이 강한 할리우드의 풍토에 따라 감독인 데이빗 프랭클조차 삭제 장면을 처음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잘려나간 장면에는 앤디의 첫 출근 장면, 캘빈 클라인의 쇼룸을 찾아간 앤디, 미란다가 엘리베이터에 혼자 타기를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장면 등이 있다.

 

 

 

 

 

 

개그 릴 (5분 6초)

NG 컷을 모아 놓은 메뉴. 배우와 스태프들의 장난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DVD의 서플먼트 분량은 최신작치고는 그다지 많지 않은 분량이다. 하지만 영화의 주요 포인트를 중심으로 한 경쾌하고 흥미로운 분위기의 부가 영상을 담아 본편을 즐겁게 감상한 사람이라면 챙겨볼 만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감독 : 데이빗 프랭클

주연 : 메릴 스트립, 앤 헤서웨이, 에밀리 브런트, 스탠리 투치

 

■ Spec
화면 Anamorphic Widescreen 2.40:1
음향 Dolby Digital 5.1

더빙 영어, 태국어

자막 한국어, 영어, 광동어, 북경어, 태국어, 타갈로그어 등

상영시간 109분 14초  

지역코드 Dual Layer / Region 3
출시일자 2007-02-08



Special Feature

-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과 제작자 웬디 피너맨, 주요 스태프의 음성 해설
- 6편의 미니 다큐멘터리
   1. 베스트셀러 소설의 각색 작업 - The Trip to the Big Screen
   2. 뉴욕과 패션 - NYC and Fashion
   3. 의상 디자이너 패트리샤 필드 소개 - Fashion Visionary Particia Field
   4. 카메오로 출연한 디자이너 발렌티노 가리바니 캐스팅 과정 -Getting Valentino
   5. 지옥에서 온 상사 - Boss from Hell
   6. <엘르 이태리>의 편집장 단다 산티니가 소개하는 패션 편집장의 리얼 라이프 -
    Danda Santini: Real Life Editor-in-Chief
- 13개의 삭제 장면(데이비드 프랭클 감독, 편집자 마크 리볼시의 음성 해설과 함께 감상)
- NG 모음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극장용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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