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도둑?

보통 일본의 전차에서는 무거운 짐은 선반 위에 올리기 때문에, 앉아 있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의 짐을 받아 주는 한국의 시스템이 신선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보통 일본의 전차에서는 무거운 짐은 선반 위에 올리기 때문에, 앉아 있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의 짐을 받아 주는 한국의 시스템이 신선했다. 특히 사람이 들어차 있는 차 안에서 오래 서 있어야 될 때는 아주 고마운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도 생각했다. 그래, 항상 다른 사람이 내 짐을 들어 주니까, 다음엔 나부터도 말해 보자! 하지만 막상 그 때가 되면 '받아 드릴게요.'란 말을 꺼내기가 꽤 부끄럽다. 타이밍도 중요하고 용기도 필요하다.

어느 날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사람이 꽉 들어차 있는 버스에 앉아 있었는데, 바로 옆에 짐을 껴안는 아가씨가 서 있었다. 나는 마음속에서 다섯 번 연습해서 겨우 말을 걸었다.

"저기...바, 받아 드릴게요." "아, 감사합니다~"

아싸-, 마침내 나는 해냈다! 이것으로 나도 한국 사회의 일원이 된 거야!

그러나 그녀의 짐은 예상보다 훨씬 컸고, 세로도 가로도 다 안을 수 없는 정도의 커다란 보스톤백이 내 넓적다리 위에 올려져 있었다.

아, 앞이 안 보이는데 게다가 커브를 돌 때마다 옆의 아저씨 쪽으로 흘러 내려간다.

드디어 보다 못한 아저씨가 말했다. "내가 받는 게 낫겠네?" "아. 죄… 죄송합니다."

결국 내가 말을 걸었는데도 아저씨가 짐을 들 처지에 놓였다. 남에게 친절하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폐를 끼치고 있잖아! 다음부터는 말을 걸기 전에 자신이 다 들을 수 있는 짐인지 잘 체크 해야겠다고 반성했다.



관련 상품

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 -두 번째 이야기 : 한국 아줌마 따라잡기
타가미 요코 글.그림 | 작은씨앗 | 2006년 12월

한국 아줌마의 길에 올라선지 어느덧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요코짱. 결혼 전 한국 생활 1년을 더하면 벌써 6년 째 맞이하는, 길다면 긴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한국 문화에 익숙해져 시장에서 능숙히 물건 깎는 모습도, 제트코스트 같은 버스타기에도 능숙할 것 같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미숙 투성이라는 서툰 주부 요코짱.

돼지꿈을 영문도 모른 채 남편에게 팔아 불노소득에 어리둥절하고, 참외를 접시에 어떻게 깎아 올려야 할지 고민하고, 한복 치마 속의 두 다리를 어찌할 줄을 몰라 당황하는 모습이 타인의 눈에는 귀엽기까지 하다. 여전히 문화의 벽에 부딪히며 한국에서 신기했던 것, 재미있던 것, 그리고 남편과 한일양국을 오가며 알콩달콩 꾸며가는 결혼이야기 등을 실감나게 엮었으며, 한국문화에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져 가는 요코짱의 모습에서 우리의 습관을 엿볼 수 있다. 1권에 비해 다소 높아진 듯한 난이도의 일본어는, 일어를 공부하는 독자를 위한 작가의 세심한 배려이다.

『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
타가미 요코 글.그림 | 작은씨앗 | 2004년 02월

한국에 시집 온 요코짱의 좌충우돌의 한국 생활기. 머리카락도 없는 벌거숭이 캐릭터로 낯선 나라 한국에서 받았던 문화충격과 서울 풍경을 실랄하고 코믹하게 그려냈다. 세계에서 가장 세다는 한국의 아줌마 파워, 제트 코스터보다 빠른 스피드의 한국 버스가 이젠 자연스런 일상이 되어버린 새댁 요코짱의 고되지만 정겨운 한국살이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 운영자가 알립니다.
'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는 작은씨앗 출판사와의 제휴에 의해 연재되는 것이며, 매주 수요일 총 3개월 간(총 13편) 연재될 예정입니다. 독자들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오늘의 책

인류의 미래를 건 한 판 승부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열두 살 체스 대회에서 만났던 집단주의자 니콜과 개인주의자 모니카. 이 두 여성이 국제 정치 무대에서 전 세계를 체스보드 삼아 인류의 미래를 두고 대결을 펼쳐낸다. 실제 세계사를 토대로 치열한 두뇌 싸움을 작가만의 스타일대로 풀어냈다.

냐무냐무 기다린 『이파라파냐무냐무』 그 후

마시멜롱들의 배웅을 받으며 마을을 떠난 털숭숭이가 도착한 미지의 섬 츠츠츠츠. 그곳에서 만난 진분홍의 괴이한 생명체는 과연 누구일까요? 반전 매력이 숨어있는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으로 더욱 더 재밌어진 이야기! 털숭숭이와 마시멜롱들과 함께 또 한 번의 신나는 모험을 떠나 보자!

우리가 되찾아야 할 가치, 경외심

윌리엄 제임스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을 잇는 경이로움에 관한 역작. 매사에 지치고 무덤덤해진 현대인에게 경외심을 권한다. 예술, 대자연, 종교, 정치 등 성스러움을 느낄 계기는 많다. 경외심을 되찾는 순간,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우리의 삶도 멋지게 바뀐다.

궁궐은 재미있다!

이야기를 품은 보물 창고, 조선의 궁궐. 구석구석 걸으며 보고, 느끼고, 발견하고, 상상하며 우리 궁궐을 재미있게 탐험해 보자! 경복궁편에 이어 창덕궁 창경국의 25개 장소를 탐험하고, 각 장소마다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즐거운 어린이 궁궐 탐험 안내서.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