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한울의 그림으로 읽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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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오는 책을 가만히 살펴보면 소설로 시작해서 소설로 끝나는 심플한 형태의 책이 드문 것 같습니다. 앞에는 주렁주렁 작품해설이 달렸고 뒤에는 이런저런 광고가 실려 있죠. 개인적으론 민음사에서 나오는 전집의 책처럼 표지를 넘기면 바로 본문이 시작되고 소설이 끝나면 바로 뒤표지가 나오는 깔끔한 책이 좋은데 말이죠.
예전에는 앞이나 뒤에 달린 평론가의 작품해설 같은 걸 읽기도 했지만, 요즘엔 이런 평론이나 작품해설에 할애할 페이지를 없애버리고 가격을 낮춰줬으면 하고 바라면서 읽지 않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여러 번 앞부분에 달린 작품해설을 보다가 소설의 중요한 내용까지 들춰내는 바람에 책을 읽기도 전에 중요한 사건을 알아버려 흥미가 뚝 떨어졌던 적도 있고 ‘과연 글을 쓴 사람도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글을 쓴 걸까?’란 의문이 들 만큼 지나치게 진지한 해석을 펼치는 평론가의 글에 ‘하나의 주관적인 평론일 뿐인데 왜 이런 글이 책에 중요한 페이지를 차지하며 주렁주렁 달린 걸까?’하고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거든요. 어떤 책은 본문이 400페이지가량인데 평론과 해설이 60페이지가 넘더군요. (아이쿠 맙소사, 그렇게 긴 평론과 해설은 신문이나 잡지 리뷰에 넣어주세요.) 소설을 읽고 느끼는 건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쓰지 않은 쓸데없이 긴 작품해설이나 평론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뭐 심플한 책을 좋아한다고 썼지만, ‘한국어판에 부치는 저자의 서문’ 같은 글은 무척 좋아합니다. “전 이런 마음가짐으로 집필했고 이러이러하게 봐주셨으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라는 작가의 코멘트는 책을 읽기 전부터 기분 좋게 만들어주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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