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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을 알려줄래요? - 『순례자』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2』

산티아고를 향해 걷는 길을 ‘순례자의 길’이라고도 합니다. 구체적인 이유를 그의 첫 작품인 에세이집 『순례자』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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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라는 도시를 이야기하면 대부분이 칠레의 수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에게 산티아고가 스페인에도 있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지요. 맞습니다. 종교적인 이유로 아는 분이 아니라면 아직까지 그곳은 낯선 곳입니다. 하지만 그거 아세요? 우리에게 가장 사랑받는 외국 작가 중 한명인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이 그곳에서 탄생했다는 걸요?

산티아고를 향해 걷는 길을 ‘순례자의 길’이라고도 합니다. 구체적인 이유를 그의 첫 작품인 에세이집 『순례자』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죽은 후 성 야고보와 성모마리아가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복음서의 말씀을 가지고 그곳을 지나갔다고 한다. 그곳에는 콤포스텔라(별들의 들판)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에게 ‘순례자’라는 이름이 주어졌고, 그들은 가리비껍데기를 상징으로 선택했다.”

파울로는 그 길을 오르게 됩니다. ‘검’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길은 약 칠백 킬로미터에 달합니다. 게다가 걸어가야 합니다. 마음이 조급하겠지요. 당장이라도 날아가고 싶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그의 안내자는 아주 천천히, 오히려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도 하며 시간을 끕니다. 파울로는 미처 그 사실을 모릅니다. 먼 곳을 바라보는데 정신이 팔려서 눈앞의 것을 모르는 것이지요.

많은 시행착오가 그를 기다립니다. 또한 두려운 일도 많습니다. 불편한 건 또 어떻고요? 그곳에는 먹는 것도 불편하고, 잠자는 것도 불편합니다. 게다가 안내자는 이상한 시험들을 시키기도 합니다. 그를 시험하는 것이지요. 파울로는 복종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그것들을 따릅니다. 어두운 숲 속에 혼자 있어야 하고, 아픈 몸에도 무거운 십자가를 바로 세워야 하고…….

그러다 어느 순간, 자신이 갖고 싶어 했던 검의 ‘비밀’을 깨닫습니다. 그것은 ‘검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였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파울로는 오로지 검만 찾아 떠났습니다. 검이 숨겨진 곳만 알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길을 걸으면서, 그 검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그가 만난 사람들 품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그가 걸은 길이 성스러워서 그랬던 걸까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사는 세상, 그 세상에서 만들어지는 사건들을 겪고 깨달았다는 인상이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비범한 길이 깨달음을 준 게 아니라, 비범한 길 위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깨달음을 줬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마침내, 파울로는 검을 갖게 됩니다. 그 덕분일까요? 파울로 코엘료라는 작가가 우리 곁에 오게 됩니다. 우연치고는 재밌는 일이지요. 흥미로운 사실은 그 작가 덕분에 산티아고 길이 세계인에게 널리 알려졌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길이 변하게 됩니다. 종교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세계인이 즐겨 찾는 도보 여행 코스로 유명해지는 것이지요.

도보 여행가 김남희가 그 길을 간 것도 그것 때문일 겁니다.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2』 를 보면 종교적인 이유보다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걷기’위해서였거든요. 그런데 그 길이 걷기 좋을까요? 게다가 머나먼 땅, 여자 혼자 걷는 것이 괜찮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유를 구체적으로 보면요. 첫 번째는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산티아고까지 가는 길에는 노란 화살표가 있습니다. 그것만 따라가면 된다는 말이지요. 정신만 바짝 차리면 길을 잃을 일도 없겠죠? 더군다나 순례자들끼리는 서로 친구가 됩니다. 서로 돕고, 서로를 지켜주는 것이죠. 그래서 ‘소심’한 그녀는 무사히 산티아고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말하는 또 다른 매력으로 외국의 친구들을 만나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여행자들의 국적이 다양하다보니 다채로운 문화 체험을 할 수 있지요. 사실 배낭여행을 떠나면 그 나라의 것만 보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산티아고 가는 길은 길만 그 지역의 것일 뿐, 문화는 모인 사람들이 만들어가기에 그것이 가능합니다.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 브라질, 일본 등등 그야말로 ‘지구촌’ 사람들과 사귀면서 말입니다. 이런 거, 상상이 되세요?

“이 길은 완벽하게 도보 여행자를 위해 준비된 길이다. 게다가 순례자 전용의 저렴한 숙소들이 마을마다 들어서 있다. 또, 같은 목적을 가진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걷기에 친구를 사귀기에도 훌륭하다. 저절로 어학연수가 되고, 문화체험이 이루어진다. 게다가 다 걷고 나면 증서까지 준다. 이 정도면 완벽한 길 아닌가?”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2』 중에서

파울로 코엘료가 “보물을 찾아 떠나는 양치기 산티아고, 알약을 먹고 자살하려는 베로니카, 피에트라 강가에서 울면서 일기를 쓰는 필라의 이야기가” 떠올랐다는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김남희가 길을 걸은 뒤 산티아고 성당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그곳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를 보면 그 길의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김남희의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2』를 보면 그 길의 ‘오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떠세요? 산티아고, 그곳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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