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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오비 콘서트 - 10년 전을 추억하다(2006년 5월 20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홀연히 사라졌다 10년 만에 찾아온 공일오비(01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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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오래전 얘기는 아닙니다. 공중전화 요금이 동전 2개던 때가..”
조명이 켜지고 영상을 통해 들어온 이 암호 같은 글귀에 공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참아왔던 간절한 함성을 내지른다. 그렇다, 이제는 모두가 자신 만의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지만 동네 구멍가게 앞 공중전화에 구릿빛 동전 2개를 넣으면 ‘띠~’ 통화음이 울리던 시절이 있었다. 한참은 거슬러 올라가 누구는 중학생이고, 누구는 대학생이었던 그 시절, 그 아득한 시절에 우리는 이들의 음악에 열광했다.

홀연히 사라졌다 10년 만에 찾아온 공일오비(015B)!
공일오비는 지난 1996년 6집 〈sixth sense〉를 끝으로 활동을 접었다. 그간 장호일은 그룹 ‘지니’나 TV 프로그램에서 간간히 패널로 활동했으나, 정석원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그렇게 꼬박 10년을 기다린 공연이기에 본격적인 무대가 열리고 기타를 연주하는 장호일과 건반 앞의 정석원이 눈에 들어오자 공연장의 함성도 높아진다.


‘공일오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객원가수’!

첫 곡을 부를 객원가수가 등장하자 여기저기 술렁인다. 화면에 클로즈업 된 얼굴이 누군지 맞히느라 난리다. 노래가 시작되고 떨리는 미성이 퍼지자 팬들은 그가 이장우임을 확신한다. 공일오비를 거쳐 간 수많은 객원가수들. 개인적으로 음반을 낸 가수들도 있지만 대부분 그들 역시 활동을 접었기에 이 무대에 어떤 가수가 오를지, 또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지도 최대 관심사인 것이다.

공일오비는 ‘노래 잘 부르는 사람만 가수 되고 음반 내던 법칙’을 과감히 허물었다. 사실 장호일과 정석원 모두 가창력을 얘기하기엔 민망한 지경이기에 이들에게 ‘객원가수제’란 생존을 위한 유일한 돌파구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색다른 도전은 노래마다의 느낌을 극대화함은 물론, 공일오비만의 색채로 떠올라 결국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뒀다.

이번 공연에는 4명의 객원가수가 무대에 올랐다. 미성의 이장우를 비롯해, 바이블레이션의 최고봉 조성민, 원조 꽃미남 김태우, 그리고 윤종신(김돈규와 멤버 중 조형곤의 부재가 아쉬웠다). 이들이 ‘5월 12일’, ‘어디선가 나의 노랠 듣고 있을 너에게’, ‘슬픈 인연’, ‘세월의 흔적 다 버리고’, ‘H에게’ 등을 부르는 동안 모두의 시간은 90년대 초반 그 어디쯤으로 이동해 그 시절의 그 어떤 사랑을 떠올리며 노래 한 소절 한 소절에 애달픈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

속마음을 읽어 내린 공일오비표 가사들!

여기서 잠깐 장호일의 독특한 랩이 돋보였던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의 한 대목을 살펴보자. ‘더 좋은 남잘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망설이니 그러면 그는 이 세상에서 너보다 더 좋은 여자가 없을 것 같아 너를 사랑하겠니 사랑에는 자존심이 없는 거야’

공일오비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이렇듯 마음을 다 읽어 내린 담백한 가사에 있지 않았을까?!

이룰 수 없는 사랑, 그러나 마음 한 켠에 담아 영원을 기약하는 스무 살 맑은 영혼만이 담아낼 수 있었던 절대 순수의 노래는 물론, ‘오래된 연인’, ‘수필과 자동차’, ‘신인류의 사랑’, ‘친구와 연인’ 등에 드러난 속내(이제 그만 내게 올 만도 한데 계속 재고 있는 그녀, 마음보다는 조건이 우선인 사랑, 그 마저도 다 식어버리고 의무만 남은 관계, 그것도 없는 처량한 솔로..)에 노래를 들으면 심리상담이라도 받은 듯 후련해졌던 것이다.

때문에 당시 공일오비는 서툰 사랑에 힘겨웠던 대학생들에게 더욱 인기였으며, 상대방에게는 공일오비 음반을 한 장 건네는 것으로 대타협의 여정에 동참케 하는 효과가 있었다.


체력은 달려도 감성은 더 풍부해져!

6장의 앨범을 쉼 없이 돌며 공일오비의 매력에 흠뻑 잠겨 있는 동안 이른바 ‘달리는 무대’가 이어진다. 장호일과 정석원, 4명의 객원가수, 그리고 이 어르신들을 보필할 케이준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평균 나이가 35세를 넘어 율동은 추억의 브레이크 댄스에 골반 흔들기 춤, 그것마저도 숨이 차 멤버들의 안색이 변하기 일쑤다. 특히나 가장 힘겨워하는 윤종신이 엉거주춤 점프를 시도할 때는 안쓰러운 마음까지 든다. 실제로 과거 술과 담배를 일삼으며 공연 쫑파티로 무도회장을 즐겼던 이들은 오늘 공연 뒤에는 찜질방에서 글루코사민을 비롯한 각종 자양강장제를 복용? 거란다(^^).

2시간을 내지른 공연에 한껏 달아오른 무대 위 조명이 잠시 꺼지고 또다시 암호 같은 글귀가 떠오른다. “이 노래가 없었다면 공일오비도 윤종신도 없었습니다”라고. 그렇게 이어진 노래는 바로 ‘텅 빈 거리에서’. 헤어진 첫사랑을 우연히 다시 만나면 이런 기분일까? 반가움 보다는 아련한 상처에 팬들이 내지르는 함성엔 얼마간의 원망과 아쉬움이 묻어난다. 그런 팬들의 마음을 읽은 듯 그 어느 때보다 열창하던 윤종신은 결국 눈시울을 적셨다.


공일오비, 추억을 뛰어넘다!

‘추억은 아무런 힘이 없다’고 했던가?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게도 절실했던 사랑을 다시 만나도, 이미 추억속의 사람이기에 손 한번 맞잡을 수 없다. 그러나 추억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다. 지나가버렸지만 아픔까지도 충분히 아름답다.

공일오비의 이번 무대는 특별할 것 없는 연출, 다소 열악했던 음향시설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지니고 있는 이 ‘추억’이라는 강력한 특수효과 덕분에 빛을 발했던 공연이 아닌가 싶다.

‘이젠 안녕’을 끝으로 공연은 끝이 났지만, 공일오비는 이번 여름 7집 앨범을 발표하고 다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추억을 뛰어넘어 팬들과 새롭게 호흡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과거 공일오비에 익숙한 팬들의 마음을 공략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추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10년이라는 세월이 벌려놓은 음악적 공백까지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도와 세련된 음악으로 90년대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공일오비! 그들이 또다시 공일오비 만의 감성코드로 팬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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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B (공일오비) 7집』 015B(공일오비) 노래 | 만월당 | 2006년 08월
10년만의 컴백공연인 5월 공연과 성공적인 8월 공연에서 사라지지 않은 그들의 저력을 보여준 015B의 7집! 7집에는 기존 가수로 박정현, 클래지콰이의 호란, 유희열, 다이나믹듀오, 버벌진트(랩), 요조(허밍어반스테레오, 스윗드랍콜랩스 등의 객원 보컬)등이 참여했다. 또한, 지난 공연에서 팬들 앞에 선 케이준, 신보경, 조유진 등 오디션을 통해 뽑힌 재능 있는 신인들이 객원으로 참여해 앨범의 음악적 색깔을 다양하게 만들어줬다. 그리고 예전 활동 시에도 밴드에 싱어가 없는 객원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하고 방송활동을 하지 않는 등 기존 관행을 거부했던 그들의 이번 7집 앨범활동 스타일은 더 분화(?)되고 강화된 "플래툰시스템"으로 진행 되어 질 것이다.

『015B (공일오비) - Final Fantasy : Special Pack (1만장 스페셜 에디션 한정판)』 015B(공일오비) 노래 | 만월당 | 2006년 05월
10년만에 컴백을 발표한 015B와 21세기 미래지향적인 음악을 선보이는 젊은 뮤지션들이 함께 만들어낸 "Final Fantasy"는 Old generation vs New generation 이 아닌, 두 세대간의 교감을 위한 앨범이다. 이 앨범이 전하는 또 다른 메시지는 '환영'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새로운 음악을 선사할 015B를 환영하는 팬들과 그들의 귀환을 함께 환영하는 후배 뮤지션들이 뛰어난 음악성으로 그들을 위해 준비한 메시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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