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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의 애정

완전하지는 않지만 충만한 그 순간에 대한 세밀한 기록, 사소한 애정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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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 책 『책, 고양이, 오후』는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것 같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충만한 시간에 대한 세심한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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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위즈덤하우스 편집자 이소중입니다.

 

책, 고양이, 오후 이 세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저는 기분 좋은 나른함에 사로잡힙니다. 그 나른함은 한가하고 따뜻하고 충만한 느낌을 주고요.


마치 오늘 소개해드릴 책, 『책, 고양이, 오후』처럼 말이죠.

 

탄산 고양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전지영 작가는 『책, 고양이, 오후』를 통해 책과 고양이와 함께하는 고요하면서도 자유로운 싱글라이프를 보여줍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낸다는 작가의 일상에는 쓸쓸한 표정이 별로 없습니다.


대신 삶의 매 순간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애정을 가지려고 합니다. 책을 읽고 고양이를 돌보고 요가를 하는 것도 그런 애정의 일환입니다.


작가는 책을 읽으며 지금 이 순간이 누군가는 평생 바라던 순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요가를 하며 나 자신을 바꿀 수는 없지만 조금씩 노력할 수는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함께 사는 고양이 세 마리를 보며 어제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아가기도 하고요.

 

『책, 고양이, 오후』에는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한 전지영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도 담겨 있습니다. 책 읽는 여자와 고양이 그림들은 지금 이 순간의 애정을 추구하는 이 책의 감성을 더욱 잘 보여줍니다.

 

또한 『책, 고양이, 오후』에는 전지영 작가가 사랑하는 열 명의 소설가와 그들의 작품이 소개되어 있는데요, 프란츠 카프카, 레이먼드 카버, 로맹 가리 등의 이야기는 한 편의 소설이 한 작가의 삶을 어떻게 아우르는지 보여줍니다. 미처 몰랐던 소설가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 작가들의 책을 읽고 싶어지지요.


저는 실제로 『책, 고양이, 오후』의 편집을 진행하면서 이 책에 소개된 어슐러 르 귄의 책을 다시 읽어보았고, 어슐러 르 귄이라는 소설가와 좀 더 친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분들 역시 저와 같은 기분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책, 고양이, 오후』의 프롤로그에는 이런 말이 등장합니다.


“누구라도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혼자가 아니게 된다. 그것은 우리가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혼자일 수밖에 없는 독서를 하며 아이러니하게도 소설가 혹은 책 속의 누군가와 소통하고 공감한다는 작가의 말은 평범하지만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처럼 이 책 『책, 고양이, 오후』는 혼자이지만 혼자가 아닌 것 같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충만한 시간에 대한 세심한 기록입니다.

 

새로운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어떤 것은 지고, 어떤 것은 새롭게 피어나겠죠. 사소한 일상을 선명하고 생기 있게 기록한 이 책 『책, 고양이, 오후』는 이런 날에 더 좋은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오늘에 더 많은 애정이 깃들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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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은 공적인 장소에서는 슬픔을 감추고 어른답게 행동할 수 있었지만, 아파트에 혼자 있을 때면 감정의 봇물이 터졌다. 사라의 부재를 생각하면 참을 수 없는 비통함이 북받쳐올랐고, 그러면 방바닥에 쓰러져 흐느끼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그는 공처럼 둥글게 몸을 웅크린 채, 꺽꺽거리는 오열에 몸을 떨었다. 눈물과 콧물이 얼굴을 타고 내리고,파상적으로 몰려오는 고뇌가 점점 더 큰 파도로 변하다가 마침내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도저히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정도로 지독한 고통이었다. 몇 분 혹은 몇 시간이 지나면 파도는 사라졌고, 그는 녹초가 되어 잠에 빠져들곤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 사라가 없는 하루를 또 맞이해야 했다.

닐의 아파트에 사는 나이든 여성은 괴로움은 시간이 흐르면 줄어들 것이라면서 그를 위로하려고 했다. 결코 죽은 아내를 잊는 일은 없겠지만, 적어도 앞으로는 나아갈 수 있게 된다고. 그러면 언젠가는 다른 여자를 만나 행복을 느낄 것이고, 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 때가 오면 천국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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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엘리)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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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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