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판정을 받은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인생의 전생기에 찾아온 암 선고
그는 항암치료를 받는 대신에 적극적으로 진료 활동을 하게 되는데요. 그런 그의 기록을 보면 죽음 앞에 선 한 인간의 절망이 아닌 존엄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숨결이 바람될 때
폴 칼라니티 저/이종인 역 | 흐름출판
이 책의 저자는 폴 칼라니티 입니다. 의사였던 그는 서른 여섯 살에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죠. 그는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미국 신경외과 학회에서 수여하는 최우수 연구상을 받을 정도로 최고의 의사 중 하나로 손꼽혔다고 합니다. 여러 대학의 교수 자리를 제안 받기도 하는 등 이제 정말이지 인생의 전성기가 찾아오고 있었던 것이죠. 그런 순간에 그에게 찾아온 것이 바로 암 선고였습니다.
이 책은 암 판정을 받은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벌어진 일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항암치료를 받는 대신에 적극적으로 진료 활동을 하게 되는데요. 그런 그의 기록을 보면 죽음 앞에 선 한 인간의 절망이 아닌 존엄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이 책의 발문이 눈에 띄는데요 '내 딸 케이디에게' 라고 남겨져 있습니다. 흔하디 흔한 발문일지 모르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짧은 발문이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지미 헨드릭스 : 록스타의 삶
찰스 R. 크로스 저/이경준 역 | 1984(일구팔사)
개인적으로 전기를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중에서도 예술가들의 평전을 좋아하는 편인데요 그중에서 또 분류를 고르자면 음악가들의 삶을 다룬 평전을 즐겨 읽는 편입니다. 왜그런가 생각해보면 개인적인 생각에 음악을 하는 이들의 삶이 다른 예술가들의 삶에 비해 업과 다운의 대비가 조금 더 심한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그 이유는 무대 위와 무대 아래가 시간의 질로나 양으로나 워낙 극명하게 대비되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죠. 그리고 이런 요소들은 록스타 지미 헨드릭스라면 더 말할 것도 없을 겁니다.
이 책은 전기 작가 찰스 크로스가 지미 헨드릭스의 인생을 파고들어 쓴 평전입니다. 4년 동안 무려 352회의 인터뷰를 하고 다른 자료들을 섭렵해서 쓴 그야말로 발로 쓴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록음악의 역사에서 지미 헨드릭스 만큼 신화화된 인물도 드물 것입니다. 그것은 그의 탁월한 재능 때문이기도 하고, 너무 빨리 허리가 꺾였기 때문이기도 할겁니다. 그는 약 4년간 활동을 하고 27세의 나이에 요절을 했죠. 지미 헨드릭스의 음악을 들어보면 그 자체로도 혁신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주법 역시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화려 했습니다. 그런 활동만큼이나 삶의 굴곡 역시 극단을 오가기도 했습니다.
그런 지미 헨드릭스 였기에 신화화 하고자 한다면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었을텐지만 이 책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이 책의 역자 역시 이 평전의 장점으로 지미 헨드릭스를 노골적으로 신화화 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을 꼽고 있는데요. 그만큼 지미 헨드릭스의 공과 과를 제대로 짚어내고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도에서 사라진 종교들
브라이언 딜런 저/이문희 역 | 작가정신
이 책은 도현신 저자의 책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테마자체가 굉장히 역설적이죠. 사실 종교라는 것이 한시적인 가치를 넘어선 초월, 영원과 관련이 있는데 그와 같은 종교가 일시적으로 존재하다가 사라진 사례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들여다보면 조로아스터교, 샤먼교 등 모두 6가지 소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신화라 말할 수 있는 바빌론 신화가 담긴 에누마 엘리시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시작 합니다. "인간은 신에게 봉사하기 위해 창조되었다" 라는 구절인데요.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종교를 대하는 입장은 그와 정반대로 보입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애초에 종교와 신을 만든 장본인은 인간이다."라고 분명하게 적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저자는 종교 밖의 시각에서 역사의 시선을 통해서 지금은 사라진 종교의 흥망성쇠를 담담하게 적어내려가고 있습니다.
다루는 대상의 방대함에 비해서 서술방식이나 양이 다소 주마간산 같다는 아쉬움이 없진 않습니다만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교양서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보입니다.
Closing Poem
189회 - 과꽃 by 김영태 / 190회 -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by 자크 프레베르
BGMs
오프닝 : Carcass (by NarcissCreativeLab)
내가 산 책 : 아침 공원에서 (by 심동현)
책, 임자를 만나다 : 우리가 함께라면 (by 좋은친구)
에디터스 통신 BGM : 나의 목소리 너의 메아리 (by 스프링 필드)
로고송 : 요조(YOZOH) / 캐스커(융진)
소리나는 책 : 일곱 번째 여름 (by 스프링 필드)
세리가 만난 사람 : 벚꽃의 거리 (by 심태한)
클로징 BGM : first kiss in the rain (by 스프링 필드)
이달의 Book Trailer
세상이 조용하다고 생각한 소녀가 있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원래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한 소녀는 나중에야 자신만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싶었던 소녀는 자신 대신 소리를 들어줄 귀가 큰 토끼 ‘베니’를 그리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자신이 만들어낸 토끼 ‘베니’와 함께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한 소녀에 대한 희망과 그림에 대한 것이다.
그녀가 잘할 수 있는 일은 그림을 그리는 일뿐이었다. 조금씩 자신의 그림을 알리고 유명해지기도 한 그녀는 자신 대신 많은 일을 해주는 토끼 ‘베니’에게 감사해하며 유쾌하게 살아간다. 그렇지만 몇 년 전, 그녀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전적 병인 이 병은 점점 시야가 좁아지는 병으로 결국에는 아예 보이지 않게 되며 아직까지 치료법도 없다고 한다. 세상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조금씩 맺어가던 그녀는 이제 자신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는 것에 슬퍼하지만 그 안에서 다시 희망을 찾는다.
언제나 유쾌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는 매일매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행복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많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빛이 완전히 사라져도 그녀는 계속 그림을 그릴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그녀는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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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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