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울 때 우리는 얼굴을 가립니다.
‘얼굴 없는’이라는 관용어는 ‘정체를 알 수 없는’이라는 뜻이지요.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은 대부분 얼굴을 몸보다 크게 그립니다.
미술 치료에서는 얼굴을 어떻게 그리는지를 보고
그 아이의 상처라든가 심리를 읽을 수 있다고 하죠.
얼굴이 마음의 반영인 까닭일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말 ‘얼굴’은 ‘얼’과 ‘꼴’이 만난 단어라고들 하죠.
얼의 꼴, 그러니까 영혼의 생김새가 겉으로 나타난 게 얼굴이라는 겁니다.
또는 ‘얼’과 ‘굴’, 그러니까 얼이 깃드는 굴 혹은 골짜기라는 설명도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얼굴을 쓰다듬는 행위에는 각별한 애틋함이나 쓸쓸함이 있습니다.
마주 앉은 연인이 손을 뻗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만질 때...
나이든 사내가 자신의 두 손으로 얼굴을 쓸며 마른세수를 할 때...
그건 영혼을 쓰다듬고 있는 거니까요.
철학자 레비나스는 ‘타자’가 우리에게 ‘얼굴’로 다가온다고 했는데요.
얼굴이란 모든 주체가 자기를 드러내는 통로이기 때문이라고요.
사람이 만나는 건 결국 얼굴이 만나는 것입니다.
얼굴을 뜻하는 영어 face에는 마주하다는 뜻도 있죠.
얼굴이란 그러니까 이렇게 마주하기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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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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