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불후의 칼럼 > 이동진의 빨간책방 > 책, 임자를 만나다
시대와 인간을 통찰하는 날카로운 시선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존 그레이
누군가는 이 책이 “겸손”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고, 또 누군가는 인간에 대한 신랄한 관점에 분노하며 성급하게 책을 덮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저자가 던져 준 성찰의 지점들을 다시금 곱씹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존 그레이는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사유의 지평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 꼭 만나 봐야 할 저자다.
동물과 비교해서 인간을 규정하는 말들 참 많죠. 호모 사피엔스, 호모 에렉투스, 호모 하빌리스, 호모 루덴스 등등… 이런 용어들 거의 다가 다른 동물보다 인간이 우월하다는 걸 내포하고 있는데요, 반대로 부정적인 의미에서 인간을 규정하는 조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존 그레이라는 영국 정치철학 교수가 만든 ‘호모 라피엔스’도 그런 말인데요 ‘약탈하는 인간’이란 뜻입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오만함으로 인류 역사에 남긴 온갖 기만들을 철저히 반휴머니즘적 시각에서 고발하고 있는 이 책, 오늘 한 번 다뤄보겠습니다.
※ 65-66회 <책, 임자를 만나다> 도서 ※ 감수성이 풍부하고, 비밀을 사랑하며, 글쓰기를 좋아하는 한 소녀가 자신이 보고 판단한 것을 온전한 진실이라고 믿고 행동했다가 한쌍의 젊은 연인을 파멸로 몰아가는 이야기 『속죄』 이언 매큐언의 이 작품은 치밀한 구성,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 뚜렷한 개성을 지닌 등장인물들에 대한 탁월한 심리묘사, 섬세하고도 장중한 문체,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작가의 작품들 중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음 <책, 임자를 만나다>시간에서 함께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존 그레이> 저/<김승진> 역14,400원(10% + 5%)
책의 원제에 등장하는 단어 Straw Dags, 즉 지푸라기 개는 고대 중국인들이 제사를 지낼 때 신에게 바치기 위해 만든 희생물이다. 이 개는 제사가 끝날 때까지는 최고의 예우를 받았지만 제사가 끝나면 내팽개쳐졌다. 이 책의 저자 존 그레이는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인간의 오만과 편견이 지구를 위협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