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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는데도 자격증이 필요하다면?
국가고시보다 어려운 ‘결혼면허’ 이야기
지난해인 2012년 결혼 33만 쌍, 이혼 11만 쌍 소식이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결혼건수는 32만9220건으로 전년(33만 1543건) 대비 0.7%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혼건수는 2011년 11만 4707건에서 지난해 11만 4781건으로 0.7%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혼이 결혼의 3분의 1 수준까지 높아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 책 《결혼면허》 또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고 있으며, 운전면허가 있어야 운전할 수 있듯이 결혼면허를 따야 결혼할 수 있다는 발상이 기발하면서도 재미있는 소설이다.
소리 나는 책
오늘 소리 나는 책에서는 평소와 다르게 비문학 책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2주간 ‘책, 임자를 만나다.’ 시간에서 다룬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인데요, 지금까지 지켜온 규칙을 깨고 소리 나는 책에서 처음으로 비문학 책을 전해드리는 것이니만큼 정말 들려드리고 싶은 좋은 글이 많습니다. 기대해주세요.
한 판 시합을 시작해보자. 내 이야기 대 아버지의 이야기. 이것은 내 몸의 자서전이고, 내 아버지 몸의 전기이고, 우리 두 사람 몸의 해부학이다. 내 아버지의 이야기이고, 아버지의 그 지칠 줄 모르는 몸 이야기이다. 이것은 나의 연구 결과이다. 나는 이런 것을 배웠다. 생존의 잔인한 현실, 벌거벗은 육신의 탈을 쓴 연약하고 덧없는 생명, 불쌍하고 발가벗은 두 발 짐승에 불과한 인간들, 내 몸과 아버지의 몸과 모든 사람의 몸에 깃든 아름다움과 비애. 죽음을 받아들이세요, 나는 이렇게 말하는지도 모른다. 삶을 받아들이거라, 아버지의 대꾸는 이해되고도 남는다. 대체 어쩌다가, 나는 자연스러운 죽음에 반쯤 홀렸는가? 내 나이 고작 51세인 것을. 영국의 소설가 마틴 에이미스는 말했다. ‘언제일지 몰라도 반드시 때가 온다. “안녕”이 반기는 인사가 아니라 작별 인사가 되었구나 깨닫는 때가 온다. 그리고 죽음, 그것은 삶이라는 임시직 후에 찾아오는 상근직이다. 이제는 애써고개를 틀지 않고는 반대쪽을 바라볼 수가 없으니, 죽음이 다가오는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문학동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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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태그: 결혼면허, 조두진,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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