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롭게 한 수를 놓듯 인생의 판을 채워라
위기십결에서 배우는 사천 년의 지혜
이 책은 바둑을 잘 두기 위한 비법을 가르치는 게 그 목적이 아닙니다. 바둑을 두며 이삭처럼 주운 지혜들을 함께 나누고자 지은 책입니다. 바둑과 더불어 제가 옆에 끼고 읽어온 노장 사상과 다른 동양고전, 명저들에서 읽은 얘기들도 덧보탰습니다.
바둑판을 흔히 인생에 비유합니다. 바둑은 판 전체의 국면을 읽고 부분적인 형세와 변화를 정확히 판단해서 돌 한 점을 놓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지요. 살다보면 풀어야 할 많은 난제와 만나고, 수없이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나아갈 때가 있는가 하면 조용히 물러설 때가 있습니다. 공세를 취해야 할 순간에 수세를 취하고 수세를 취해야 할 순간에 공세를 취하면 낭패를 보게 되는 것은 바둑이나 인생이나 마찬가지지요. 바둑을 두어오며 인생에서 필요한 지혜를 얻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 책은 바둑을 잘 두기 위한 비법을 가르치는 게 그 목적이 아닙니다. 바둑을 두며 이삭처럼 주운 지혜들을 함께 나누고자 지은 책입니다. 바둑과 더불어 제가 옆에 끼고 읽어온 노장 사상과 다른 동양고전, 명저들에서 읽은 얘기들도 덧보탰습니다.
바둑의 기원은 4천 년이 넘습니다. 따라서 바둑은 4천 년 이상 쌓이고 깊어진 동양의 처세철학과 지혜가 농축된 하나의 보고(寶庫)입니다. 바둑은 집중력을 키우고 두뇌를 개발하게 합니다. 선택의 순간에 경솔함을 삼가고 신중하게 만듭니다. 아울러 나를 다스리고[修身齊家] 천하를 경영하는 법[治國平天下]을 배울 수 있는 아주 훌륭한 교육수단입니다.
조지 레너드라는 사람은 《교육과 황홀경》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참된 교육은 황홀감과 해방감을 준다. 참된 배움의 순간이 기쁨의 순간이다.” 배움은 자연스럽고 즐거운 모험이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몰입할 수 있습니다. 강압과 반복은 배움을 지겹고 두려운 일이 되게 합니다.
바둑은 배움의 순간을 기쁨의 순간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최고의 교육수단입니다. 바둑을 두면서 틀에서 벗어나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법, 감정을 다스리고 억제하는 법, 정신을 강하게 수련하는 법, 약할 때 생존하는 법, 위기에서 벗어나는 법, 자산을 관리하는 법, 경쟁자를 친구로 만드는 법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허물을 벗지 못하는 뱀은 도태되는 법입니다. 낡은 지식을 새로운 지혜로 대체하지 못하면 허물을 벗을 수가 없습니다.
누추한 집이나마 금(琴)도 있고 책도 있네. 타기도 하고 읊기도 하며 이내 즐거움 누린다오. 어찌 달리 좋아함이 없으리오마는 이렇게 조용히 사는 게 즐겁다오. 아침엔 정원에 물을 주고 저녁엔 초가집에 몸을 눕히오. 사람들이 보배로 여기는 것도 나에게는 외려 진귀하지 않다오. 같이 좋아하는 것 없다면 어찌 친할 수 있을꼬. 나는 좋은 친구를 구하다가 그리던 사람을 정말로 만났구려. 기뻐하는 마음 잘 맞았고 사는 집도 이웃이라오. -도연명, 〈방참군에게 답하다〉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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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부득탐승(不得貪勝)으로, 바둑은 이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나 너무 승부에 집착하면 오히려 그르치기 쉽다는 뜻입니다. 둘째, 입계의완(入界宜緩)은 포석을 끝내고 중반으로 넘어갈 때 승패의 갈림길에서 너무 서두르지 말고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셋째, 공피고아(攻彼顧我), 섣부른 공격은 화를 자초할 뿐이니 나의 약한 곳부터 지켜둔 다음에 공격하라는 뜻입니다. 넷째, 기자쟁선(棄子爭先)은 돌 몇 점을 사석으로 버리더라도 선수를 잡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섯째는 사소취대(捨小就大)로,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는 뜻입니다. 큰 것과 작은 것을 정확하게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지요. 여섯째, 봉위수기(逢危須棄)는 위험을 만나면 모름지기 버릴 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생사가 불확실해 보이는 말은 일단 가볍게 처리하는 것이 요령이지요. 일곱째, 신물경속(愼勿輕速)은 경솔하게 착점하지 말고 신중하게 두라는 뜻입니다. 대국 자세가 올바를 때보다 깊고 정확한 수를 읽을 수 있지요. 여덟째 동수상응(動須相應), 바둑판 위에 놓인 돌은 그 하나하나에 생명력이 있는 것처럼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합니다. 그러므로 착점을 하기 전에 자기편 돌의 호응과 상대편의 움직임을 깊이 궁구해야 합니다. 아홉 번째, 피강자보(彼强自保)는 상대방이 강하면 스스로를 먼저 보강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마지막 열 번째, 세고취화(勢孤取和)는 적이 압도적으로 포진하고 있는 세력 속에서 고립되어 있을 때는 싸우지 말고 화친을 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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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 판의 바둑, 우리에게는 한 수의 지혜가 필요하다 바둑은 묵언의 수행이다. 요즘 사람들은 빠른 것, 현란한 것에만 취해 있지만,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일수록 바둑이 보여주는 의미는 크다. 바둑에 몰입하는 시간을 통해 사람은 본래의 평정심을 되찾고 바른 길을 생각해낼 수 있다. 바둑에 대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