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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종학 PD가 사랑했던 배우들

드라마의 거장, 김종학 PD가 세상에 남긴 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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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3일, 세상을 떠난 고 김종학 PD의 발인식이 오늘 열렸다. 방송계는 ‘한국 드라마계의 큰 별을 잃었다’며 애도하고 있다. 김종학 PD는 전작 드라마 <신의>를 제작하며 배우들의 출연료, 스태프들의 임금 미지급 사태로 힘들어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의 거장 김종학 PD의 마지막은 쓸쓸했지만, 그의 유작은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남을 것이다.

   故 김종학 PD가 세상에 남긴 유작


인간시장(1988년)

김홍신의 베스트셀러 『인간시장』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김종학 PD가 연출, 송지나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당시 단역이었던 박상원이 <인간시장>을 통해 스타 반열에 올랐다. 철거민 문제나 재벌들의 비리 등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며 기존 드라마와는 차별화된 작품이다. 극은 주인공 장총찬(박상원)이 고시 공부를 위해 입산했다가 도사에게 무술만 배우고 하산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 정의의 편에 서서 약한 사람들을 돕는 신화 같은 인물이 되는 장종찬. 경찰 유치장 신세를 지다가 사회의 비리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인간시장>의 프로듀서인 오다혜(박순천)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가까워진다. 이 드라마는 2004년 SBS를 통해 <2004 인간시장>으로 리메이크됐다.


여명의 눈동자(1991~1992)

소설가 김성종의 10권 분량의 소설 『여명의 눈동자』를 바탕으로 제작된 김종학 연출, 송지나 극본의 작품. 최재성, 채시라, 박상원, 고현정이 출연했고 이들 모두는 <여명의 눈동자> 이후 스타덤에 올랐다. 중국 본토와 필리핀 등에서 현지 로케이션으로 총 제작비 72억 원, 한 회당 제작비 2억 원이 들었다. 당시 드라마 제작환경에 있어서는 최고의 스케일이었다. 평균 시청률 44.3%를 기록하며 남녀노소 모든 시청자들의 귀가 길을 재촉했으며, 김종학 PD는 이 작품으로 성공을 거둔 뒤, 1992년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총 제작기간이 2년 4개월, 출연자와 엑스트라가 모두 21,000명이었다. 한 고등학교에서는 시청을 권장하는 내용의 훈화가 있었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역사교육 자료의 일환으로 드라마 테이프를 요청하기도 했다.


모래시계(1995)

<여명의 눈동자>를 성공시킨 김종학, 송지나 콤비가 다시 한 번 손을 잡은 드라마. 19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격동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세 명의 주인공을 통하여 묘사하였으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처음으로 다룬 드라마다. 평균 시청률 50.8%를 기록할 정도로 방영 기간 내내 대단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당시 <모래시계>가 방송되는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모두 일찍 귀가해 거리가 한산할 정도여서 모래시계를 '귀가시계'라고 부르기도 했다. 국회의원 홍준표의 실제 일대기를 소재로 다루기도 했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실제 필름을 드라마 방영 중간에 삽입하기도 했다. <여명의 눈동자>에서 함께 연기했던 최민수, 고현정, 박상원이 연이어 출연했고 이정재는 <모래시계>를 통해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백야 3.98(1998년)

강은경, 한태훈의 극본으로 김종학 PD가 연출한 작품으로 안기부요원 민경빈(이병헌)과 북한의 킬러 권택형(최민수), 핵 물리학자의 딸 아나스타샤(심은하)의 사랑과 최첨단 핵무기와 관련된 음모를 둘러싼 남북한 그리고 미국, 러시아 등의 정보기관이 벌이는 첩보전을 그렸다. 원작은 강은경 작가와 함께 극본을 집필한 한태훈 교수의 동명소설이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촬영한 초대형 액션 드라마로 신현준, 심은하, 이병헌, 이정재, 진희경, 최민수 등 당대 최고의 톱스타들이 출연해 주목을 끌었다. 방송 첫 회에 시청률 32.2%를 기록하며 단숨에 종합 시청률 3위에 올랐지만, 후반부에 들어서서는 김종학 PD의 전작에는 못 미치는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김종학 PD는 당시 흔치 않았던 수중 카메라, 미니어처, 컴퓨터그래픽 등을 사용한 특수촬영을 선보여 연출가로서의 능력을 인정 받았다.


대망(2002년~2003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경제 이야기와 남자의 야망과 사랑을 그린 최초의 HD로 제작된 드라마. 김종학, 송지나의 작품으로 장혁, 이요원, 한재석, 손예진, 박상원 등이 출연했다. 이 작품으로 김종학 PD는 2003년 백상예술대상 연출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드라마상, PD연합회대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태왕사신기(2007년)

고구려 광개토태왕의 일대기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서사 무협 드라마. 역시 송지나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배용준, 문소리, 이지아, 박상원, 최민수 등이 출연했고 430억 원의 어마어마한 제작비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첫 방송부터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최고 시청률 35.7%를 기록하며 최고의 판타지 드라마로 찬사를 받았다. 한편 김진 작가가 자신의 작품 『바람의 나라』를 표절했다고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故 김종학 PD가 사랑했던 배우들


박상원

김종학 PD의 1998년작 <인간시장>으로 드라마에 데뷔해 <우리 읍내>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대망> <태왕사신기> <신의> 등 김종학의 거의 모든 작품에 출연했다. ‘김종학의 페르소나’로 불렸던 박상원은 김종학이 새 작품을 연출할 때면 언제나 가장 먼저 부르는 배우였다. 박상원은 고 김종학 PD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낭독했다. 박상원은 “강한 듯하지만 너무 감성적이었던 감독이었다. 척박했던 한국 드라마계에 선구자 역할을 해주셨던 분이다. 처음으로 도입한 야외촬영, 해외촬영 등 감독님의 공은 헤아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민수

<모래시계>에서 태수 역으로 김종학 PD와 인연을 맺은 최민수는 이후 <백야 3.98> <태왕사신기> <신의> 등 김종학의 작품에 연이어 출연했다. 전작 <사랑이 뭐길래> <엄마의 바다>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최민수는 <모래시계>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연기의 정점을 찍었다. 최민수가 연기한 ‘태수’는 <모래시계>를 잊지 못하는 드라마 팬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이름이다. 최민수는 김종학과의 각별한 인연으로 <신의>에서 ‘적월대’ 대장 역으로 카메오 출연했다.



고현정

미스코리아로 데뷔한 고현정에게 연기를 알려준 사람이 김종학 PD다. 고현정은 <여명의 눈동자>에서 박상원을 좋아하는 ‘명지’ 역을 맡아 많지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종학은 후속작 <모래시계>를 준비하며 여주인공으로 고현정을 낙점했고, 고현정은 성장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기대에 부응했다. <모래시계>에서 카지노 대부의 외동딸 윤혜린 역을 맡았던 고현정은 “연기 인생 가장 순수했던 시절의 작품이 <모래시계>”라고 밝히기도 했다. 고현정은 <모래시계>를 끝으로 결혼을 하며 방송 활동을 중단했고 <봄날>로 복귀하기까지, 시청자들에게 여전히 윤혜린으로 기억됐다.


이정재

김종학 PD와는 <모래시계> <백야 3.98>, 단 두 작품만 했지만 이정재에게 평생 잊지 못할 인물 ‘백재희’ 캐릭터를 선물한 연출가가 김종학이다. 이정재는 극중 과묵하고 헌신적인 보디가드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이정재는 “<모래시계>가 내 전성기였던 것 같다. 당시 대사가 무척 적었는데, 재희의 대사를 줄이라는 명이 떨어져서 말 없는 신비한 캐릭터가 됐다”고 말했다. 김종학은 3년 뒤 방송된 후속작 <백야 3.98>를 연출하며 이정재에게 ‘이영준’ 역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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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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