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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14] 세기의 바람둥이, 그리고 그를 기다린 여인의 노래 - 그리그 <페르 귄트 모음곡>

바람둥이 페르 귄트의 모험담, 서정적이고 신비롭게 뒤바꾼 그리그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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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결이 있는 한 공연의 연주곡이자, 한 사람 일생의 배경음악이어서 그런지, <페르 귄트 모음곡>의 곡들은 각각 색깔이 다르다. 완전히 다른 음악 같지만, 페르 귄트의 여정을 떠올려 보면, 금세 한 맥락으로 수렴된다. 각각의 노래가 좋지만, 그 중 두 번째 음악 ‘오제의 죽음’은 죽음의 애통함, 비통함을 절절하게 그리고 있는 노래다. 음악만 듣고 있어도, 당장 가슴 아픈 기억이 새록 떠오를 것만 같은 감수성 짙은 곡이다.

입센의 희곡에 붙인 관현악곡 <페르 귄트 모음곡>


페르 귄트 모음곡의 첫 번째 곡 - Morning Mood

‘페르 귄트’라는 제목을 보고, 작곡가 그리그가 페르 귄트라는 사람에게 헌정한 곡인가 싶었는데, <인형의 집>으로 잘 알려진 극작가 입센이 쓴 희곡의 제목이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페르 귄트는 노르웨이 민속 설화를 바탕으로 쓴 5막짜리 희곡이란다.

“지난주에는 동유럽 체코 출신의 음악가들에 관해서 이야기해보았다면, 이번 주에는 북구 유럽 음악가를 만나볼까. 노르웨이는 피요르가 아름다운 나라지. 언젠가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은 곳이야. 노르웨이 출신 음악가 그리그는 바로 옆 나라인 핀란드 출신 시벨리우스와 함께 북유럽을 대표하는 작곡가야.”

오늘의 미션곡, 페르 귄트 모음곡은 낯선 제목과 달리 굉장히 친숙한 곡이다. 워낙 개성 있고, 통통 튀는 노래라 한번 들으면 잊지 어려운 까닭도 있지만, CF 음악이나 다큐멘터리의 배경음악으로 종종 쓰인 음악이다. 일단 들어보고 시작해야 할 음악이다.

저절로 평화나 평안 같은 단어를 내뱉게 하는 페르 귄트 모음곡 1번의 제목은 ‘Morning mood’다. 서서히 밝아오는 하늘을 보며, 고요한 숲 속에서 한껏 기지개를 켜는, 전형적인 장면이 금세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만큼 아침에서 연상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상을 담아낸 음악인 셈이다.

“그의 대표작 <페르 귄트 모음곡>은 희극 <페르 귄트(Peer Gynt)>를 기반으로 곡을 붙인 관현악 작품인데, 입센이 직접 그리그에게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했어.”

관현악 작품인데 모음곡으로 불린다? 관현악 모음곡이라는 뜻일까?

“모음곡이란 ‘Suite’를 번역한 말이야. 예전에는 ‘조곡(組曲)’이라고 불렀는데, 이건 한자식 용어야. 바흐나 헨델 시절만 해도, ‘기악곡으로 작곡된 무곡’들을 가리키는 용어였는데, 요즘은 특별한 형식을 갖추지 않아도 주제별로 구성된 관현악 작품들을 모아서 모음곡이라고 부르고 있어. 이름 붙이기 나름인 셈이지. <페르 귄트 모음곡>을 비롯해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등이 있지.”


바람둥이 페르 귄트의 모험담,
서정적이고 신비롭게 뒤바꾼 그리그의 음악



작년에 공연했던 극단 여행자, 양정웅 연출가의 ‘페르 귄트’의 한 장면

입센이 쓴 희곡 <페르 귄트>는 바람난 남편의 모험담과 그를 기다린 지고지순한 부인의 이야기다. 마 선배는 페르 귄트에게 상당히 반감을 보이며 이야기를 들려줬다.

“옛날 옛적 노르웨이 어느 산골 마을에 부유한 농가가 있었어. 그 집에 페르라는 아들이 태어나지. 허풍쟁이에다 몽상가였던 페르 귄트는 아버지가 죽고, 집안이 몰락하자, 겁도 없이 자신을 유혹하는 마왕과 덥석 손을 잡아. 마왕이 제시한 일확천금을 노리고, 고향을 떠나 세계 각국을 떠돌게 되지. 페르에게는 헌신적인 연인 솔베이그가 있었는데, 돈에 눈이 먼 페르에게 그녀는 안중에도 없었어.

돈과 권력, 그리고 여자는 한 고리로 움직이잖아? 돈을 좇은 페르는 세계를 떠돌면서 마왕의 딸을 유혹하고, 남의 아내를 납치하고, 심지어 아프리카 추장 딸에게 수작을 걸며 내키는 대로 방탕한 삶을 살아. 그러다 일확천금은커녕 돈 한 푼 없는 늙은이가 되어 고향으로 쓸쓸하게 돌아오지.

그때 백발이 된 여인 솔베이그가 그를 따뜻하게 맞아줘.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얘기지. 페르 귄트는 딱 이혼감인데 말야. 하지만 음악이 아름다우니, 내용은 모르는 척 넘어가보자. 허풍선이 남작의 황당한 모험이야기를 아름답고, 서정적이며 우아하게 만들어 준 게 그리그의 솜씨야”


페르 귄트를 ‘방탕한 남자’라고 하면 솔베이그에 감정이입이 되어 억하심정이 생기니, 그를 유혹에 속절없이 무릎 꿇고 마는 나약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겠다. 결국, 이야기가 그려낸 것 역시 ‘인간의 야망과 욕심이 얼마나 덧없는가’일 테니까 말이다.

무대 위에서 페르 귄트는 이집트, 터키, 모로코, 아시리아 등 세계 곳곳을 떠돈다. 초록여인, 원숭이, 단추공, 트롤 등 환상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해 무대는 신비로운 느낌을 한층 더한다. 거의 SF급 무대에 서정미를 더하는 건 단연 그리그의 음악이다.

여자를 유혹했다가도 이내 내쳐버리고, 국왕과 기세등등 내기를 일삼으며, 딸을 주고, 혼수로 국가를 달라고 요청까지 하는 패기만만한 사내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속되는 것은 없고, 페르 귄트는 계속 떠나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은 페르 귄트는 꽉꽉 채워지는 게 아니라, 점차 비워져 간다. 페르 귄트는 무엇을 쫓은 것일까?

그가 늙어 그의 마음에 차 있던 욕심, 패기, 야망이 사라졌을 때야, 그제야 페르 귄트 가슴에 진정 사랑하는 여인을 담을 수 있게 된다. 페르 귄트의 여정이 젊은 시절, 혈기 넘쳐 방랑하다 시간이 흘러 죽음이라는 집으로 돌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처럼 보였다.

이런 삶의 여정이 <페르 귄트 모음곡>의 ‘Morning mood’로 시작해, 유명한 곡 ‘솔베이지의 노래’로 끝이 난다. 내가 값없이 얻은 젊음, 용기, 패기, 이 모든 것이 사라지는 순간에도 내 곁을 한결같이 지켜줄 솔베이지는 누구일까?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음악을 듣고 있자니, 절로 그런 생각이 든다.


슬픔과 애도, 존경이 담겨 있는 추모곡, ‘오제의 죽음’


카라얀이 연주하는 ‘오제의 죽음’

“재미있는 건, 정작 그리그는 이 곡을 쓰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해. 그리그 별명이 ‘북구의 쇼팽’이야. 감이 오지? 피아니스트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접했고, 피아노 작곡에도 일찌감치 재능을 보였어. (피아노 협주곡과 소품집도 상당히 빼어나!) <페르 귄트>같이 규모가 큰 곡은 자신과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작곡하면서도 내내 내켜 하지 않았고, 결국 완성 후 초연 때도 나타나지 않았대.”

내켜 하지 않고 쓴 음악인데 완성도가 이 정도(…) 예민하고 새침한 북구의 쇼팽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 선보인 <페르 귄트>의 반응은 굉장했다.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찬사를 받으며 대성공을 거뒀고, 첫해에만 30회가 넘는 공연을 했어. 무대에 올라간 곡 중 4곡씩을 뽑아 <페르 귄트 모음곡>으로 발표를 했고, 현재까지 그리그의 앨범 중에 첫손에 꼽히는 대표작이 됐지. 관현악 필청곡이기도 하고 말야. 그리그의 기분은 어땠을까? 인생이란 원래 이렇게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기 마련이잖아?”


기승전결이 있는 한 공연의 연주곡이자, 한 사람 일생의 배경음악이어서 그런지, <페르 귄트 모음곡>의 곡들은 각각 색깔이 다르다. 완전히 다른 음악 같지만, 페르 귄트의 여정을 떠올려 보면, 금세 한 맥락으로 수렴된다. 각각의 노래가 좋지만, 그 중 두 번째 음악 ‘오제의 죽음’은 죽음의 애통함, 비통함을 절절하게 그리고 있는 노래다. 음악만 듣고 있어도, 당장 가슴 아픈 기억이 새록 떠오를 것만 같은 감수성 짙은 곡이다.

“’오제의 죽음’은 주인공 페르 귄트가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보는 순간을 음악으로 묘사한 곡이야. 곡 전반에 담담하지만 깊은 슬픔과 죽은 이에 대한 애도와 존경이 베어 있는 곡이지. 이 곡은 우리나라와도 묘한 인연이 있어. 예전에 바로 육영수 여사 장례식 때, FM 라디오에서 이 곡을 온종일 틀었던 기억이 나.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도 한 국내 오케스트라가 추모의 의미로 이 곡을 연주하기도 했어.”

<페르 귄트 모음곡>에 담긴 여덟 곡은 그리그가 직접 골라서, suite 1, 2로 나누어 담았다고 한다. “극 순서와 일치하지 않는데, 아무래도 그리그가 전체적인 음악 분위기에 맞춰 순서를 새로 정한 모양이야. 간추린 버전이라 앨범 전체가 쭉 이어지는 느낌은 덜하지만, 한 곡 한 곡이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 곡이지.”

“첫 시작을 알리는 Morning은 네 말대로 촉촉한 아침이슬을 머금고 있는 숲이나 푸른 초원을 연상시키는 곡이야. 원래는 해적이 된 페르가 모로코 해안에서 맞이하는 아침을 묘사했다고는 하는데, 곡에서는 해변보다는 풀냄새가 더 많이 풍겨. 편안한 클래식이나 아침을 알리는 클래식 등 컴필레이션 앨범에 많이 선곡되는 곡이기도 해.

바로 두 번째 이어져 나오는 곡이 앞서 말한 오제의 죽음이다. 방랑벽 페르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고 또다시 떠나잖아. 이어 아라비아가 배경이 된 ‘아니트라의 무곡’이 연주돼.”
‘아니트라의 무곡’은 마치 아라비안나이트 이야기의 배경음악으로 붙여도 좋을 만큼, 통통 튀는 가볍고 발랄한 선율이 귀에 꽂히는 곡이다.


그리움으로 평생 님을 기다린 여인의 노래 ‘솔베이그의 노래’


사라 브라이트만의 솔베이그의 노래

“페르의 모험이 이어지다가 결국 가장 유명한 곡 ‘솔베이그(솔베이지)의 노래’로 끝이 나지. 극 중에도 이 곡은 세 번이나 연주되는 곡이야. 솔베이그가 연인인 페르 귄트를 그리워하며 부르는 안타까운 사랑 노래야.”

‘오제의 죽음’에 담겨있던 그리그 특유의 절절함에, 노랫말까지 붙여 더없이 아름다운 연인의 노래를 완성했다. 젊은 시절 사랑했던 연인을 평생 그리움을 안고 기다려야 했던 솔베이그. 그녀는 혼자서 수백 번의 노을을 보고, 수만 번의 노르웨이 하늘을 봤으리라.

그 아름다운 것을 보고도 아름다워하지 못하고, 슬프고 애처로운 마음으로 평생을 지냈을지도 모른다. 이 노래에는 그녀가 혼자 지켜봐야 했던 아름다운 것들, 미처 아름답다고 생각지 못한 노르웨이의 빛나는 풍경들이 담겨 있다. 그러니 이런 서글픈 노래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솔베이그 노래’에는 따로 이런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어. 깊이 사랑하는 두 사람이 있었는데, 너무 가난했던 남자가 돈을 벌려고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도적을 만난 거야. 가진 걸 다 뺏긴 채 방랑만 하다 겨우 돌아왔더니 어머니는 죽고, 백발이 된 연인 솔베이지만 자신을 안아줬더라고. 이런 절절하고 안타까운 사랑이야기가 잘 어울리는 곡이지.”

그리고 선배가 덧붙였다. “하지만 페르 귄트는 딴 여자와 모험에 빠져 옛 연인 따윈 쳐다보지도 않았던 매정한 남자지.” 솔베이지에 감정이입하고 있는 선배는 아직 분이 덜 풀렸다. (페르 귄트가 솔베이지 같은 아내를 맞은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텐데!) 천하의 바람둥이에 나쁜 남자 페르 귄트의 진면목을 찾아보기로 했다. 과연 뻔뻔하다.

페르 귄트 : 어디든 나가 버려!
잉글리 : (울면서) 이제 와서 어디를 가라는 거예요?
페르 귄트 : 어디든 멀리로.
잉글리 : (손을 잡으며) 이 무슨 지독한 속임수!
페르 귄트 : 욕해 봤자 소용없어. 너와 나는 다른 길을 가는 거야.
잉글리 : 관계 파괴, 그 죄가 또 우리들을 함께 있게 할 거예요!
페르 귄트 : 추억은 모두 악마에게 먹혀 버려! 이 세상의 여자는 모두 악마에게 먹혀 버려! 한 사람만을 제외하고!
잉글리 : 한 사람이란 누구?
페르 귄트 : 너는 아니야.
잉글리 : 그럼 누구예요?
페르 귄트 : 가는 거야. 온 길을 되돌아가는 퍼야. 냉큼, 네 아버지한테로!
잉글리 : 이봐요 부탁이에요!
페르 귄트 : 닥쳐!
잉글리 : 그런 말을 진심으로 할 수 있어요?
페르 귄트 : 있구 말구 말해 버릴 테야.
잉글리 : 유혹해 놓고 ... 그리고 버리다니!

우리의 얼굴이 언뜻언뜻 보이는 <페르 퀸트>


<페르 귄트 모음곡> 중 ‘Anitra's Dance’

여기서 한 사람은 솔베이지를 뜻하는 걸까? 아무리 바람 펴도 내 마음속 조강지처는 솔베이지뿐이야, 하는 못된 심보일까? 예언자 행세를 하고, 왕이 낸 퀴즈를 풀며 세계를 떠도는 페르 귄트를 가만히 지켜보면, 쉴 새 없이 머리를 굴리고, 끊임없이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를 쓰긴 쓴다. 다만 자신에게 주어지는 쾌락을 마다 않고 누리고, 손에 쥐어지는 대로 행복과 쾌락을 움켜쥐려고 하는 게 문제지.

페르 귄트 :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 사방이 나에겐 열려 있어. 선택하는 데 따라 지혜 있는 자는 바보와 구별된다. 연애 유희는 벗어 던진 앞치마. 지나간 일에 미련은 느끼지 않는다. '가는 것도 되돌아오는 것도 한결같이 멀다. 나기도 들기도 한결같이 좁다' 하고 어떤 고마운 책에 분명히 씌어 있었어. 그러니까 뭔가 새로운 일, 고상한 행위, 곤란이라든가 돈을 지불할 만한 값어치가 있는 목적, 적나라한 내 인생록을 쓰면 어떨까? 다른 사람에 대해 길잡이도 모범이 될 책도 아니지, 잠깐! 나에게는 충분히 시간이 있어.

이것은 어때! 연구 여행 중인 학자로서 낡은 시대가 담긴 것을 탐색해 봐? 그래, 정말 이거야말로 나한테는 안성맞춤의 것! 옛 말은 어렸을 때 이미 읽었지. 나는 인류가 걸어온 길을 다시 더듬는다! 역사의 흐름 속을 깃털처럼 헤엄쳐 그것을 다시 한 번 체험한다. 영웅들의 위대한 싸움을 눈앞에 본다. 물론 방관자로서의 입장을 지키면서 말이지‥‥‥ 사상가들이 뒹굴고, 순교자들이 피를 흘린다. 왕국이 이룩되고 왕국이 말한다. 위대한 시대가 조그만 데서부터 시작된 것을 본다. 나는, 역사의 크림에 거품을 일게 한다. 우선 베카의 세계사를 손에 넣어야지, 그리고 발이 미치는 한 멀리까지 시대를 돌아 순방한다.”
영웅 심리로 가득 한 허세꾼 페르 귄트, 어쩐지 그를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내 모습이 겹쳐 보인다. 나는 좀 특별한 사람이 아닐까? 나는 뭔가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1인칭 시점에 온전히 갇혀서 엉뚱한 생각을 일삼고, 삶에서 주어지는 수많은 가능성 앞에서 실컷 고민해놓고 결국 별로 좋지도 않은 선택을 내리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 언뜻언뜻 비친다. 지금까지 <페르 귄트>가 무대 위에서 상연되고, 연기되는 까닭은, 이 속에서 제 얼굴을 본 사람들이 계속 나타났기 때문이겠지.

“어쨌건 <페르 귄트>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작곡가와 문호가 그 나라 설화를 토대로 전 세계인에게 알려진 작품을 만든 거잖아? 대단히 근사한 일이야. 부럽기도 하고 말야.”


두 번째로 선택된 음반

   네메 예르비 : 그리그-페르귄트 모음곡, 홀베르크 모음곡

그리그 페르 귄트는 의외로 카라얀의 음반을 제외하면 딱 이거다! 싶은 음반은 없다. 그저 내 취향에 맞는 지휘자를 찾아 골고루 들어봐야 할 뿐. 이 앨범은 <클래식 가이드>에는 처음 등장하는 네메 예르비의 음반이다. 이 음반 말고 그리그의 다른 작품과 함께 2장으로 커플링된 음반도 있다.(www.yes24.com/24/goods/1497279) 둘 중에 어느 것을 들어봐도 괜찮다. 핀란드의 턱밑에 있는 나라 에스토니아 출신 지휘자 네메 예르비는 왕성한 활동을 벌인 지휘자로 특히 동유럽과 북유럽 작곡가의 작품에 능했다. 추운 나라들 출신이라 그런지 서늘하고 웅장한 연주가 일품이다. 아들인 파보 예르비도 현재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명 지휘자이며, 최근에 내놓는 연주는 점점 아버지의 명성을 넘어서고 있다. 파보 예르비의 페르 귄트도 음반으로 발매되어 있으니 부자의 연주를 비교해서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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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summer2277@naver.com
인생이라는 무대의 주연답게 잘, 헤쳐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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