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연재종료 > 이예진의 Stage Story
귀하는 왜 놀랄 준비까지 하고 즐기십니까?
올 여름 볼만한 공포연극
초반 공포연극의 단조로운 구조나 허술한 전개에 푸념하던 관객들도 올해 공포연극에 대한 평은 후한 편이다. 그만큼 한여름 더위를 날릴 공포 상품에 공포 연극도 제 궤도에 오른 셈. 그래서 한 번 공포연극을 즐기기 시작한 관객들은 앞자리를 예매하기 위해 서두를 정도다. 후텁지근한 한여름 밤, 이제 제대로 놀랄 준비가 되었다면 지금 공포연극과 함께.
밤 10시에도 하는 연극 <좋은 친구>
공포영화에도 교훈은 꼭 하나씩 장치되어 있다. 장난처럼 던진 돌멩이 하나에 개구리 목숨이 좌지우지된다는 말처럼 장난스럽게 내뱉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로 상처받은 이들의 분노지수가 작품을 지배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그러니까 입조심하자.
그러니까 이 이야기의 발단은,
강력계 사고뭉치 형사 강인우에게 어느 날 배달된 소포. 자신이 어릴 적 살았던 봉래동 소인이 찍힌 소포를 받은 후부터 강인우 주변에서는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고, 강인우의 동네 친구 창, 준, 지환이 차례차례 죽음을 맞는 걸 보며 당시 또 한 명의 기억나지 않는 이름의 친구가 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Key Word는
어릴 적 위험한 장난, 잊혀진 기억, 그리고 친구
And TIP…
여느 공연과 달리 공포를 증폭시킬 수 있는 시간, 밤 10시에도 막이 오른다. 막 시작하는 연인이라면 두 손 꼭 부여잡을 수 있겠다. 아울러 늦은 밤, 좀 더 세밀한 공포를 원한다면 앞자리 예약은 필수.
남성관객마저 꺄아 소리 지르게 하는 공포 심리 스릴러 <흉터>
가끔은 영화나 연극의 내용보다 객석에 앉아 함께 숨죽이고 있다 남보다 높은 공포지수로 말미암아 영화 속 피해자보다 더 큰 비명을 지르는 익명의 관객에게서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순간이 있다. 공포연극에서 특히 종종 겪게 되는 상황. 하필 이제 막 사귄 이성과의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생각하며 공포연극을 스페셜 액션 플랜 정도로 삼았다가 생각지 못한 공포에 낭패를 보는 남성들, 종종 있다 하겠다. 그 대표작이 바로 <흉터>.
영원히 아물지 않는 그들의 상처, 흉터의 시작…
대학교 때부터 사랑과 우정을 이어온 세 사람. 동훈, 재용, 지은. 등산을 갔다가 지은이 돌발적인 사고로 죽음을 맞게 되고 8년이 지나 재용과 동훈은 지은이 사고사로 죽었던 그 산을 다시 찾는데… 두 사람은 등산 중 부상을 당하거나 길을 잃게 된다. 그리고 발견한 검은 산장. 그 비밀스러운 산장에서 재용과 동훈은 과거에 벌어졌던 끔찍한 사고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극한의 상황에 몰린다.
Key Word는
세 명의 배우, 성공, 사랑과 우정
AND TIP…
공포영화를 보면서 주변 눈치 보여 마음껏 소리 지르지 못한 관객이라면 마음 푹 놓고 비명 지르셔도 됨. 무조건 당신보다 높은 비명소리가 난자할 것이므로. 하지만 공포에 버금가는 웃음 코드가 가미되어 있어 호흡 가다듬을 시간은 충분하다.
제작진의 인심
연극 흉터 관람권이 있다면 공포연극 <영안실>은 만 원에 관람 가능!
모처럼 선보이는 전국구 공연, 예스 24에서는 서울과 부산 공연 예매가 가능하다.
(서울에선 지즐소극장에서 7/31까지, 부산에선 비너스홀에서 8/18까지, 울산에선 피가로 아트홀에서 7/28까지 청주에선 메가폴리스 아트홀에서 8/18까지 대구에선 예술극장 온에서 8/31까지)
깜짝 깜짝 놀라는 무식한 공포는 가라, 정통심리 스릴러 <영안실>
하얀 얼굴에 치렁한 긴 머리, 핏빛 입술이나 눈빛만으로 보는 이들의 기선을 제압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단순한 공포는 순간을 불식시킬 뿐이다. 좀 더 치밀해지고, 좀 더 잔혹해진 스토리, 그래서 만들어진 이야기가 바로 부제 “상처받은 기억의 안식처”, <영안실>이다.
이야기의 시작, 무엇이 그를 희대의 살인마로 만들었나?
17명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영안실에 시체를 안치하듯 자신의 집 지하실에 시체를 보관한 희대의 살인마. 담당 정신과 의사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밝혀지는 범인의 아픈 어린 시절. 학대와 방임으로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보낸 범인이 자신의 기억 속에서 맞닥뜨린 극도의 공포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아시겠지만, 이후의 이야기는 직접 보셔야 한다는 거.
Key Word는
연쇄 살인마의 퍼즐처럼 조각난 기억, 서랍, 생각지 못한 반전
And TIP…
반사회성 인격장애는 성격이나 행동이 보통 사람들과 다른, 편향된 상태를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싸이코패스나 쏘시오패스로 구분되는데 이들의 특징은 타인의 권리 따위 안중에 없다는 것, 잘못된 행동에 죄책감이 없다. 그래서 범죄자 중에 반사회성 인격장애 비율이 높다. 이런 싸이코패스의 치밀한 심리변화를 표현하는 배우의 신들린 연기가 광기스러울 정도. 흉터 제작진이 만든 또 하나의 스릴러물, 소리 지르게 공포스럽다기 보다는 서늘하게 만드는 현실적 공포. 그래서 심약한 사람도 관람 가능, 다만 서늘한 긴장에 긴팔 옷이 필요할지도.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9/1까지)
일로 사람을 만나고 현장을 쏘다닌 지 벌써 15년.
취미는 일탈, 특기는 일탈을 일로 승화하기.
어떻게하면 인디밴드들과 친해질까 궁리하던 중 만난 < 이예진의 Stage Story >
그래서 오늘도 수다 떨러 간다. 꽃무늬 원피스 입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