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비율로 빚은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초석 - 러시(Rush)
캐나다 국보 밴드 ‘러시(Rush)’의 음악세계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환대를 받은 <Moving Pictures>는 프로그레시브 록과 메탈의 조화를 자랑한다. 《롤링 스톤》지가 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가장 좋아하는 역대 프로그레시브 록 음반’에서 10위를 차지했으며 《케랑!》에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헤비메탈 음반 100’ 중 43위에 올랐다. 어느 곳에 놓아도 어색하지 않는 소구력 높은 음악 팔레트이다.
캐나다의 3인조 밴드 러시(Rush)는 많은 이들로부터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러한 평가를 받는 데에는 1981년 발표한 이들의 여덟 번째 앨범이 특히 커다란 기여를 했습니다. 뛰어난 연주 실력과 가사에 담긴 의식적 메시지는 이 음반의 입지를 더욱 굳건하게 합니다. 이 주의 명반, 러시의 <Moving Pictures>입니다.
러시(Rush) <Moving Pictures> 1981
1970년대는 핑크 플로이드와 제네시스의 프로그레시브 록이, 1980년대는 메탈리카와 본 조비의 메탈이 록 진영을 특성화했다. 지성과 자극으로 상반되는 이 대조가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의미를 발효(發效)시키지만 캐나다 출신 러시의 1981년도 작품 <Moving Pictures>를 사이에 놓으면 변화의 연속성을 확인할 수 있다.
크림, 더 폴리스, 너바나와 함께 전설적인 3인조 밴드로 추앙받는 러시의 정규 8집 <Moving Pictures>는 왜 그들을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시초로 규정되는지를 설명한다. 1976년 4집 <2112>부터 우주에 영감 받은 가사와 효과음 그리고 긴 러닝타임의 대곡을 지향하던 그들은 이 음반을 통해 보다 즉각적이고 공격적인 연주로 변혁했다. 록 밴드로서 최소 인원을 구성하고 있음에도 그들의 메탈 속주와 육중한 사운드는 귀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폭발적이다. 인기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 드림 시어터가 음악적 모태로 러시를 뽑은 것이 음반의 모든 의미를 함축한다.
프로그레시브 록 특유의 명확한 콘셉트로 음악을 서술한다. <Moving Pictures>라는 타이틀과 음반 커버는 동음이어를 이용하여 지적 유희를 내포했다. 우선 제목과 재킷 사진대로 그림을 나르는 모습, 즉 움직이는 그림으로 읽을 수 있지만 앨범 뒤편에는 함께 찍힌 영화 스텝사진으로 인해 또 다른 뜻인 영화(Motion Picture, Moving Picture)로도 풀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림을 보고 감명 받는 음반 커버 속의 구경꾼들 때문에 ‘Moving’은 ‘감동’이 될 수도 있다.
음반의 묘미는 범접할 수 없는 연주 실력에 있다. 드러머 닐 퍼트의 화려하면서도 오차 없는 박자, 베이시스트 게디 리의 팔과 다리를 모두 사용한 신시사이저와 베이스 플레이 그리고 기타리스트 알렉스 라이프슨의 현란한 기법까지 타에 추종을 불허한다. 3일 만에 레코딩 작업을 마친 <Moving Pictures>의 ‘Red barchetta’가 한 번에 녹음하는 원테이크 방식으로 수록된 것만으로도 이들의 실력을 증명한다.
이를 바탕으로 연주곡과 대작의 구성을 두 곡에 밀집시켰다. 1982년에 그래미 최우수 록 연주곡 부문 후보에 오른 ‘YYZ’는 멤버 간의 호흡과 조화의 절정을 찍는다. 토론토 피어슨 공항의 국제 항공수송협회 코드를 제목에 삽입한 이 곡은 모스부호 리듬을 도입부에 차용하는 재기와 치밀함을 보여준다. 또한 10분이 넘는 ‘The camera eyes’는 뉴욕과 런던을 1,2절에 나누어 분주함 속에서 무(無)가 유(有)로 창조되는 도시 예찬을 장편 소설로 구현시켰다.
관련태그: 러시, Rush, 프로그레시브 메탈, 닐 퍼트, 게디 리, 알렉스 라이프슨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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