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메탈 영웅들(Heavy Metal Heroes)
헤비메탈 음악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당신에게
만약 당신이 현재 헤비메탈의 열렬한 추종자이거나 과거 그랬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이상 이 리스트를 읽지 않고 백스페이스를 누르는 편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뻔할 뻔자인 밴드들의 이야기일 테니까요. 그러나 만약 이 세계에 처음 입문하거나 이제 막 관심을 두기 시작한 당신이라면 - 환영합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의 새로운 영웅이 될 밴드들의 리스트입니다.
1. Led Zeppelin - Rock and roll
이 리스트의 첫머리가 레드 제플린이라는 것에 이견을 달 음악팬은 아마도 (딥 퍼플의 골수 팬들 외에는) 없을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드록, 혹은 헤비메탈 계열 음악의 첫 조류를 개척했다고 가장 널리 인정받는 밴드가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죠. 「Rock and roll」은 그런 그들의 시그니처 송입니다. 각종 음악지에서 명 기타리프를 말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곡이죠.
딥 퍼플을 모른다고 해도 「Smoke on the water」의 기타리프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전 세계가 알고 있는 단 하나의 헤비메탈 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금은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을지 몰라도, 1970년 당시만 해도 이들의 음악은 음악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거대한 소음으로 들렸다고 하네요. 과거 기네스북 상에 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밴드’로 등재된 것은 그런 연유입니다. 사운드의 세대차가 느껴지는 대목이죠.
블랙 사바스는 헤비메탈이라는 음악의 전형을 확립한 것으로 이름을 알린, 이 세계에서는 전설 중에서도 전설이라는 이름에 가장 어울리는 밴드입니다. 이전까지 불분명하던 하드록과 헤비메탈의 분명한 경계를 만들었다고나 할까요. 아직 남아있던 블루스의 향취를 과감히 삭제하고 그 빈자리를 뮤트를 중심으로 한 리프로 채웠죠. 이는 결국 헤비메탈의 전형적인 음악 양식이 되었고, 후대의 밴드들은 모두 그들의 음악양식 하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곡 제목을 보고 친근하게 느끼는 분들을 위해 여담을 말하자면, 영화 < 아이언맨 >의 엔딩 곡으로 쓰인 멜로디도 바로 이 곡이었죠.
엄밀히 분류하자면 프로그레시브 록에 가까운 밴드지만 강력한 사운드를 뿜어냈다는 점에서 영국의 유라이어 힙 역시 메탈 음악에 큰 영향을 끼쳤죠. 오르간 풍의 키보드 연주가 수려했고 보컬리스트 데이비드 바이런의 창법이 시원해 밴드의 사운드가 명확했습니다. 독일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기에 실질적인 인지도는 다소 낮습니다. 하지만 레드 제플린이나 딥 퍼플, 블랙 사바스와 더불어 하드 록의 4대 밴드로도 자주 언급되었으니 이들 역시 언급하지 않는다면 서러운 막강한 밴드라 할 수 있죠.
잠깐 아일랜드로 넘어가죠.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의 씬 리지를 소개할 차례입니다. 뛰어난 연주력과 함께 아일랜드 특유의 한을 잘 담아낸 밴드였죠. 메탈리카가 커버했던 이들의 대표곡 「Whiskey in the jar」는 사실 아일랜드 전통 민요입니다. 씬 리지의 정체성을 단번에 알려주죠. 전면에 자리한 기타 사운드도 멋있지만 보컬 겸 베이시스트 필 리놋과 드러머 브라이언 다우니가 뽑아내는 탄탄한 리듬 사운드가 특히 일품인 곡입니다.
영국에 블랙 사바스가 있었다면 미국에는 뉴욕 출신의 블루 오이스터 컬트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유명세로는 블랙 사바스에 밀리는 형세지만 실력만큼은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연주력이 뛰어났고 사운드에 사이키델릭함도 담겨있어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자주 언급되곤 했죠. 후반부의 솔로 연주가 기막힌 「(Don't fear) the reaper」를 추천합니다. 차트 성적도 좋았던 곡이죠. 여담으로, 모터헤드나 머틀리 크루와 같은 밴드 이름에 붙어있는 분음기호 ‘‥’의 원조라고도 합니다. 메탈 신에서의 영향력은 확실한 셈입니다.
‘헤비메탈’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스키니한 가죽바지? 징박힌 가죽재킷? 혹은 보컬리스트의 하늘을 찌르는 샤우팅? 그도 아니라면 두 명의 연주자가 주고 받는 기타 솔로 대결? 만약 이 중 한 가지라도 공감하는 바가 있다면, 당신 역시 주다스 프리스트의 영향력 아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입니다. 전성기 라이브 무대를 본다면 무슨 말인지 대번에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봤다 하면 잊을 수 없는 메탈 신 비주얼 최강 밴드 키스입니다. 가부키를 연상시키는 화장과 화려한 코스튬, 여기에 콘서트에서 보여주는 각종 화염 쇼와 불붙인 기타 연주하기, 드럼 세트 공중 부양시키기 등등 이들이 선사한 시각적 충격은 끝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이들의 외모만큼이나 음악 역시 기이하고 또 강렬했죠. 특유의 매력이 존재했던 키스는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 에어로스미스와 함께 미국 록을 휘어잡는 데 성공합니다.
초심을 지키는 이들은 아름답습니다. 이 바닥에서는 에이시디시죠. 이들은 언제나 8비트 로큰롤에 집중합니다. 데뷔 때는 물론, 40년이 지난 지금도 이것은 마찬가지이죠. 개인적으로는 리더이며 명 리프메이커인 앵거스 영의 머리가 다 벗겨지기 전에 국내에서 이들의 공연을 꼭 한 번 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언젠가 꼭 그런 날이 온다면 좋겠네요.
기타, 베이스, 드럼의 간단한 삼인조 구성으로 무지막지한 소리를 주조했던 영국의 모터헤드입니다. 두툼한 기타와 베이스 배킹에 투 베이스 드럼으로 쌓은 육중한 사운드, 여기에 덧붙인 속도감까지 이들의 음악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었고, 지금 들어도 마찬가지이죠. 이후 메탈리카로 대표되는 스래쉬 메탈에 영향을 준 밴드로도 기록됩니다. 높게 세운 마이크 받침대에 맞춰 턱을 치켜들고 노래하는 보컬 겸 베이시스트 레미 킬미스터의 스탠스도 트레이드마크니 라이브 영상을 보시는 것도 함께 권합니다.
팝메탈의 기수로, 또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을 이끈 주요 밴드로 알려져 있지만, 데프 레파드의 음악이 더욱 절절하게 와 닿는 것은 이들이 드라마 이상의 인간승리를 보여준 그룹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불의의 사고로 한쪽 팔을 잃고도 온전히 드러머로 재기에 성공한 릭 앨런, 그리고 그를 기다려준 그룹의 이야기는 이제 음악 관련 글 뿐 아니라 휴먼드라마에서도 자주 언급되곤 하는 내용이죠.
기타를 잘 친다는 말과 기타를 빨리 칠 줄 안다는 말이 같은 의미로 쓰였던 적이 있었죠. 그 시절에는 기타리스트 에디 반 헤일런의 속주를 커버하기 위해 밴드 반 헤일런의 골든 레퍼토리를 섭렵했어야 했습니다. 날렵한 태핑 연주가 일품이었던 ‘Eruption’이 대표적이었죠. 소개해드린 ‘Jump’와 같은 곡에서는 신디사이저를 도입해 팝 친화적인 접근도 보였는데, 이로 인해 본 조비의 경우처럼 메탈 팬들에게 야유를 사야했습니다. 물론, 반 헤일런 역시 역사가 인정한 밴드죠.
아이언 메이든은 주다스 프리스트와 함께 NWOBHM의 쌍두마차로 언급되는 밴드입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앨범의 장중한 콘셉트 미학과 특유의 조화미를 추구하는 트윈기타 시스템 -지금은 트리플 기타 시스템입니다만- 때문에도 유명하죠. 알고 있는 한 베이스 음이 가장 명확하게 들리는 밴드이기도 합니다. 기관총처럼 난사하는 3연음 말발굽 베이스(혹은 당나라 베이스)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 속까지 후련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LA 메탈이 시작되었다고 과언이 아닙니다. 날카로운 헤비메탈에 팝 사운드를 이식하고 화장기 짙은 외모를 선보이며 많은 인기를 모았죠. 술과 여자, 마약으로 가십 기사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다섯 번째 정규 앨범 < Dr. Feelgood >에 수록된 동명의 타이틀을 단 노래 「Dr. Feelgood」이 이들의 대표곡이죠.
메탈리카는 1980년대 스래시 메탈이라는 비주류 음악을 주류로 끌어올린 주인공입니다. 그와 함께 파워와 기교 중심의 메탈 사운드에 철학적인 사유를 곁들여 헤비메탈을 음악적으로 한 단계 진화시켰다는 평도 함께 받고 있죠. 약물을 주제로 한 이 노래, 「Master of puppets」만 들어봐도 느낌이 오실 겁니다. 물론 후기 작품들에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과거의 노래를 들어보면 이들이 어떻게 공룡급 메탈밴드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메탈리카, 메가데스, 앤스랙스와 함께 스래시 메탈의 4대 천왕이라 불리는 슬레이어입니다. 이들의 큰 특징은 육중한 사운드를 뽑아내는 트윈 기타 구성에 있는데요, 속도감에 치중했던 초기의 사운드에서 거대한 헤비메탈을 완성시킨 전성기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슬레이어를 얘기하며 죽음, 사탄, 반 종교를 이야기하는 가사도 빼놓을 수 없죠. 블랙 메탈의 텍스트와 스래시 메탈의 사운드를 훌륭히 섞어내 이후 익스트림 메탈에도 지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LA 팝 메탈의 대표 주자 본 조비입니다.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메탈 음악에 팝적인 터치를 가해 많은 여성 팬들을 불러 모았던 밴드죠. 덕분에 메탈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역사적 의의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좋은 음악들에 비해 보컬 존 본 조비와 기타리스트 리치 샘보라의 외모가 부각되어 ‘순혈’ 메탈 팬들에게 많은 질타들을 받았죠. 글쎄요. 지금의 음악 팬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네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들이 현재까지 살아있는 리빙 레전드라는 사실입니다.
메탈 팬들 중에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이야기이지만, 메가데스는 앞서 설명한 메탈리카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밴드입니다. 리더인 데이브 머스테인이 메탈리카에서 해고된 후 이를 갈며(?) 결성한 밴드가 바로 메가데스이기 때문이지요. 메탈리카의 아성에 가려진 경향도 있지만, 메가데스 역시 스래시 메탈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언급되어야 하는 중요한 밴드입니다. ‘무관의 제왕’만큼 이들에게 어울리는 수식도 없죠.
건스 앤 로지스 역시 대중과 평단을 동시에 사로잡은, 몇 안 되는 성공한 헤비메탈 밴드입니다. 특히 메탈의 기운이 스러져가는 1980년대 후반에 나타나 더욱 역사적인 의의가 있죠. 고음역대를 자유롭게 오가는 보컬 액슬 로즈와 기타라는 악기로 남자의 마초성을 듬뿍 표현한 슬래쉬, 훌륭한 작곡 재능을 가졌던 이지 스트래들린은 환상의 조합을 자랑했습니다. 데뷔 앨범이 단숨에 명작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죠. 밴드의 정규 1집 < Appetite For Destruction >이 그 희귀한 예입니다.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러쉬(Rush)를 좋아한다는 공통분모로 모였던 이들은 결국 그들의 우상보다도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팬을 끌어 모으는 거대한 밴드가 되어버렸습니다. 드림 시어터는 개개인의 역량이 고르게 뛰어난 최고의 테크니션 집단으로 유명합니다. 연주력도 연주력이지만, 뛰어난 기량을 가진 다섯 명이 모여 만들어내는 기교의 조화는 정말 기가 막힐 정도죠. 누구 하나만 튀지 않고 모두가 돋보인다는 점은 드림 시어터의 음악이 여타 음악들과 차별화되는 매력적인 지점입니다. 내한도 자주 와서 국내 팬들에게도 굉장히 친숙하죠.
수록 앨범 : < Led Zeppelin IV >
2. Deep Purple - Smoke on the water
수록 앨범 : < Machine head >
3. Black Sabbath - Iron Man
수록 앨범 : < Paranoid >
4. Uriah Heep - Easy livin'
수록 앨범 : < Demons And Wizards >
5. Thin Lizzy - Whiskey in the jar
수록 앨범 : < Vagabonds Of The Western World >
6. Blue Oyster Cult - (Don't fear) the reaper
수록 앨범 : < Agents Of Fortune >
7. Judas Priest - Breaking the law
수록 앨범 : < British Steel >
8. Kiss - Detroit rock city
수록 앨범 : < Destroyer >
9. AC/DC - Highway to hell
수록 앨범 : < Highway To Hell >
10. Motorhead - Ace of spades
수록 앨범 : < Ace Of Spades >
11. Def Leppard - Love Bites
수록 앨범 : < Hysteria >
12. Van Halen - Jump
수록 앨범 : < 1984 >
13. Iron Maiden - Run to the hills
수록 앨범 : < The Number Of The Beast >
14. Motley Crue - Dr. Feelgood
수록 앨범 : < Dr. Feelgood >
15. Metallica - Master of puppets
수록 앨범 : < Master Of Puppets >
16. Slayer - Raining blood
수록 앨범 : < Reign In Blood >
17. Bon Jovi - Livin' on a prayer
수록 앨범 : < Slippery When Wet >
18. Megadeth - Hangar 18
수록 앨범 : < Rust In Peace >
19. Guns N' Roses - Welcome to the jungle
수록 앨범 : < Appetite For Destruction >
20. Dream Theater - Take the time
수록 앨범 : < Images & Words >
관련태그: 헤비메탈, 레드 제플린, 딥 퍼플, 블랙 사바스, 데프 레파드, 반 헤일런, 메탈리카, 본 조비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9,900원(20% + 1%)
17,500원(19% + 1%)
9,900원(17% + 1%)
32,500원(19% + 1%)
17,800원(19% + 1%)
17,500원(19% + 1%)
10,900원(19% + 1%)
17,820원(19% + 1%)
29,000원(17% + 1%)
13,400원(19% + 1%)
13,400원(19% + 1%)
14,300원(18% + 1%)
23,900원(19% + 1%)
25,300원(0% + 1%)
22,500원(0% + 1%)
29,900원(19% + 1%)
25,300원(0% + 1%)
10,200원(19% + 1%)
20,800원(19% + 1%)
21,100원(0%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