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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돕는 아이에게 천원을 줄까 말까? - 『스마트한 선택들』

실수할 때마다 자신의 능력을 탓하며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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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날 며칠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수많은 책과 관련 자료를 찾아본다고 해서 탁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단계, 즉 결정에 앞서 생각의 오류를 체크해 보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실수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52가지 심리 법칙을 통해 선택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상황이 나빠질 때마다 항상 자신의 능력이나 운을 탓해 온 사람들에게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릴 방법을 일깨워 준다.

변화는 설레임과 두려움을 함께 가지고 온다. 예스24에서 월급을 받은 지 벌써 9년. 그중에 5년을 담당했던 분야를 떠나 새로 비즈니스/자기관리 분야를 맡게 되었다. ‘새로운 일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하는 설레임은 사치고… 새로 배워야 하는 일이 많아진 만큼 두려움이 크다. 익숙하지 않으니 마음만 급하고, 빨리 일을 처리하려고 하니 실수가 늘어난다. 작은 실수야 발견하고 고치면 그만이지만 돌이킬 수 없는 실수도 많다. 특히, 『스마트한 선택들』에 대한 판단은 명백히 실수였다. 도서 MD는 새로나온 책의 판매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한다. 일주일에 두 번 편집회의에서 메인 페이지 올라갈 책을 결정하는 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국민일보: 한국서 태어난 책은 이 테이블에 가장 먼저 오른다 / 2011.02.24) 『스마트한 선택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좀 더 좋은 곳에 보여져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나서 후회는 점점 심해졌다. 나는 왜 그랬을까? 『스마트한 선택들』에서 답을 찾아 봤다.

그 전에 간단한 테스트.

백화점에서 탁구 라켓 한 개와 탁구공 한 개를 합해서 1,100원에 팔고 있다.
탁구 라켓의 가격은 탁구공보다 1,000원이 더 비싸다.
탁구공의 가격은 얼마일까?
아마 질문을 읽자마자 직관적으로 떠오른 답은 100원일 것이다. 정답은 50원. 이처럼 생각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직관을 거스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건 더 힘들다. 처음 『스마트한 선택들』이란 책을 봤을 때 ‘『스마트한 생각들』의 후속작이니까 전작보다는 별로 일꺼야’라고 직관적으로 생각해 버렸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서야 『스마트한 선택들』의 가치를 낮게 평가했던 나의 생각이 ‘직관적 사고의 함정’에 빠졌다는 걸 알았다.

그렇다고 매 번 생각을 너무 많이 할 수는 없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고 생각이 너무 많아지면 ‘심사숙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사람은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직관의 지혜를 차단하게 된다. 그렇다면 언제 깊이 생각해야 할까? 『스마트한 선택들』에서는 숙달된 능력, 특히 운동처럼 몸으로 하는 일에는 깊이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직관적인 해결책을 찾는데 방해가 된다고 한다. 물론 책에 대한 판단은 직관적인 판단 보다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아이가 크면 (아직 10개월이지만)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을 키워주기 위해서 청소를 하면 이 천원, 설겆이를 하면 천 원을 주는 식으로 용돈을 줄 계획이었다. 그랬다간 ‘금전적 보상의 함정’에 빠질 뻔했다. 언뜻보기에 금전적 보상은 만능일 것 같지만 사람은 정말 복잡한 동물이다.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집은 문을 닫는 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 오는 부모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한다. 많은 어린이집들이 늦게 오는 부모들에게 벌금을 내게 하는 규칙을 도입했다. 그러나 그 벌금 제도 때문에 늦게 오는 부모들의 숫자는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어 났다. 벌금을 내면서 미안한 마음은 사라지고 부모들이 더 당당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비슷하다. 집안 일을 돕는 걸 돈으로 보상하기 시작하면 이빨 닦기, 일찍 잠자기 처럼 당연히 해야 할 일에도 돈을 바라게 된다고 한다. 무언가 선의가 필요한 일에 금전적 보상은 역효과를 불러온다. 물론 직장인에게 상여금, 보너스, 인센티브는 동기부여의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는 하루에 150번의 크고 작은 결정을 내린다.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는 만큼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종종 오류에 빠지곤 한다. 『스마트한 선택들』은 우리가 빠지기 쉬운 일상적인 오류들을 콕 찝어 준다. 우리가 자주 빠지는 오류만 피할 수 있다면 ‘왜 그랬을까?’하며 후회하게 되는 결정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사소한 판단 실수로 자신의 능력을 탓하며 괴로워하는 평범한 소시민들의 마음을 조금은 편하게 해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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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선택들 롤프 도벨리 저/엘 보초,시몬 슈텔레 그림/두행숙 역 | 걷는나무
이 책은 『스마트한 생각들』보다 더욱 일상적이고 실용적인 생각의 오류들을 집대성했다. 원금을 갉아먹기 시작한 펀드를 왜 해지하지 못하는지(후회에 대한 두려움), 스티브 잡스는 동경하면서 친구 아들이 획기적인 어플을 개발해 큰돈을 버는 것은 왜 배 아파하는지(질투의 심리학), 신년 계획과 예산은 왜 항상 틀어지는지(계획 오류) 등, 번번이 자신의 성격만 탓하던 문제들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출간 즉시 슈피겔 논픽션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34주 연속 독일 아마존ㆍ슈피겔 종합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스마트한 생각들』에 이어 독일 5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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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여준호(예스24 도서3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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