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할 때는 무엇보다 유명관광지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하룻밤 달게 자는 것이 좋다. 하지만 떠나기에 앞서 그 지역 풍습이나 생활 모습들을 조금만 알면 여행은 생각했던 것보다 한층 더 풍성해진다.
삼다도 제주라 하여 ‘여자, 바람, 돌’이 많구나, 정도만 알았다면 이번 기회에 조금 더 깊은 제주를 알아보는 건 어떨까.
제주의 올레는 실은 ‘큰 길에서 집까지 이어지는 좁은 길’을 뜻하는 말이었고, 돌하르방의 하르방은 제주사투리로 할아버지를 뜻한다. 해안도로에 널어놓은 제주 특산물 중 하나인 한치를 칭할 땐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 한치가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개떡”이라는 제주 옛말이 등장한다.
여행을 하면서 곳곳에서 만나는 제주의 풍경들. 미리 알고가면 조금 더 눈여겨보게 되고, 한층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화산 송이
사려니숲길이나 비자림 같은 숲길을 거닐다 보면 발밑으로 깔린 적토 빛의 작은 돌멩이들을 쉬이 보게 된다. 바로 화산 송이인데, 이 길 위를 맨발로 걸으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최근 화장품 원료로도 쓰일 만큼, 실제로 노폐물을 걸러내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제주 물맛이 좋은 이유가 화산 송이 때문이기도 하다.
돌담
과거 땅이 척박하여 밭을 개간할 때 땅 속에서 돌들이 많이 나왔다. 처치하기도 곤란해 밭의 구획을 나눌 겸 쌓아올렸는데, 바람이 많은 제주에서 돌담은 자연스레 바람 길 역할을 한다. 돌과 돌 사이 틈으로 바람이 드나들기 때문에 웬만한 태풍에도 끄떡없다.
돌담을 쌓아올릴 때는 큰 돌을 아랫부분부터 쌓는다. 돌들이 맞물릴 때까지 이리저리 돌리면서 쌓아올린다. 초보자는 쉬이 하기 어려운 작업이기도 하다.
메밀꽃
소설의 영향으로 메밀꽃이라 하면 흔히 강원도 봉평을 떠올리지만, 사실 메밀은 전국적으로 재배 가능한 식물이다.
제주에서는 예전부터 메밀을 많이 재배해왔다. 가을철 서귀포 동광리에는 때 이른 눈꽃이 내린 듯 밭마다 새하얀 메밀꽃이 피어난다. 꿩메밀칼국수나 메밀빙떡 등 메밀을 재료로 하여 제주 사람들이 즐겨 해 먹던 토속 음식이 여전히 남아있다.
테왁과 망사니
해녀가 물질할 때 쓰는 동그란 통을 테왁이라고 한다. ‘테를 두른 박’이라 해서 이처럼 불리는데, 과거 박을 쓰던 것에서, 현재는 스티로폼 소재를 주로 사용한다. 테왁과 함께 붙어있는 망사 바구니는 망사리라고 하며, 잡은 해삼이나 물고기를 여기에 넣는다. 바닷가 마을을 다니다 보면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라산 소주
서울에서는 일반 대기업에서 출하되는 소주를 마시지만 지방에는 그곳만의 소주가 있다. 전라도의 ‘잎새주’, 부산?경남의 ‘시원’이나 ‘좋은데이’가 그 예다. 과거에 많고 많았던 소주 양조장들이 지역별로 하나의 양조장으로 통합되면서, 그 지역에서 본고장의 소주를 구매해주는 방식으로 발전되어 왔다고 한다.
제주도의 경우 그 이름부터 제주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한라산’ 소주를 마신다. 음식점에서 소주를 주문하면 독특하게도 ‘그냥’으로 줄지, 냉장고에 있는 것으로 줄지 물어 온다. 소주는 차게 마신다는 편견을 깨고 제주 주민들은 실온에 내놓아 미지근한 소주를 즐겨 마신다.
한라산 소주와 함께 제주 막걸리도 독특하다. 이 막걸리는 보존 기한이 짧아서 육지에서는 유통되지 않는다. 오직 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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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버스 여행 윤성화,박순애 공저 | 나무수
이 책은 제주도의 주요한 시외버스 노선에 따라 파트를 나누었다. 서일주 노선(Part 1), 동일주 노선(Part 2), 516-중문고속 노선(Part 3), 남조로 노선(Part 4), 번영로 노선(Part 5) 등을 타고 가볼 수 있는 곳들을 각각 소개한다. 저자가 그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장소가 아니라 ‘주요 노선’과 ‘정류장’에 따라 가볼 만한 관광지, 음식점, 카페, 숙소 정보를 정리한 것. 따라서 버스 노선만 파악하면 별도의 여행 코스를 짤 필요가 없다. 이 책과 함께 버스에 오르기만 하면 여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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