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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 피난처'는 잘못된 용어?

우리가 부자들에게 뒷돈을 대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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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컬러스 색슨은 ‘조세 피난처(tax haven)’의 의미는 일반적으로 이 단어가 뜻하는 범위보다 훨씬 넓은 의미를 가진다고 주장한다. 우선 저자는 일반적으로 쓰는 ‘조세 피난처’라는 단어는 사실 잘못된 용어임을 꼬집는다. 조세 피난처들이 단순히 ‘조세 회피’만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비밀주의’도 가능하게 하고 세계인 대부분이 살고 있는 다른 주권 국가들의 법과 규정을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조세 피난처는 분명 반가운 도피처다. 다만 일반인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역외는 재력과 권력을 보유한 지배 엘리트들이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사회로부터 혜택을 편취할 수 있게 하는 사업 무대인 것이다. 만약 우리가 동네 슈퍼마켓에서 계산 순서를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데, 잘 차려 입은 사람들이 ‘우선 처리’ 계산대를 쌩하고 통과하고 있는 것을 지켜본다고 가정해 보자. 게다가 그 사람들의 구매 행위를 보조하기 위해 우리가 계산할 영수증엔 ‘초과 비용’이라는 추가 항목이 존재한다고 하자. 슈퍼마켓 관리자가 말한다. “미안, 그런데 우린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어. 너희가 저 사람들의 구매액 절반어치를 대신 내 주지 않으면 저들은 다른 데 가서 쇼핑할 거야. 자, 계산해, 얼른!”
-출처 : 『보물섬』

절세에서 조세 피난처 탄생까지 현대 금융 자본 100년 이면사를 다룬 책 <보물섬>을 집필한 니컬러스 색슨은 글로벌 경제ㆍ정치 분야 저널리스트이자 분석가이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 부연구위원이며 「파이낸셜 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로이터」 등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조세 및 역외 금융 전문가들이 모인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의 상근 연구원이기도 하다. 그가 처음 취리히에 가게 되었을 때 “조세 피난처를 주제로 책을 쓰는 장소로 스위스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였다 한다.


니컬러스 색슨은 ‘조세 피난처(tax haven)’의 의미는 일반적으로 이 단어가 뜻하는 범위보다 훨씬 넓은 의미를 가진다고 주장한다. 우선 저자는 일반적으로 쓰는 ‘조세 피난처’라는 단어는 사실 잘못된 용어임을 꼬집는다. 조세 피난처들이 단순히 ‘조세 회피’만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비밀주의’도 가능하게 하고 세계인 대부분이 살고 있는 다른 주권 국가들의 법과 규정을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는 ‘조세 피난처’와 ‘비밀주의 사법 체제(secrecy jurisdictions)’를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사법 체제’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세 피난처는 어떤 국가이거나 섬이거나, 미국의 경우와 같이 하나의 주일 수 있다). 조세 피난처를 “개인이나 법인 들로 하여금 여타 국가의 규정, 법, 규제를 우회할 수 있게 정치적으로 안정된 편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유치하는 곳”으로 넓은 범위로 정의했다. 즉 조세 피난처는 ‘국외 거주자’를 대상으로 편의를 제공하며, 그 거주자 국가의 사법 권역의 바깥에 위치한 ‘역외(offshore)’의 공간이다. 따라서 ‘조세 피난처’는 ‘역외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사법 체제’를 의미한다.

27일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1차 취재 결과물 가운데 두 번째 명단을 공개했다. 한진해운 현 회장과 전 대표이사가 2008년에 설립한 와이드 게이트 그룹(WIDE GATE GROUP LIMITED)을 비롯하여 한화그룹 현 계열사 사장이 1996년 설립한 파이브 스타 아쿠 트러스트(Five Star Aku Trust), SK그룹 전 계열사 사장이 1996년 설립한 크로스브룩 인코퍼레이션(Crossbrook Inc.), 마지막으로 대우그룹 전 해외지사장과 전 임원이 2005년 설립한 콘투어 퍼시픽(CONTOUR PACIFIC LIMITED) 등이다. 이 중 파이브 스타 아쿠 트러스트는 쿡 아일랜드에, 다른 세 곳은 모두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되었다.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은 뉴스타파의 확인요청에 대해 자신은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하고 접촉 회피했다. 한화그룹 측은 황용득 사장 개인의 일이며 그룹은 전혀 상관없다고 주장하다가 오늘 27일, 말을 바꿔 한화그룹 일본현지 법인인 한화재팬이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라고 주장했다.

역외 비즈니스를 벌이는 무대인 조세 피난처들은 지금 글로벌 경제의 중핵을 이루고 있다. 지배 엘리트 계급과 범죄자에게 환상적인 도피처이자 거대 금융 이권 세력의 더할 나위 없는 친구였던 조세 피난처는 글로벌 금융 위기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조세 피난처는 현대 금융 자본의 드러나지 않은 100년이었다. (출처: 도서 <보물섬>, 예스24, 뉴스타파 등)



‘조세 피난처’ 이해에 도움이 되는 책들


보물섬

니컬러스 색슨 저/이유영 역 | 부키

신탁 회사를 이용한 다국적 기업 탈세 전략의 시초였던 영국 베스티 형제의 사례부터, 2차 세계 대전 당시 금융 비밀주의 국가로 급성장한 스위스, 역외 유로마켓의 탄생, 영국의 역외 네트워크 구축, 미국의 역외 시장 진출 등을 순서대로 살펴본다. 또 역외 체제가 초래한 가난의 참상을 들여다보고, 역외 지지자들의 논리, 런던 금융가 시티의 무소불위 권력 등을 파헤친다. 저널리스트이자 조세정의네트워크 상근 연구원인 저자가 역외 비즈니스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이들과 역외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당사자들을 직접 인터뷰한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화폐 전쟁

쑹훙빙 저/차혜정 역/박한진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21세기 세계를 지배할 결정권은 ‘핵무기’가 아닌 ‘화폐’라고 주장한다. 화폐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제 금융재벌과 그 대변인들이 세계 금융사에서 활약하는 과정을 통해 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각축이 서양 역사의 발전과 국가의 재화 분배를 어떻게 주도했는지를 파헤치며, 세계를 통치하는 엘리트 그룹이 정치와 경제 영역에서 끊임없이 금융 전쟁을 일으키는 수단과 그 결과를 재현한다.





지금 당장 돈의 흐름 공부하라

윤채현 저 | 한빛비즈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외환시장의 특성과 상호관계를 조명하고 있는 책으로 투기성 재화 시장에서 돈의 흐름을 읽고 시장의 신호를 포착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책이다. 이 책은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외환시장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작용을 주고 받음에 주목하였으며 각 시장의 특성과 상호작용을 아는 것을 바탕으로 돈의 흐름을 읽고 투자손실을 막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2008년 이후 미국과 우리나라의 돈의 흐름을 추적하여 한국과 미국의 각 시장의 변동 메커니즘이 무엇이며, 서로 어떤 작용을 주고 받는지에 대하여도 살펴보고 있다. 다양한 사진 자료, 돈과 실물경제가 변화하는 경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도해, 복잡한 경제상황을 알기 쉽도록 제시한 이 책을 통해 투자와 시장에 관한 큰 그림을 이해하고 투자와 재테크에 대한 기초체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화폐 경제학

밀턴 프리드먼 저/김병주 역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이 책은 화폐 현상을 다룸에 있어 돈의 겉모습이 얼마나 많은 오류를 유발할 수 있는지 예시하고 화폐이론의 본질과 외견상 사소하게 보이는 사건들이 광법위하고도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한 실제사례를 다루어 흥미를 돋우고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화폐이론의 주요 논쟁거리인 금은복본위 제도에 관한 견해와 인플레이션의 원인과 대책, 오늘날의 통화제도가 향후 미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통찰도 더불어 제시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경제와 한국 경제의 현상들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경제를 전망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론적인 시각들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흐름을 꿰뚫어보는 경제독해

세일러 저 | 위즈덤하우스

이 책은 금융위기가 서서히 우리의 실생활을 위협해오고 있던 2008년 말부터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우리 경제의 현 상황에 대해 심도 깊은 분석과 통찰의 글로 화제가 된 ‘세일러’(필명)가 쓴 책으로 현재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인 견지에서 경제 근본원리를 바탕으로 정확히 분석하고 향후 3년의 혼란기를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근본원리와 경제지표를 명쾌히 정리해 제시하고 있다. 한국적인 시각, 가장 현실적인 시점에서 우리 경제의 문제점을 바라보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지금 한국경제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대처법과 해결책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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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경진

지구에 춤을 추러 온 화성인입니다. 여행과 영화 감상을 좋아하며, 책을 사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잘 읽지는 못하고 쌓아만 둡니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춤을 추는 게 삶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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