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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건강검진의 비밀 2
내 몸에 맞는 건강검진 찾기
건강검진의 항목을 정할 때 모든 검사를 다 받을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하여간 이번 주에도 이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장 슬기로운 건강검진 항목을 찾아보겠습니다. 어떤 검사를 받는 것이 좋은지는 스스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저 같으면 이렇게 하겠다는 정도만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건강검진의 단점부터 잠깐 생각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첫째는 검사 자체가 불편하고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점, 둘째는 검사해서 병이 있는 것처럼 나왔는데 실제로는 병이 없다면(통계학을 하는 사람은 ‘위양성’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불필요한 추가검사나 치료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이고, 셋째는 혹시라도 검진에서 의사의 실수이든 진단 자체의 한계든 병을 놓칠 수 있는데 환자는 검진을 받았으니 이젠 안심이라고 생각하고 건강상의 진짜 문제를 간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통계학에서는 ‘위음성’이라고 합니다). 넷째, 불필요한 검사는 돈 낭비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사람이 중요하지 돈이 중요한가’라고 생각해도 불필요한 검사를 하는 것은 환자에게 손해입니다. 왜냐하면 다섯째, 검사 자체의 위험성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는 건강검진을 받던 환자가 CT 촬영을 할 때 주사된 조영제에 의해(조영제를 원래 쓰기로 된 검사였는지 아니면 조영제가 실수로 주입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급성 신부전이 오고 호흡까지 나빠져서 중환실에 몇 주간 있다가 퇴원한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예외적인 사례 때문에 정기 건강검진은 무조건 위험하고 불필요한 것이라 생각하면 절대 안 되겠지만, 건강검진의 항목을 정할 때 모든 검사를 다 받을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하여간 이번 주에도 이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장 슬기로운 건강검진 항목을 찾아보겠습니다. 어떤 검사를 받는 것이 좋은지는 스스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저 같으면 이렇게 하겠다는 정도만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복부 초음파 검사
복부 초음파 검사도 꽤 가치가 있는 검사입니다. 몸에 해가 없고, 가격도 비싸지 않으면서 간, 비장, 췌장, 담낭, 신장 등 많은 장기를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습니다. 현재 40세 이상인 경우 매년 한 번씩 시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간염 보균자나 간경화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30세 이상부터 6개월마다 검사할 것을 권장하는데, 이에 더불어 AFP라는 종양 표지자도 함께 검사토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제가 일반적으로 종양 표지자가 그리 좋은 건강검진 검사가 아닌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간염 보균자나 간경화 환자에게는 꼭 필요한 검사입니다. 간암이 발생하면 AFP가 증가하기 때문에 진단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소화기 검사
위 내시경 혹은 위장 조영검사, 그리고 대장 내시경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대개 이 위장 검사와 대장 검사는 함께 패키지로 묶여 있지 않아서 따로 돈을 내야 합니다. 위 내시경은 공식적으로는 40대 이상인 경우 무증상이라 할지라도 2년에 한 번, 위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음주, 흡연을 하거나 고령인 경우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어 1년마다 실시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일부 의사들은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도 1년에 한 번씩 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위암 유병률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의 경우 모든 암 중에 가장 많은 암이고 세계적으로 보아도 우리나라 위암 발생률은 최고 수준입니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하면 거의 완치가 가능한 만큼 조기진단의 효과가 확실한 암입니다.
만약 소화불량 등의 위장 증상이 있으면 당연히 20대나 30대일지라도 위 내시경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위 내시경은 건강검진에 꼭 들어가야 하고 그 빈도를 1년에 한 번 할 것인가 2년에 한 번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의사와 상담을 통해서 정하되 1년에 한 번 하는 것을 큰 손해처럼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위장 조영검사는 위 내시경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대신 받을 수 있는 검사입니다. 그런데 이 검사의 단점은 만약 조영검사에서 의심스러운 병변이 나오면 조직검사를 위해서 내시경 시술을 또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내시경을 피하려고 대신 조영 검사를 했는데 만약 이상 소견이 나오면 결국 두 가지 검사를 다 받게 되니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위장 조영검사보다는 처음부터 그냥 위 내시경을 받는 것을 선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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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태그: 건강검진, 뉴욕의사의 건강백신, 고수민
1996년 원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0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하였다. 2005년 도미, 현재 Montefiore Medical Center에서 재활의학과 의사로 근무 중이다. 미국 의사시험(USMLE)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티스토리에 블로그 〈뉴욕에서 의사하기〉를 개설하였다. 의학정보, 영어공부법, 재테크 등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가 블로거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단기간 방문자 1천만 명을 돌파, 2008년 포털 사이트 다음(Daum) 블로거 기자 상을 받았다.
그는 총 4개의 전공을 거친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2000년 삼성서울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2005년 미국으로 건너가 내과 수련을 시작했으며, 2007년 재활의학으로 전공을 바꿀 때에는 이미 배운 인체 내부의 지식에 더해서 인체 바깥 부분을 담당하는 근골격계를 새로 배움으로써 의학지식을 완성하겠다고 생각했다. 그 후 3년의 과정을 마치고는 근골격계 증상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통증을 더 배우고 싶어 통증의학 전문의 과정까지 마쳤다. 그는 4년으로 끝났을지도 모르는 수련 생활을 11년가량 거치고 보니 환자들이 가진 여러 개의 질환을 서로 연결하여 볼 줄 아는 시각이 생기게 되었다고 말한다. 『뉴욕의사의 건강백신』에는 그런 종합적인 시각이 담겨있다.
『뉴욕의사의 건강백신』은 백과사전처럼 모든 질환을 골고루 정리해주기보다는 누구나 반드시 알아야 하는 건강 상식을 최대한 풀어서 설명하고 포인트를 거듭 강조해서, 책 한 권을 읽는 동안 머릿속에 각인되도록 했다. 저자의 글은 동네 아저씨처럼 친절하면서도 촌철살인의 명쾌한 진단과 처방, 직접 겪은 환자들의 생생한 사례들로 많은 블로거들의 사랑을 받았다.
2003년 카플란 학원 USMLE 설명회 강사, 2005년 GMES 미국의사시험 전문 학원, 서울 메디컬스쿨 USMLE 강사, 2005년 서울 상덕의원 부원장, 2007년 St. Mary's Health Center, St Louis, Missouri, Internal Medicine , 2008년 USMLEMASTER.com USMLE 설명회 강사를 역임하고 현재 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 Montefiore Medical Center, New York, Physical Medicine and Rehabilitation 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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