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인성이 배우 김민희와 사귄단다. 뭐 남자와 여자가 만나 연애한다는 거 자연스러운 일이라, 연예인이라 할지라도 대개는 그렇구나 하며 넘어가는데,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지 못하겠더라.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대한민국 30대 언니들의 워너비 남자 중의 남자인 조인성이 연애를 한다니까 그랬던 모양이다.
여기서 잠깐 ‘조인성’에 대해 얘기해 볼라치면, 2001년 <학교3>로 얼굴을 알린 후 <피아노>로 “어, 이 녀석 봐라, 얼굴 되고 키 되고 몸매 되고 연기까지?”라는 감탄이 나오게 하는 기대주로 급부상한 후, 걸작 중의 걸작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로 왠만한 여자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는 중요한 배우가 되었다. 그 이유는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보여준 조인성의 감정이 진짜처럼 다가왔던 것이다. 조인성이 극중에서 연기한 정재민이라는 철 없는 도련님이 사랑을 ‘지대로’ 하느라 아파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언니들은 함께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조인성이라는 배우는 감정을 흉내 내는 지루한 배우가 아니라 뭘 좀 아는 기특한 남자로 등극한 것.
영화 <쌍화점> 기자 간담회에서의 조인성그런 조인성이 연애를 한다니, 서로의 겉모습에 빠져들어 뜨겁게 타올랐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시시한 연애를 할 것 같지는 않고, 그런 조인성을 빠져들게 한 상대방은 아마 대단한 매력의 소유자일 것이 분명할 터. 배우 김민희 말이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를 히트시킨 2000년 모 통신회사의 광고 모델로 엄청난 주목을 받은 김민희는 아치형의 눈썹과 둥근 광대뼈가 묘하게 조화된 고급스럽고 신비로운 느낌의 외모 때문인지 몰라도, 왠지 대중과 멀게 느껴지는 배우였다. 무엇보다 출연한 작품 중 그닥 히트친 작품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어떤 배우인지 알 기회가 별로 없었다. 2009년
<여배우들>에서 “나는 계속 쉬고 있잖아.”라는 대사를 참 자연스럽게 하는 그녀를 보며, ‘아, 김민희라는 배우가 있었지.’라고 생각한 정도? 하지만 2012년
<화차>의 김민희를 보며, “김민희라는 이름의 중요한 배우를 우리나라 영화계는 한 명 더 갖게 되겠구나.” 생각했다. 여전히 아치형 눈썹은 고급스러웠지만, 비참한 상황에 놓인 김민희의 모습은 어색하지 않았다. 저렇게 예쁜 여자가 저런 상황에 놓이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김민희는 데뷔한지 14년 째이다. 필모그라피를 살펴볼까? 2000년 드라마 <줄리엣의 남자>, 배우 이정재와 함께 출연한 영화
<순애보>, 2002년 영화
<서프라이즈>, 드라마
<순수의 시대> 2004년 영화 <형수님은 열아홉> 2006년 드라마
<굿바이 솔로>, 2007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 2008년 영화 <연애결혼>, 2009년 영화
<여배우들>, 2011년 영화
<모비딕>, 2012년 영화
<화차>, 2013년 영화
<연애의 온도>.
호들갑스럽지 않게 상황에 떠밀리지 않고 무리하지 않게 꾸준하게 작품을 해온 지난 14년.
<순수의 시대>에서는 원 톱 여자주인공 역할을 안정감 있게 해냈으며,
<굿바이 솔로>,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는 연기 욕심이 있는 김민희를 알게 해주었다. 그리고 31살에 개봉한
<화차>를 통해서는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진심 어리게 표현할 만큼 김민희가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구나, 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물론 고급스럽고 신비로운 미모는 여전하고.
영화 <연애의 온도> 기자 간담회에서의 김민희김민희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씨네21이
<화차> 개봉 시 진행한 인터뷰 기사 중 일부를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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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지금은 나란 사람이 중요하다. 어릴 때 좋아했던 것들이 내 취향이 되어가는 거다. 내가 어떻게 살고 하는 이런 것들이 모여 나를 만드는 것 같다. 김민희스럽다 이런 것. 생각해보면 난 항상 뭘 따라가려고 하지 않았다. 자연스럽지 않으면 하지 않았고, 이게 대세야 하는 것도 내가 아니면 하지 않았다. 원하는 게 확실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지금의 내 스타일이 나온 것 같다.”(전문 보기 //www.cine21.com/news/view/mag_id/69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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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차분하게 연기라는 자신의 직업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김민희가 선택한 남자가 누군지 궁금해지지는 않는가. 그녀가 선택한 남자라면, 겉멋 들지 않고 자기 내면에서 나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그래서 가끔 용기 있는 행동도 하는 그런 괜찮은 남자일 것이기 때문에. 아, 맞다. 조인성이 선택한 그녀가 누구인지 궁금하여 시작된 글이었지. 괜찮은 두 남녀의 연애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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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알립니다.안녕하세요. 채널예스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캔디입니다. 경기가 안 좋아 매일 매일이 어수선한 요즘입니다. 모두들 심란하고 답답하시지요? 4월 마지막 월요일. 봄비가 내리네요. 나무들은 이 봄비 맞고 녹색이 한층 진해지겠네요. 바야흐로 녹음 짙은 5월을 맞이하기 위해서요.
앞으로 저는 매일 아침 여러분과 수다를 떨어보려 합니다. 요즘 연예가 화제, 읽고 있는 책, 듣는 음악, 집 이야기, 회사 이야기 등등 문화라는 이름으로 에둘러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두서 없이 하려고 해요. 격무에 시달려 업데이트가 안되는 날도 가끔은 있겠지만 노여워 마시구요, 매일 오전 잠깐 들러서 놀다 가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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