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것만 같았던 인권이라는 주제는 만화라는 장르의 힘을 빌려 쉽고도 재미있게 다가왔고 2003년 출간 이래 스테디셀러로 사랑 받아 왔다. 이번 책은 그 인권 여행의 마침표와 같은 책으로 최규석, 김수박, 굽시니스트 등 쟁쟁한 만화가 10인의 참여로 더 대중적인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사회만화라는 장르가 드물고 생소했던 때 『십시일反』, 『사이시옷』의 출간은 우리에게 인권 만화라는 새로운 장을 열며 다가왔다. 어려울 것만 같았던 인권이라는 주제는 만화라는 장르의 힘을 빌려 쉽고도 재미있게 다가왔고 2003년 출간 이래 이 책들은 10년 동안 우리에게 스테디셀러로 사랑 받아 왔다. 이번 책은 그 인권 여행의 마침표와 같은 책으로 최규석, 김수박, 굽시니스트 등 쟁쟁한 만화가 10인의 참여로 더 대중적인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우리와 너무 가까운 스마트폰을 소재로 우리가 놓치고 있던 문명화의 이면을 바라본다. 자유로운 근무분위기와 복지가 이런 창조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는 핸드폰 회사의 홍보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기술력에 감탄한다. 작가는 문명화된 사회 속에 우리가 놓치고 있던 하청 공장의 슬픔을 이야기한다.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건물마다 그물망이 있어야 할 정도로 열악한 것이 스마트폰 속에 숨겨진 근무현실이다. 작가는 만화 특유의 위트로 이 최신 스마트폰 사장이 죽음을 맞이해 천국의 하청공장에서 자신이 하청 시키던 사람들과 동일한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게 된다는 발상으로 현실을 너무 어둡지 않게 비틀어낸다.
또한 짧은 단편이나 장편 모두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잃지 않는 최규석 작가는 단결이나 투쟁 조끼를 입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법의 사각지대를 지적한다. 작은 폭력에는 민감하면서도 사회질서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거대한 폭력에는 눈 감아 버리는 현실은 뉴스에서 놓쳤던 현재의 이면을 보여준다. 또한 대학등록금이 연체되어 휴학하는 손녀와 아기를 돌봐줄 수 있는 노동력으로만 취급되는 노부모 등 가족 내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세대유감적인 희생은 우리의 단면을 그대로 잘라 보여 주는 듯한 사실감으로 공감을 자아낸다.
‘어깨동무’ 제목처럼, 인권은 어깨동무를 한 너와 나의 모습같이 모든 사람의 문제라는 것이 에피소드를 이어갈수록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유머, 시사, 감성, 교양 등 작가들의 10가지 각기 다른 개성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재미는 충분하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소꿉 친구와 어깨동무 하듯이 먹고 살기 바빠서 내 삶에 급급해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시대의 양심 조각들을 10인 만화가들의 유머와 위트로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어깨동무정훈이, 최규석 등저/국가인권위원회 기획 | 창비
『어깨동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1년여 기간의 기획을 거쳐 완성해낸 인권만화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영화, 동화, 사진집 같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차별’ 없는 세상의 가치를 전파하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인권만화 『십시일反』과 『사이시옷』은 ‘차별’을 주제로 만화라는 대중 친화적 장르의 힘을 빌려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주며 사랑을 받았다. 앞의 두 만화가 ‘차별’을 주제로 ‘인권만화’라는 장르를 새로이 개척했다면 『어깨동무』는 ‘인권’ 그 자체를 주제로 했다.
서울에서 태어났고 경남 창원에서 자랐다. 만화잡지 [영챔프]의 신인 만화공모전에 입상하면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영화 잡지 [씨네21]과 [청년의사] 신문에 20년 넘게 만화를 그리고 있으며 [위클리 공감]에 ‘이슈를 품은 역사 이야기’를 연재했다.
수학은 빵점을 맞아도 국사는 만점을 받았던 학창 시절을 보냈고 고전 읽기와 번역, 역사 자료 수집이 취미인 역사덕후이기도 하다. 한때 애니메이션 사업을 ..
우리 시대 문장가 김훈의 신작 산문집. 생로병사의 무게를 실감하며 지나온 그의 치열했던 '허송세월'을 담은 책은 간결하고도 유려한 글맛으로 이 시대의 기쁨과 슬픔을 마주한다. '본래 스스로 그러한 세상'을 파고들어 삶의 비애와 아름다움을 포착한, 김훈 산문의 미학을 만나볼 시간이다.
『고기로 태어나서』 한승태 신간. 기술 발달로 없어질 확률이 높은 직업과 작업장의 모습을 세밀하게 담았다. 그 대상은 직업 소개소, 콜센터, 택배 상하차, 뷔페식당, 빌딩 청소다. 힘들고 괴로운 노동 현장이 마냥 슬프지만은 않게 느껴지는 건, 한승태 저자의 필력 덕분이다.
한국 청소년 문학의 가장 뜨거운 이슈, 이꽃님 작가 신작. 『죽이고 싶은 아이 2』가 이꽃님 월드의 완벽한 결말을 알린다. 서은의 죽음에서 시작된 두 여고생의 진실과 믿음, 그 절망 끝에서 피어난 희망을 그렸다. 아무리 무너져 내린 삶이라도 다시 일으켜 세워야만 하는 것이 삶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