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이 시작되자 난데없이 총소리가…
“Stop The War!” - 뮤지션, 반전(反戰)을 노래하다 존 레논의 ‘Imagine’에서 김민기의 ‘철망 앞에서’까지
북한의 전쟁불사 코스프레 탓에 그에 관련된 뉴스가 끊임없이 들리는 요즈음이네요. 이번 플레이리스트는 그래서 반전(反戰)을 노래한 뮤지션들의 음악을 모아봤습니다. 불안을 조장당하는 시국이니 만큼, 이 곡들을 복습하며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북한의 전쟁불사 코스프레 탓에 그에 관련된 뉴스가 끊임없이 들리는 요즈음이네요. 이번 플레이리스트는 그래서 반전(反戰)을 노래한 뮤지션들의 음악을 모아봤습니다. 불안을 조장당하는 시국이니 만큼, 이 곡들을 복습하며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그 모든 꽃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로 시작되는 가사는 곡이 진행되며 젊은 여자들과 그들이 따라다녔던 젊은 청년들을 함께 포착해냅니다. 그리고는 청년들이 가야만 했던 군대와 그들이 묻힌 무덤을 차례로 언급하며 결국 다시 무덤에 뒤덮인 꽃의 이야기로 돌아오죠. 어떤 악기도 없이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진행되는 2분 남짓한 곡이지만 이렇게도 가슴을 울릴 수 있습니다. 피터 폴 앤 매리와 조운 바에즈를 비롯한 많은 아티스트들의 커버를 거치기도 했지요.
비틀즈로 세계를 정복한 이후, 존 레논은 자신의 사회적인 시각을 솔로 활동을 통해 중점적으로 다루기 시작합니다. 「Imagine」에 등장하는 이상주의적 시선과 평화의 메시지는 그것의 산물이죠. 그가 아직 살아있었다면 어떤 노래를 더 들려주었을지는 모르지만, 아마 세계 평화에 대한 시선만큼은 변하지 않았을 겁니다.
당시 미국은 월남전으로 인해 뒤숭숭하던 분위기였습니다. 자신의 친동생이 참전 군인이었기에 더욱 생생하게 그것을 느꼈던 마빈 게이는 결국 그에 대한 노래를 부르기로 결심하게 되지요. 레코드사 소속의 가수였던 그가 아티스트의 자주권을 확립한 곡이기도 합니다. 곡은 1971년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올랐고, 마빈 게이는 그의 양심을 만방에 공표할 수 있었죠.
유투는 아일랜드가 낳은 세계적인 밴드입니다. 노래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를 풀어내는 것으로도 유명하죠. 곡의 가사는 ‘우리는 다르지만 하나’라는 것을 강조하는 두리뭉실한 내용입니다. 아마 내한공연이 이뤄진다면 음악 팬들이 이 땅에서 가장 듣고 싶어 할 곡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많은 이들이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실현은 되지 않고 있어 아쉽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다른 곡들의 키워드가 ‘반전’이라면, 이 곡의 가사는 싸움을 불사하겠다는 ‘투쟁가’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가사에 드러난 싸워야 할 대상은 국가 혹은 이데올로기가 아닌, 사람들의 편견과 사회 부조리와 같은 사회 문제죠. 때문에 이 곡 역시 표현이 다를 뿐, 결국은 평화를 위한 노래라 할 수 있습니다. 밥 말리의 스타일을 잘 알 수 있는 곡이죠.
차분한 록 음악으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CCR이지만, 사실 이들 노래들의 가사를 살펴보면 그리 편안한 곡을 부르는 밴드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노래 대부분이 사회적인 내용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곡에서 ‘비’는 멈춰져야 할 대상으로 은유적으로 쓰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당시의 월남전이죠. CCR이 말하고자 했던 바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사회적인 노래를 부른 그룹이라면 역시 핑크 플로이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노래는 나긋한 어쿠스틱 기타 소리로 시작하지만 곧바로 공포를 조장하는 울림이 등장하죠. 공포에 떠는 이를 본 적이 있는지, 폭탄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가사는 텍스트로만 봐도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멜로디로 함께 들으면 그 공포감은 여느 재앙영화 못지않죠.
곡의 화자는 어머니와 아들 둘입니다. 어머니는 겁에 질려하는 아들에게 무엇을 보았냐고 물어보죠. 아들이 대답하지만, 그 대답이 그리고 있는 것은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세계입니다. 본래 밥 딜런의 원곡으로, 국내에서는 이연실 버전의 「소낙비」로 유명한 만큼 조운 바에즈의 버전으로 소개합니다.
시대의 지성이었던 밥 딜런 역시 반전주의자였죠. 이 노래는 제목부터 대놓고 반전곡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야기하는 미국 지도자를 비판하며, 마지막에는 ‘당신이 죽기를 바라며, 당신이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도 당신의 죽음에 확신이 들 때까지 그 무덤을 떠나지 않겠노라’고 노래합니다. 요즘에는 이런 노래가 나올 수 없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곧 국내에서도 공연이 예정된 크라프트베르크는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전자음악 그룹입니다. 앨범과 곡의 제목부터 ‘방사능’인 이 노래는 짐작이 가능하겠지만 반핵의 메시지를 담고 있지요. 점차 빨라지는 불안한 리듬과 가사를 그대로 재현하는 모르스 부호의 기계음은 언제 들어도 참 독특합니다.
베트남전쟁을 주도한 미국정부와 전쟁으로 돈을 버는 군사업체를 비난한 곡입니다. 그러나 멜로디는 아이러니하게도 굉장히 밝고 유쾌하지요. 조롱의 느낌을 최대한 담아내기 위한 장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곡에는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팝 역사상 최초로 ‘Fuck’이라는 욕을 삽입한 노래라는 점이지요. 물론 우드스탁 공연에서의 일이고, 앨범에서는 스펠을 자신들의 이름인 ‘Fish’로 바꿔 녹음했습니다. 발표 시기는 1967년입니다.
곡을 플레이한 후 처음 들리는 소리는 악기 소리, 혹은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난데없는 총소리입니다. 보컬 제임스 헷필드는 사지가 절단된 병사의 마음을 연기하며 차라리 죽여 달라는 절규를 부르짖죠. 1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그린 티모시 보텀스(Timothy Bottoms) 주연의 1971년 영화 < Johnny Got His Gun >에서 모티브를 따온 곡으로, 뮤직비디오에도 영화의 영상을 함께 넣었습니다.
광기의 화신 짐 모리슨 역시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입장을 노래로 표명한 바 있습니다. 곡의 진행은 상당히 단순하지만, 역시 메시지는 단순하지 않죠. 이 노래에서 짐 모리슨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희생되면 그것으로 전쟁도, 다른 모든 것도 끝난다는 허무주의적 뉘앙스에 집중합니다. 곡의 제목을 ‘이름 없는 병사’로 쓴 것도 그 때문이었겠죠. 참 짐 모리슨다운 방식입니다.
독특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케이트 부쉬는 목소리 또한 그 이미지만큼이나 특이합니다. 을씨년스러운 하이 톤 보컬로 몽환을 자아내는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혼이 다 빠지는 듯한 기분이죠. 케이트 부쉬가 이 곡으로 표현하려 했던 주제는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핵전쟁의 공포이고, 또 한 가지는 니코틴 중독 어머니의 뱃속 태아가 느끼는 불안의 느낌이라고 하네요. 어느 쪽이든 섬뜩한 건 똑같습니다.
사실 애초부터 반전의 메시지를 넣으려 만들어진 곡은 아니었다고 하네요. 앨범 작업 중 그룹과 음반사는 콘셉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당시 미국이 겪고 있던 베트남 전쟁을 테마로 써보자는 의견에 모두가 동의하게 되었고, 반전 곡으로 콘셉트를 바꾸면서 시의성을 획득하게 되었죠.
BYOB의 일반적인 쓰임새는 ‘술은 각자가 지참해올 것!(Bring your own booze)’이라는 파티 초대 메시지인데요. 이 곡에서만큼은 ‘Bring your own bomb’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갖습니다. 실제로 곡에서 부제로 내걸었던 제목도 후자였지요. 이 곡에서 이들은 ‘왜 대통령은 전쟁에 나가지 않고 가난한 이들만 전쟁에 내보내는 것이냐’며 원색적으로 비난을 퍼붓습니다. 그들이 말한 전쟁은 바로 이라크 전쟁이었고, 가사에 등장하는 대통령은 조지 부시였죠.
언제나 통기타를 든 채 세상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던 김민기는 현존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우리의 현실에도 주목했습니다. 이 곡에서 그는 자연을 이야기하며, 어디든 자유로이 오가는 자연처럼 우리도 녹슨 철조망을 걷어 버리고 자유롭게 흘러가자는 이상주의적인 메시지를 담아냈죠. 후일 윤도현 밴드가 대규모 피쳐링진과 함께 이 곡을 다시 부르게 됩니다.
2004년, 4년간의 공백을 마치고 돌아온 임재범은 이전처럼 사랑을 주제로만 노래 부르지 않았습니다. 그것에 더해 자신의 넋두리와도 같은 독백의 이야기와 사회적인 시선도 함께 보여줬죠. 「총을 내려라」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비판, 그리고 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헤비한 록 넘버입니다.
약 50초의 묵직한 내레이션과 함께 시작되지만, 곧바로 강산에 특유의 걸쭉한 보컬이 등장하며 영가적인 느낌을 전달하는 곡입니다. 언제나처럼 자유롭게 노래하는 강산에는 이 곡을 통해 전쟁으로 억울하게 죽어간 영령들을 위로했죠. 앨범의 제목은 곡과 어울리는 듯, 또는 어울리지 않는 듯 두 가지 느낌이 한꺼번에 전달되는군요.
2004년, 우리 국민 모두는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해외 무역 활동을 하다가 이라크 무장 세력에 붙잡힌 고 김선일 씨의 피살사건 때문이지요. 극악무도한 그들의 행동에 여론은 들끓었고, 행동파 가수 신해철은 곧바로 「Dear America」라는 미국에 화살을 겨눈 곡을 발표하게 됩니다. 곡에는 싸이(PSY)도 참여했는데, 후일 「강남스타일」의 성공 후 공연 영상이 퍼지며 미국 내에서 몸살을 앓기도 했습니다. 이데올로기 싸움에 희생된 사람이 무슨 잘못이 있을까요. 지면을 빌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 Pete Seeger -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
수록 앨범: < The Very Best of Pete Seeger >
2. John Lennon - Imagine
수록 앨범: < Imagine >
3. Marvin Gaye - What's going on
수록 앨범: < What's going on >
4. U2 - One
수록 앨범: < Achtung Baby >
5. Bob Marley - War
수록 앨범: < Rastaman Vibration >
6. Creedence Clearwater Revival - Who will stop the rain
수록 앨범: < The Singles Collection >
7. Pink Floyd - Goodbye blue sky
수록 앨범: < The Wall >
8. Joan Baez - A Hard Rain's A-Gonna Fall
수록 앨범: < First 10 Years >
9. Bob Dylan - Masters of war
수록 앨범: < The Freewheelin' >
10. Kraftwerk - Radioactivity
수록 앨범: < Radio-Activity >
11. Country Joe & the Fish - I-feel-like-I'm-fixin'-to-die rag
수록 앨범: < The Collected(1965-1970) >
12. Metallica - One
수록 앨범: <…And Justice For All>
13. The Doors - Unknown soldier
수록 앨범: < The Very Best Of The Doors >
14. Kate Bush - Breathing
수록 앨범: < Never For Ever >
15. Black Sabbath - War pigs
수록 앨범: < Paranoid >
16. System of a down - B.Y.O.B
수록 앨범: < Mezmerize >
17. 김민기 - 철망 앞에서
수록 앨범: < Past Life of 김민기 >
18. 임재범 - 총을 내려라
수록 앨범: < 공존 >
19. 강산에 - 더 이상 더는
수록 앨범: < 나는 사춘기 >
20. 넥스트 - Dear America
수록 앨범: < 5집 개한민국! >
관련태그: 존 레논, Imagine, U2, 핑크 플로이드, 밥 딜런, 짐 모리슨, 김민기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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