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드라마 여주인공을 싫어하는 이유 - 『낼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
당신이 꿈꾸던 드라마는 잊어버려라! 장밋빛 내일을 꿈꾸다가 좌절한 ‘낼모레 서른’들을 위한 화끈하고 아찔한 공감 에세이
『낼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 이 책은 제목마저 얼마나 솔직한지. 사실은 내가 그리고 당신이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은 누구에게나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어딘가엔 이보다 더한 문제에 직면한 사람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당신과 내가 이 세상의 모든 비극을 짊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사실 그보다 더 스펙타클한 문제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취업이 문제인가? 취업만 되면 괜찮을 것 같은가?
낼모레 서른이다. 아아, 나의 서른은 정녕 이런 모습일 줄 몰랐다. 어릴 적 꿈꿨던 나이 서른의 모습은 단언컨대,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 능력을 인정받고 킬힐을 또각거리며 한 손에는 갓 내린 아메리카노를 들고 우아하게 고급 승용차에서 내려 회전문을 통과해 지하철 게이트와 같은 곳에 사원증을 찍고 엘레베이터를 타서 높은 곳에 위치한 사무실에 들어간다. 그 사무실은 사방이 통유리로 되어 있으며 일을 하다 잠시 과열된 머리를 식히기 위한 휴게실도 완비되어 있고 책상 위는 늘 정돈되어 있으며, 퇴근 후에는 필라테스나 요가나 수영으로 하루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주말에는 교외 한적한 곳에 나가 우아하게 스테이크를 써는, 그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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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은데 지극히 평범한 게 고민이다. 재미있게 살고 싶은데 재미없는 인간이라 이 또한 고민이다. 떠들썩한 모임을 좋아하며 어디든 머리 대고 3초 이내에 잠들 수 있는 능력을 지녔지만 쓸 데가 없어서 아쉽다. 365일 다이어트 중이지만 365일 먹어대는 자기모순을 겪고 있다. 그래도 언젠간 개선된 인간이 될 거란 기대만큼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혜린> 저12,420원(10% + 5%)
장밋빛 내일을 꿈꾸다가 좌절한 ‘낼모레 서른’들을 위한 화끈하고 아찔한 공감 에세이 『첫날밤엔 리허설이 없다』,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등 픽션을 통해 또래 여성들의 가려운 부분을 유쾌하게 풍자한 작가 이혜린이, 이번에는 여성들이 취업 후 만나게 되는 고민거리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솔직하게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