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 <짝> 출연자들이 도시락을 혼자 먹지 않으려면?
<짝> 출연 예정인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책 섣부른 모방은 0표를 부를 수도 있으니, 적당히 학습하자
자고로 연애는 책에서 배우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배울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럴 땐, 남몰래 연애에 관한 책 한 두 권 읽는 것도 나쁘지 않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SBS <짝>이 어느새 84회나 방송됐다. 결혼을 했거나 예정인 커플이 벌써 다섯 커플이라고 하니, 제작진 입장에서는 더욱 축하할 일이다.
수요일 밤 11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 경쟁을 한 지도 벌써 2년이 되어 간다. 스타 토크쇼와 일반인들의 짝짓기 프로그램은 사실 경쟁 상대로 볼 수 없었다. 더욱이 <짝>은 시사교양에 포함된 프로그램이지 않은가. 2011년 3월 첫 방송 후, 명절마다 <스타 애정촌>을 특집 방송하며 열심히 달려온 <짝>은 현재 고전 중이다. 최근 이렇다 할 화제가 된 출연진이 없었고 전직 쇼핑몰모델들이 연이어 경력을 속이고 출연해 제작진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악의적인 편집으로 출연진들이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항의성 글을 올리기도 했으니, 조용한 프로그램만은 아니다. <짝>을 보고 있으면 인간판 <동물의 왕국>을 보고 있는 것 같다는 평가도 받았으나,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곧 2주년을 맞이한다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시청률과 상관 없이 방송이 된 다음날은 어김없이 검색어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어떤 마음으로 출연할까?
<짝>을 보는 시청자들은 주로 결혼 적령기의 20대, 30대다. 시청자들이 <짝>을 흥미롭게 보는 이유는 평범한 사람들의 결혼관, 연애관을 지켜보며 동병상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솔로인 시청자들은 ‘나만 이런 게 아니었어’라며 자위하기도 하고, 모태솔로 출연자들을 보며 ‘저런 사람도 있는데’하며 측은지심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한편, 신기하기도 하다. 자신의 프로필을 모두 공개하며 쌩얼까지 드러내야 하는 프로그램에 정말 어떠한 마음으로 출연하는 걸까. 진짜 짝을 찾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TV 프로그램에 한 번 출연해보고 싶은 마음에? <짝>은 스스로 출연을 신청하는 사람도 있지만, 제작진의 섭외로 출연을 결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여성 출연자들의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작진은 다양한 직종의 여성들을 섭외하고자 한다.
올해 초, <짝>에 출연한 한 여성에 의하면, “프로그램의 조작은 0%. 대본 없이 100% 리얼로 진행된다”고 한다. 다만 정해진 분량으로 편집을 하기 때문에 인터뷰 한 부분이 잘려서 나가는 경우가 많아, 시청자들이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짝>에 출연하면 지인들은 물론, 거리에서 사람들이 아는 체를 하는 경우도 있어 곤란하기도 하지만, 가장 즐거운 건 <짝> 출연진들의 오프라인 모임이다. 방송 후 출연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기수를 공개하며 <짝> 인터넷카페에 가입하고 오프라인 만남을 주기적으로 갖고 있다. 촬영 중에는 커플이 되지 않았지만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서 인연을 맺은 커플들이 꽤 많다고 한다. <짝>에 출연해 곤란한 상황을 겪은 출연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출연자들은 <짝>을 통해 다양한 인맥을 쌓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의외의 모습, 그것이 관건이다
<짝>의 백미는 도시락 선택이다. 마음이 통한 커플들은 함께 도시락을 먹지만, 자신을 선택한 상대가 없을 경우에는 혼자 차가운 철통 도시락을 먹어야 한다. 마음 약한 여성 출연자는 혼자 도시락을 먹은 후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그렇다면 도시락 선택은 어떻게 해야 받을 수 있을까. 첫 인상은 뭐니뭐니해도 외모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말 한마디 눈빛 하나에 상대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지 않을 때, 상대방을 위한 작은 배려와 관심 표현, 그리고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호감도를 높이는 첫 번째 지름길이다.
자기소개 시간도 정말 중요하다. 이미 가지고 있는 스펙은 어쩔 수 없다 쳐도, 말 한마디로 사람의 마음은 움직이는 법이다. 지나치게 자신의 주관을 뚜렷하게 밝히는 것은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만날 거다’라고 선을 긋는 모습처럼 보일 수 있다. 이성의 짓궂은 질문에도 유연한 사고로 대답하자. 마음이 열려 있어야 누구든 들어올 수 있다. 그리고 주방에는 남자 출연자든 여자 출연자든 많이 들락거려라. 주방과 친한 사람들은 부지런하다는 증거이고 공동체 생활을 잘한다는 증거다. 독특한 취미나 특기를 밝히는 것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인생을 즐기는 사람, 요즘 여자들의 이상형이다. 그리고 책도 좀 읽자. 상식이 풍부한 사람, 트렌드를 아는 사람. 여자건 남자건 참 괜찮아 보인다.
크로스2
진중권,정재승 공저 | 웅진지식하우스
연애를 잘하려면, 사람의 마음에 대해 알고 욕망에 대해 알아야 한다. 진중권 교수와 과학자 정재승이 집필한 『크로스2』는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본질은 숨길 수 없는 인간의 ‘욕망’에 초점을 맞춘다. 단 돈 천원으로 대박을 꿈꾸고, 가수의 탈락 속에서 흥분을 느끼며, 육식을 통해 끊임없이 남의 살을 갈망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쫓아 UFO를 믿는 사람들. 두 저자가 주목한 것은 바로 로또, 오디션 프로그램, 육식, 종말론 등 오늘의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 이면에 숨어 있는 변치 않는 동물적 욕망이다. 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그토록 열광하게 만드는지, 그것을 통해 우리들은 어떤 것을 얻고자 하는지 갖가지 현상 속에 숨겨진 은밀한 인간의 욕망을 엿본다. 시대를 보고 문화를 보아라. 그러면 인간의 마음을 알게 되고 남자와 여자도 알게 된다.
어떤 날 그녀들이
임경선 저 | 학고재
연애소설도 읽어보자. 떨어진 연애 감(感)이 살며시 당신의 어깨를 톡톡 치고 있을 것이다. 저자 임경선은 요즘 젊은 세대의 많은 공감과 지지를 받는 칼럼니스트 겸 ‘인생 카운슬러’다. 연애 문제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전반에서 발생하는 문제들과 씨름하는 그녀의 카운슬링 내공은 상당하다. 어릴 적부터 만남과 헤어짐의 인간속성에 관해 남들보다 예민한 촉을 가지고 ‘관계’와 ‘태도’에 관해 꾸준히 발언하고 글을 써온 덕분이다. 『어떤 날 그녀들이』는 칼럼니스트 임경선이 이런 인생상담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애 처음 펴내는 연애소설이다. 아홉 개의 단편으로 채워진 책은 사랑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삶의 과정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그녀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멜로드라마에서 기대하는 화려한 연애 성공담이나 어릴 적 동화책에서 읽었던 백마 탄 왕자와 잠자는 공주의 해피엔드가 아니다. 저자는 요즘 여자들의 사랑 풍속도를 분홍빛 로맨스로 치장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날것으로 드러낸다. 사랑 앞에서 냉소적이고 소심하고 때론 음흉하기까지 한 그녀들의 모습은 쓸쓸함마저 자아낸다.
남자의 물건
김정운 저 | 21세기북스
자신만의 취향, 취미가 있는 사람은 멋지다. 좋아하는 것이 있어야 인생이 재밌는 법이다. 남자 출연자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기를 권한다. 김정운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 남자들의 삶에 주목한다. 불안하고 갑갑한 대한민국 남자들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그래서 자신의 존재 의미에 대한 확신을 갖도록 한다. 도발적인 제목인 『남자의 물건』은 그러한 이야기를 꺼내놓기 위한 상징이라 보여진다. 책은 '물건' 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삶의 기쁨과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미친 연애
최정 저 | 좋은날들
제목 한 번 참 세다. 저자 최정은 스무 살 무렵부터 바람둥이 생활을 시작해 16년 간 900명 정도의 여자를 만났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블로그 '미친 연애'는 Daum view 연애 부문 랭킹 1위를 거의 놓치지 않을 만큼 사랑에 가슴앓이 하는 청춘들의 연애 멘토로서 네티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얻는 비결, 그것이 바로 ‘연애의 기술’이라고 말하는 저자 최정. 이를 위해 책에서는 남녀 사이를 지배하는 연애의 법칙에서부터 그 여자 그 남자의 연애 심리,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애 스킬, 사랑을 가장한 남자들의 진짜 속마음 등을 거침없이 들려주며 독자들을 '미친 연애'의 세계로 안내한다. <짝> 출연 예정인 사람들 중, 모태솔로라면 한 번 읽고 나가자. 그렇지만 섣부른 모방은 0표를 부를 수도 있으니, 적당히 학습하자.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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