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홀리부터 라디오 헤드까지 - 성적표 없는 명곡들
뮤지션, 그들의 대표곡 이야기
뮤지션을 말할 때 거의 무조건적으로 첫 번째로 떠오르는 상징적인 노래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싱글로도 아예 발표되지 않았거나, 혹은 싱글로 커트되었다 하더라도 상업적 성공에 실패한 곡들도 상당수 있지요. 이번 플레이리스트 36회는 그런 히트곡이 아닌 대표곡들의 이야기입니다.
뮤지션을 말할 때 거의 무조건적으로 첫 번째로 떠오르는 상징적인 노래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싱글로도 아예 발표되지 않았거나, 혹은 싱글로 커트되었다 하더라도 상업적 성공에 실패한 곡들도 상당수 있지요. 이번 플레이리스트 36회는 그런 히트곡이 아닌 대표곡들의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싱글로 커트되었을 곡 같지만, 「Isn’t she lovely」는 싱글로 커트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빌보드의 주요한 차트 중 그 어떤 차트에도 오른 일이 없습니다. 스티비 원더의 음반제작사인 모타운 측에서는 그에게 이 곡을 싱글 커트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웬일인지 스티비 원더가 그 제안을 거절했다고 하네요. 딸에 대한 진심이 상업적으로 변질되는 것이 싫었던 걸까요. 진실은 스티비 원더만이 알고 있겠죠.
지미 헨드릭스는 전자 기타리스트를 말할 때 무조건적인 1순위를 예약하는 기타 주자죠. 그가 남긴 곡들 중 하나인 「Little wing」은 싱글로 발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대표하는 명곡으로 남았습니다. 곡의 진가를 파악한 많은 뮤지션들에 의해 수없이 재해석된 바도 있는데요. 에릭 클랩튼이나 스티비 레이 본과 같은 블루스 기반의 뮤지션들은 물론이고 스팅과 코어스, 스키드 로우 등 다양한 신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에 의해 다시 연주된 바 있지요.
레드 제플린의 시그니처 송이죠. 그러나 이 곡은 그들의 활동 기간 중 단 한 번도 싱글로 커트된 적이 없었습니다. 8분에 달하는 대곡이라 미디어를 통한 전파도 어려웠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그니처 송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은 당시의 ‘레드 제플린 현상’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려주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역사가 검증한 곡의 완성도는 말할 것도 없지요.
시적인 가사와 광기의 멜로디는 도어스 음악세계의 트레이드마크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곡은 그들의 대표곡과도 다름없는 노래이지만, 가사의 수위와 곡의 길이 때문인지 싱글로 발표되지는 않았었죠. 그 세기말적 분위기로 인해 영화 < 지옥의 묵시록 >에 삽입되기도 했습니다. 가사 때문에 문화예술에 관대한 미국에서조차 금지곡으로 분류되고 있는 곡이기도 하죠.
팝 역사상의 슈퍼 밴드 1호라면 단연 이들입니다. 네 명의 보컬이 만들어내는 화음은 ‘천상의 하모니’라는 수식이 아깝지가 않지요. 대표 앨범의 머릿곡이라 그런지 「Carry on」은 싱글로 발표된 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들의 대표곡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 혹은 대중음악사에 정통한 음악 마니아들의 경우라면 「Like a rolling stone」, 혹은 「Blowin’ in the wind」가 우선적으로 거론되겠지만, 국내에서 밥 딜런의 대표곡은 거의 무조건 「One more cup of coffee」로 수렴합니다. 에밀루 해리스의 나긋한 보컬 때문일까요. 국내에서만 대표곡으로 자리 잡은 다소 엉뚱한(?) 케이스의 곡입니다.
앞서 말한 ‘엉뚱한 케이스’의 곡이라면 역시 이 곡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1990년대 안방극장을 주름잡았던 드라마 < 첫사랑 >에 삽입된 것 때문에 전 국민이 아는 팝 발라드로 인식이 되었지만, 문제는 이 곡이 스트라토바리우스 원래의 음악적 색깔과는 180도 달랐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Forever」만 믿고 앨범을 구입한 많은 사람들은 뜬금없는 유러피언 메탈 사운드에 당황해야 했고, 앨범은 결국 역대 음반 판매 사상 반품율 1위라는 불명예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빛나는 헤비메탈 넘버들을 다량 보유한 전설적 그룹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내에서만큼은 역시 발라드 넘버인 「Before the dawn」이 이들의 대표곡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 역시 해외에서는 큰 인기 없는 곡이 국내에서 대표곡으로 회자되는 특이한 케이스의 곡이죠.
잠시 특이한 케이스의 곡들로 이야기가 샜었는데요. 화제를 다시 본론으로 돌려보죠. 「Smoke on the water」와 함께 밴드의 양대 시그니처 송으로 자리한 「Highway star」가 싱글로 발표되지 않았던 곡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앨범에서 싱글로 커트된 곡은 「Smoke on the water」 한 곡 뿐이었다고 하네요. 때문에 이 곡에 관해서는 별다른 차트 기록이 없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딥 퍼플의 대표곡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곡을 다시 부른 임재범 덕분에 다시 재조명되었는지, 최근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며 이 곡을 열창하는 참가자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앨범 제목과도 이름이 같은 곡이지만, 앨범의 싱글은 「Desperado」가 아닌 「Outlaw Man」과 「Tequila Sunrise」였죠.
‘빌리 조엘 노래에는 어떤 것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아마 그의 시그니처 송인 「Piano man」다음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뽑을 만한 곡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1976년 발표된 < Turnstiles > 앨범의 수록곡으로, 이 음반에서 싱글로 커트된 곡은 「New York state of mind」가 아니라 「Say Goodbye To Hollywood」였습니다.
데이빗 보위와 이기 팝이 공동 작곡한 곡으로, 이기 팝을 말할 때 자연스레 첫 번째로 떠올리게 되는 곡이지만 이 곡 역시도 기록된 차트 성적이 없습니다. 다만 앨범이 발표된 지 근 20년 만에 영화 < 트레인스포팅 >에 삽입된 덕분에 후일에 다시 주목을 받았을 뿐이죠.
만약 당신이 이 노래를 모른다 해도, 들려주지 않고도 알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가수 이승기를 떠올려보세요. 다음으로는 “엄마가~김치를 해줬네~”라는 CF 노래 가사를 생각해보세요. 반짝하고 떠오르는 멜로디가 있다면, 그 노래가 바로 버디 홀리의 「Everyday」입니다. 역시 싱글 히트곡이 아닌 대표곡입니다.
여성 로커 계보의 대모 격인 차도녀 크리시 하인드를 리더로 둔 밴드죠. 첫 부분 기타 멜로디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인 분들이 많을 곡이지만, 앨범에서 싱글로 커트 되었던 곡은 「Brass In Pocket」과 「Stop Your Sobbing」이었습니다.
앨범 차트로는 1위에 올랐지만, 앨범의 미학을 중시하는 밴드의 의견 때문에 싱글을 따로 발표하지 않아 싱글 성적표가 따로 없는 앨범입니다. 다만 「Optimistic」 한 곡만이 모던 록 트랙스(Modern Rock Tracks)라는 차트에서 10위를 거둔 것이 전부이죠. 그러나 역시, 이런 밴드의 음악은 싱글보다는 앨범 단위로 감상해야 제 맛입니다.
노래는 그 발표 시기도 참 중요합니다. 이 곡의 사연을 들어보면 명확해지죠. 1998년 당시 「Torn」은 에어플레이 차트에서만 7주간 1위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인기를 실감한 후에야 뒤늦게 싱글로 발표하게 되지만 결국 때를 놓치고 42위로 그쳐야 했죠. 조금 더 일찍 싱글로 발표했더라면 ‘빌보드 싱글차트 1위 가수’라는 타이틀도 거머쥘 수 있지 않았을까요.
‘렉스마니아’ 현상을 낳았던 기타영웅 마크 볼란의 밴드 티 렉스, 그들의 대표 넘버는 누가 뭐래도 「Bang a Gong (Get It On)」입니다. 「Cosmic dancer」는 그 뒤를 바짝 쫒는 대표곡이지만, 역시 싱글로 발표하지 않아 차트 성적이 전무합니다. 다만 전 세계 수많은 기타 키드들의 유튜브 교과서가 되어주고 있을 따름이죠.
권위 있는 음악지 『롤링스톤』이 선정하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노래 500곡’에서 매년 최상위권에 랭크되는 곡이면서도 싱글 발표 역사는 없는 특이한 케이스의 곡입니다. ‘악마를 위한 동정’이라는 제목에서부터 롤링 스톤즈의 악동 캐릭터를 읽어낼 수 있죠. 장 뤽 고다르가 감독한 다큐멘터리 < 원 플러스 원 >에 등장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FPS게임 <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 >의 진행에 삽입되며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물론 해외에서만의 화제였지만요.
영화 < 레옹 >의 삽입으로 유명한 스팅의 대표 넘버 중 하나이지만, 싱글로 발표한 곡이 아닌지라 유명세와는 달리 정작 싱글 차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노래입니다. 국내에서는 가수 비가 「태양을 피하는 방법」에서 샘플링 해 쓰기도 했었죠.
마릴린 맨슨의 충격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읽을 수 있는 곡이죠. 수위에도 아랑곳 않던 그이지만, 이 곡만큼은 종교적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었는지 프로모션용 싱글로만 미디어에 배포하고 대중적으로는 다른 곡(「The beautiful people」)을 싱글로 발표했습니다. 아무리 맨슨이라도, 이런 제목의 곡이라면 그럴 만 하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1. Stevie Wonder-Isn’t she lovely
수록 앨범 : < Songs In The Key Of Life >
2. Jimi Hendrix-Little wing
수록 앨범 : < Axis: Bold As Love >
3. Led Zeppelin-Stairway to heaven
수록 앨범 : < Led Zeppelin IV >
4. The Doors-The end
수록 앨범 : < The Doors >
5. Crosby, Stills, Nash and Young-Carry on
수록 앨범 : < Deja Vu >
6. Bob Dylan-One more cup of coffee
수록 앨범 : < Desire >
7. Stratovarius-Forever
수록 앨범 : < Episode >
8. Judas Priest-Before the dawn
수록 앨범 : < Hell Bent For Leather >
9. Deep Purple-highway star
수록 앨범 : < Machine Head >
10. Eagles-Desperado
수록 앨범 : < Desperado >
11. Billie Joel-New York state of mind
수록 앨범 : < The Very Best Of Billy Joel >
12. Iggy Pop-Lust for life
수록 앨범 : < Lust for life >
13. Buddy Holly-Everyday
수록 앨범 : < buddy holly >
14. Pretenders-Kid
수록 앨범 : < The Pretenders >
15. Radiohead-Optimistic
수록 앨범 : < Kid A >
16. Natalie Imbruglia-Torn
수록 앨범 : < Singles 1997-2007 >
17. T.Rex-Cosmic dancer
수록 앨범 : < Electric Warrior >
18. Rolling Stones-Sympathy For the devil
수록 앨범 : < Beggars Banquet >
19. Sting-Shape of my heart
수록 앨범 : < The Best Of 25 years >
20. Marilyn Manson-Antichrist superstar
수록 앨범 : < Antichrist Superstar >
관련태그: 스티비 원더, 레드 제플린, 데스페라도, 롤링 스톤즈, 마릴린 맨슨, 스팅, 라디오헤드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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