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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TV에까지 소개된 한국 힙합의 실력파 – 프라이머리, 김종국, 넬리 퍼타도

힙합 신에서 잔뼈가 굵은, 젊은 베테랑 - 프라이머리(Primary) 18년 아티스트 생활의 자존심 - ‘능력자’ 김종국 포르투갈 핏줄을 가진 캐나다 출신의 싱어 송라이터 - 넬리 포타도(Nelly Furt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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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말에 나온 국내 음반들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앨범을 꼽자면 단연 프라이머리의 작품이 첫손에 꼽혀야 할 것 같습니다. 앨범의 수록곡 「독」은 미국 MTV에서도 ‘한국 실력파 뮤지션의 결과물’이라는 말과 함께 소개가 된 바 있다고 하네요. 애절한 발라드를 들고 돌아온 ‘능력자’ 김종국과 공연에서 「강남 스타일」 댄스를 연출한 것으로 국내에서 유명세를 치른 바 있는 넬리 퍼타도의 정규 앨범도 함께 만나보세요.

최근 연말에 나온 국내 음반들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앨범을 꼽자면 단연 프라이머리의 작품이 첫손에 꼽혀야 할 것 같습니다. 앨범의 수록곡 「독」은 미국 MTV에서도 ‘한국 실력파 뮤지션의 결과물’이라는 말과 함께 소개가 된 바 있다고 하네요. 애절한 발라드를 들고 돌아온 ‘능력자’ 김종국과 공연에서 「강남 스타일」 댄스를 연출한 것으로 국내에서 유명세를 치른 바 있는 넬리 퍼타도의 정규 앨범도 함께 만나보세요. 음악적으로 풍요로운 연말 분위기를 보장합니다.


프라이머리(Primary) <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 >

‘Primary And The Messengers’라는 이름이 붙은 네 편의 연작 싱글 앨범들과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 등 여러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연일 주가를 올리고 있는 프라이머리다. 최근 들어 인지도가 대폭 상승한 탓에 촉망받는 신인 프로듀서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난날의 이력을 되짚어보면 무시 못 할 기록들로 가득하다. 다시 말해 그는 힙합 신에서 잔뼈가 굵은, 젊은 베테랑이다.

한국 힙합의 명반으로 꼽히는 데드피(Dead'P)의 < Undisputed LP >에 수록된 「날개짓 (feat. Paloalto, DJ Crown)」이 바로 프라이머리의 결과물이며 2006년 한국 대중음악상 올해의 힙합 싱글을 수상했던 가리온의 「무투」 또한 그의 손길이 닿아있다. 다이나믹 듀오가 설립한 레이블인 아메바 컬쳐로 적을 옮겼던 2010년부터는 슈프림 팀의 첫 정규 앨범 < Supremier >로 시작해 동료 아티스트들의 작품에서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니, 경력만으로 놓고 보자면 보통내기의 수준은 충분히 상회하고 남는다.

그러나 프라이머리가 인정을 받는 지점은 화려한 커리어가 아닌 남다른 실력에 위치한다. 무엇보다도 그는 뛰어난 연주자다. 기타와 키보드, 각종 현악기와 관악기 등 다양한 악기를 두루 다룰 수 있기에 그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연주의 영역에서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더해진 소울, 펑크, 재즈와 스윙 등 이전 시대의 장르에 대한 너른 이해는 다양한 사운드를 발현하게 하는 원천들로, 동세대의 다른 아티스트들과는 차별화되는 장점이자 강점이다.

달란트가 음반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브라스 세션과 피아노로 짜임새를 구성한 「만나 (Feat. Zion.T)」나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식 사운드를 키치하게 풀어놓은 「2주일 (Feat. 리듬파워)」에는 소울의 느낌이 가득하며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멋지게 꾸민 「씨스루 (Feat. Zion.T, 개코 of 다이나믹 듀오)」는 펑크(funk)에 대한 현대적 접근이 훌륭한 싱글이다. 그런가하면 「Love (Feat. Bumkey, Paloalto)」와 「Mine tonight (Feat. Jinbo, Dok2)」에서는 1980년대 중후반에 유행했던 뉴 잭 스윙(New Jack Swing) 식의 시도가 보이니, 앨범 전체에서 옛 흥취를 느끼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단순히 복고의 사운드를 이해하는데만 그쳤다면 작품은 큰 소구력을 발휘하지 못 했을 것이다. 이 위에 현대의 감성을 더하며 대중들과 교차점을 생성하는 프라이머리의 문법은 아티스트로서 가지는 탁월한 역량임과 동시에 <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 >가 드러내는 매력 그 자체로 작용한다. 보컬과 래핑이 연달아 감정선을 자극하는 「Happy ending (Feat. 진실 of 매드소울차일드, 개리 of 리쌍)」이나 어반 사운드가 돋보이는 「멀어 (Feat. Beenzino)」, 「축하해 (Feat. 다이나믹 듀오, 박재범)」는 사람들의 귀를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아낌없이 지원사격을 해준 피쳐링진의 면모도 주목할 만하다. 다이나믹 듀오, 슈프림 팀, 얀키(Yankie) 등 소속사 동료들은 물론이고 힙합 신의 대표적 아티스트들인 가리온과 팔로알토(Paloalto), 정기고와 진보(Jinbo), 도끼(Dok2) 등도 화려하게 지원 사격을 해주었다. 특히 유머러스한 콘셉트로 많은 인기를 구가하는 리듬파워와 실력 있는 보컬리스트로 인지도를 확보한 자이언티(Zion.T), 그리고 긴 공백기를 깨고 복귀에 나선 슈프림팀의 멤버 이센스(E-Sens)의 등장은 팬들의 기대어린 시선을 획득할 매력적인 라인업이다.

1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에 10트랙짜리 시디가 두 장에 달하기에 <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 >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작품을 접하다보면 장시간 비행에서 오는 피로감보다는 각 트랙에서 만나는 신선함이 매 순간을 환기시킨다. 앨범에는 날이 선 예리한 래핑과 강렬한 비트도 있고, 감미로운 보컬과 부드러운 멜로디도 있다. 지루해하지 않고도 20트랙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음악 팬들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다.

각양각색의 작품들이 음반 전체에 자리한다. 그러나 맛보기 정도로 끝나는 백화점식 구성이 아니라 개개인의 수준이 뛰어난 양질의 모음집이다. 아티스트로서, 특히 사운드를 직접적으로 주조해내는 프로듀서의 위치에 있는 음악가로서 프라이머리는 자신이 가진 재능의 모든 것을 모자람 없이 담아내었다. 호평이 아깝지 않은 수작이다.

글 / 이수호 (howard19@naver.com)


김종국 < Journey Home >

솔로로 나설 때만 하더라도 이만큼 롱런을 할 것이라 예상했던 이가 얼마나 있었을까. 어느덧 3사 가요대상을 넘어 ‘김종국’이라는 이름으로 낸 앨범이 터보시절 보다 두 장이 더 많아진 지금, 그는 여전히 가요계라는 강적을 상대로 예능을 하듯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을 계속하고 있다. 터보의 답습에 지나지 않았던 1집 「남자 이야기」를 거쳐 극적인 반전을 도모했던 2집 발라드 「한 남자」, 진부할 수 있는 미디엄 템포의 곡조를 특유의 미성으로 극복한 「제자리걸음」과 최대 히트곡 「사랑스러워」까지. 어떠한 상황에도 대중적 요소는 손에 쥐고 놓지 않았던 그 악력은 재차 가수로서의 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했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간은 어쩔수 없이 하락세를 탔다. 「어제보다 오늘 더」와 「이 사람이다」는 모래사장에 그어놓은 글씨마냥 아이돌의 파도에 휩쓸려가 흔적조차 남지 않았고, 그 사이 그는 주말 브라운관에 안착하며 보컬리스트로서의 모습을 희석시켜 갔다. 그 와중에 나온 신보는 반가움과 아쉬움을 동일선상에 나열한다. 음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함과 동시에 ‘나 어릴 적’ 스타가 아직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전자의 이유라면, 다소 뻔하긴 해도 확실한 포인트가 존재했던 히트작들에 비해 확실한 킬링 트랙이 없다는 것이 후자의 원인이다.

셀프 프로듀싱으로 본인의 능력치를 10곡 안에서 최적화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밸런스는 그다지 좋지 않은 인상이다. 개별 트랙의 완성도에서 크게 지적할 만한 사항은 없지만, 음색의 한계에서 나오는 감정표현의 좁은 범위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선율과 맞물리는 탓에 길지 않은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하하와 개리의 피쳐링은 간만의 가수 활동에 다시금 예능의 캐릭터가 끼어들게 하는 여지를 준다. 그보다는 여성 보컬과의 듀엣이라던가, 아예 리쌍에게 곡을 받아 해보지 않았던 스타일을 시도해보는 것이 좀 더 ‘뮤지션’으로서의 그에게 득이 되었을 듯싶다.

전반부와 후반부의 갑작스러운 분위기 전환도 당황스럽긴 하지만, 이러한 고비를 넘기면 조금씩 괜찮은 멜로디와 편곡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키보드와 스트링을 미디엄 템포의 비트 사이사이에 리듬감 있게 배치시켜 목소리와의 조화를 도모한 「천 개의 발자국」이나 기타의 디스토션과 후렴의 앙상블이 귓가에 맺히는 「너무 예뻤어」 등은 싱글감으로 손색이 없다. 다만 타이틀인 「남자가 다 그렇지 뭐」는 애절함이 신파를 머금으며 과한 인상을 준다. 이처럼 분명 좋은 부분이 있음에도 리드 트랙 선정에 있어서 살짝 어긋난 듯한 안타까움을 동반한다.

과거의 영광에 기대 본업을 소홀히 하는 이들에게 내미는 ‘현재진행형’으로서의 풀 앨범이기에 의미가 있다. 부족한 부분은 있어도 극복할 만한 수준은 되며, 처음은 심심해도 감상이 중첩될수록 그만의 테이스트가 점점 진하게 들려온다는 점이 18년이나 되는 아티스트 생활의 자존심을 충분히 보필한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그렇게 꺼져가던 노래쟁이의 생명력을 다시금 자그마한 기대감으로 탈바꿈시켰다.

글 /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넬리 퍼타도(Nelly Furtado) < The Spirit indestructible >

넬리 퍼타도는 이제 골반을 흔들지 않는다. 「Promiscuous」와 「Maneater」에서 보여준 뇌쇄적인 춤 대신 파괴되지 않는 인간의 정신을 칭송한 다섯 번째 정규 앨범 < The Spirit indestructible >은 넬리 퍼타도에게 다시 한 번 새로운 세계의 문으로 인도한다. 그는 < The Spirit indestructible >에서 불꽃 튀던 동(動)을 파기하고 고요한 바다 위에 떠있는 섬의 정(精)을 취한다.

팀발랜드와의 파트너십으로 성공한 < Loose >에 안주하지 않은 그는 이번에 로드니 저킨스와 < The Spirit indestructible >이라는 영혼의 작품을 발표했다. 이 음반에서 넬리 포타도와 일곱 곡을 합작한 로드니 저킨스의 터치는 음반 전체를 예측 불가능한 비트와 신비스런 음악 감성으로 감싸며 새로운 넬리 포타도의 정신적 에너지를 추출한다.

넬리 퍼타도의 네 번째 영어 앨범 < The Spirit indestructible >은 2집 < Folklore >와 3집 < Loose > 그리고 2010년에 발표한 일렉토르니카 댄스 팝 싱글 「Night is young」이 핵분열을 일으키며 발생한 동력을 극대화 한 앨범이다. 전자 음원으로는 진보적인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품고, 그 안에 민속 음악의 철학과 진중함을 불어넣었다. 상업적으론 실패한 댄스 팝 넘버 「Night is young」도 이번 음반의 성격을 구성한다. 이 모든 것이 < The Spirit indestructible >을 친숙한 낯섦으로 조합한다.

「Night is young」의 1차적 가벼움은 10대 시절을 회상한 「Parking lot」에 고스란히 연장되며 「Waiting for the night」에서는 제니퍼 로페즈 같은 라틴의 열정이 전이된다. 첫 싱글로 공개된 「Big hoops」는 북미 인디언의 민속 음악과 힙합 리듬, 일렉트로닉의 융합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트립합과 드림팝으로 포장된 월드뮤직 넘버 「The most beautiful thing」은 포르투갈 여성 가수 사라 타바레스와의 듀엣으로 혈통의 순수성을 확인한다.

뿐만 아니라 힙합 아티스트 나즈는 「Something」에 참여해 뉴욕의 음습한 기운을 불어넣었으며, 「Bucket list」에서는 리아나처럼 목소리를 찍어 누른 보컬로 그루브를 탄다. 댄스 팝, 월드뮤직, 흑인음악에 대한 넬리 포타도의 소급력이 만만치 않다.

2011년에 일어난 리비아의 시민 혁명에서 영감을 받은 「Believers」는 유투처럼 딜레이 걸린 리듬 기타로 호흡해 사회적 노래임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록의 기운이 스며든 이 곡은 록 프로듀서로 유명한 밥 록이 맡아 그 진정성을 확인받고자 했다. 자메이카에서 받은 영감을 오선지에 옮긴 「Don't leave me」와 인더스트리얼의 육중한 차가움이 지배하는 「Hold up」 그리고 영국 모던 록 스타일의 「End of the world」는 넬리 퍼타도의 음악적인 역량을 내적으로 응집하고 있다.

가톨릭 집안에서 성장한 넬리 퍼타도는 케냐에서 종교와는 다른 인간의 정신에 대해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이것을 안으로 응축시킨 결과물이 월드뮤직, 일렉트로닉 하우스, 팝 댄스가 조우한 타이틀 곡 「Spirit instructible」와 케냐 소년 합창단이 참여한 포크 트랙 「Thoughts」다. 진지함과 현학 대신 평범함과 겸손으로 빚어진 두 곡은 이번 앨범의 핵심이다.

포르투갈 핏줄을 가진 캐나다 출신의 싱어 송라이터 넬리 포타도의 < The Spirit indestructible >에는 개인과 집단, 흥겨움과 진지함, 과거의 교훈과 현실의 쇼크, 역사와 사회가 순수한 화음을 건축한다. 상품과 작품은 다르다.

글 / 소승근(gicsuc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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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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