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 내 딸 서영이에게 용기를 주는 책은?
거짓말은 하는 사람이 제일 아픈 법이다
주말 내내 시청자들의 애를 태우는(?) KBS2 주말연속극 <내 딸 서영이>. 아버지의 존재를 부정한 채 살아가는 서영이(이보영)도 안타깝고, 여자친구 미경(박정아)의 신분을 알게 된 상우(박해진)의 마음이 어떨지도 상상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게 자기 탓인 것 같은 아버지 삼재(천호진)의 찢어지는 심경도 이해가 된다.
초등학교 때부터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수재였던 서영이.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일찍이 철들었고, 능력 없는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 역할을 도맡았던 어머니는 고생만 하다가 세상을 일찍 떠났다. 자존심 센 서영이에게 그나마 위안이 됐던 건 착한 남동생 상우. 하지만 서영이는 아버지와 동생의 존재를 속인 채, 우재(이상윤)와 결혼했다. 무엇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남편과 함께 있을 때는 세상을 다 가진 듯, 정말 행복하다. 국내 굴지의 기업 사장인 시아버지의 사랑도 톡톡히 받고 있고, 시어머니에게는 종종 질투 어린 잔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능력 있는 며느리로서의 삶은 꽤 살만하다. 그런데, 요즘 자주 숨이 막힌다. 가슴이 떨린다. 잠이 오지 않는다. 자신의 가족사를 알고 있는 동창생이 회사 동료가 되었고,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 상우가 시누이 미경과 같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결국 서영이는 상우에게 달려가 “병원을 옮겨주면 안 되겠냐”고 부탁하는 못된 누나가 되어 버렸다. 내 행복을 위해 가족을 버리고 스스로 ‘고아’가 된 것도 모자라, 동생에게 두 번의 상처를 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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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 씨, 세상에 비밀은 없어요
서영이의 마음이 조금도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에게 준 상처 때문에 자신이 더 아파할 수 있다는 걸 몰랐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초라한 아버지와 동생을 버리고 선택한 부잣집 며느리로서의 삶. 처음부터 의도했던 바는 아니었지만, 결국엔 그녀의 선택이었다. ‘하나를 가지면 하나를 버려야 하는 법’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버릴 수 있는 문제의 것이 아니었다. 앞으로 서영이의 삶이 얼마나 조마조마하고 불안할지, 지켜보는 사람들마저 초조하다. 지금 당장에 서영이가 커밍아웃을 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다만, 진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의 존재를 그대로 수용하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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