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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원 모으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돈 때문에 일을 한다!? 돈이 당신에게 지니는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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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에게 돈이 없다면 당신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며 무엇을 그리워하고 무엇을 갈망하며 지낼 것 같은가? 과연 사랑, 창의력, 재미, 가치가 돈이 빠진 부분을 보충할 수 있을까? 돈이야말로 서로 다른 생각,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닌 사람들 사이를 소통시키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게 하는 물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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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터넷 게시판에서 ‘무엇이 당신을 일하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의 댓글을 본 적이 있었다. 일을 하는 의미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찰을 한 댓글도 있었지만 ‘일하는데 이렇게 많은 이유가 필요한가?’, ‘일하는 이유는 무조건 돈이지.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하지?’라는 냉소적인 댓글도 적지 않았다.

그때 생각난 것이 ‘왜 공부하느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의 학생들 반응이다. 대부분의 학생은 시험을 보기 위해서 공부한다고 대답을 한다. 조금 생각이 있는 학생들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공부한다고 하고, 성적이 좋지 않고 대학에 갈 가능성도 적은 학생들은 공부 따위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직장인은 영어 서류를 번역해야 하는데 영어 실력이 부족해 힘들 때,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문장이 떠오르지 않을 때, 프로그램을 짜야 하는데 수식을 모를 때 등, 자신의 학창시절을 뒤돌아보며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그러나 지금 직장인들이 학생이었을 때 공부를 대하던 태도는 직장에서 일을 대하는 태도와 차이가 없다. 학생이었을 때는 시험을 보기 위해서 억지로 공부했고, 지금은 돈을 벌기 위해서 억지로 일을 한다.

정년이 되어서 은퇴를 한 후 우울증에 걸려서 온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일할 수 있을 때 좀 더 열심히 일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먹고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일을 한다고만 생각을 해 그 이상 나아갈 수 없었던 것이다. 일을 하기 위한 목적이 오로지 먹고살기 위한 돈인 사람은 그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처럼 현재의 직장인이 과거의 학창시절을 바라보듯이 일에서 은퇴한 사람은 과거의 직장생활을 바라본다.

그렇다면 이미 엄청난 부를 획득한 이들은 돈을 초월했을까? 대기업이 생계를 걸고 일을 하는 자영업자들의 영역에 진출을 하는 추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국 대기업 오너들의 끝없는 탐욕에서 기인한다. 기초생활수급자도 돈 때문에 일을 한다고 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도 돈 때문에 암에 걸려도 일을 한다. 이렇게 돈이 많건 적건 모든 사람이 돈 때문에 일을 하는 이유는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서 돈이 인간에게 지니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출처 : 플리커의 Robbie Biller



첫 번째는 생존을 위한 도구로서의 의미다. 아프리카에 하루에 1천 원씩 기부하면 몇 명을 살릴 수 있다고 할 때의 돈은 먹고살기 위한 돈을 의미한다. 그리고 돈은 사회에 따라서 다른 의미를 지닌다. 아프리카에서 텔레비전은 엄청난 사치이지만 대한민국에서 텔레비전 하나 없이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본인의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라서 생존을 위한 돈의 의미도 달라진다. 평범한 월급쟁이에게 골프를 치는 것은 사치이지만 억대 연봉자에게 골프를 치는 것은 생활의 일부분이다. 가난한 이들이 보기에는 쓸데없는 것들이 부자에게는 필수품인 경우가 있다. 1970년대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국에서 차가 필수품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2000년대인 지금 차는 우리에게도 필수품이다.

두 번째는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의미다. 무언가를 가지고 싶어 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욕망 때문에 우리는 과소비를 하게 된다. 물건을 산다는 것은 나를 변모시키는 방법이다. 인터넷 게임에서 캐릭터를 꾸미는 데 유난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유저들이 있는데 이는 캐릭터를 통해서 또 다른 자신을 바라는 것이다. 한때 유행했던 인터넷 아바타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소비는 나를 치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명품을 구입하면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으며 실제 가치와 가격 가치 사이에 엄청난 괴리를 지닌 사치품이 계속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이다.

세 번째는 돈 자체가 목적이고 돈이 나를 지배한다. 돈 자체가 목적인 사람들은 돈이 많아지는 것은 영원한 삶에 근접하는 길이며 돈이 적어지는 것은 소멸에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느낀다. 돈을 위한, 돈에 의한, 돈의 세상에 발을 들여놓으면 돈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돈을 위해서 있게 되어 오직 돈만을 위한 삶을 살게 된다.

절대빈곤 상태에서는 아무리 하기 싫은 일이라 해도 억지로 하며 힘든 삶을 살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안정된 생활을 한다면 누가 얼마나 풍요로운 삶을 사는가는 돈과 그다지 관계가 없는 것 같다.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하지만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다. 더군다나 지금은 돈을 모으는 것 자체가 힘든 세상이기에 돈을 모은다는 것을 목적으로 일하다 보면 좌절을 겪기 쉽다.

우선 옛날에는 돈을 빌리고 싶어도 빌릴 곳이 없었지만 지금은 누군가 큰 병이 걸렸고 돈이 없으면 카드로 할부 결제를 하거나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다.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만큼 쉽게 빚이 생긴다. 자신은 빚을 진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면서 “요즘 젊은 것들은”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어르신들도 만약에 1970년대, 1980년대에 지금처럼 돈을 빌리기 쉬웠다면 당연히 돈을 빌려 썼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빚을 안 진 것이 아니라 빚을 못 진 것이다. 돈을 모을 수밖에 없었다.

세금 부담도 늘어났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세율도 낮았고 자영업자들의 소득 누락도 심했다. 지금이야 국세청에서 전산으로 관리하지만, 과거 국세청에서는 수많은 자영업자의 세무 조사를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금융실명제가 시행되고 전자세금계산서를 비롯한 철저한 전산화가 이루어진 지금 대한민국에서 탈세는 거의 불가능하다. 아울러 과거에는 없던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같은 준조세를 지금은 내야 한다. 아픈 사람에게 건강보험과 같이 고마운 것이 없다.

그러나 매달 건강보험료를 내면서 병원 문턱에도 가보지 않는 건강한 사람은 건강보험료에 해당하는 돈을 매달 뜯기는 것이 된다. 게다가 지금 한참 일하는 사람들은 노인들의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을 감당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부동산의 대부분은 노인들이 소유하고 있다. 중장년, 청년들은 노인들에게 전세와 월세의 형태로 수입을 더해주면서 노인들의 몫까지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을 내야 한다. 물론 젊어서 열심히 일한 어르신들을 위해서 그들 몫의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매달 빠져나가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를 복리로 저축을 한다면 그 돈은 얼마나 될까? 부자가 될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따라서 한때 3억 모으기가 유행했었다. 하지만 지금 세상에서는 3억 원을 만드는 것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3억 원을 잃지 않는 것이다. 내가 아는 한 3억 원을 아끼는 가장 좋은 방법이 조기 암 발견이다. 지금의 20~30대가 최소한 70살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죽기 전 암에 걸릴 확률은 거의 30~40%에 육박할 것이다. 담배를 끊고 정해진 대로 암 검진만 받아도 치료비 등 1억은 넘게 아낄 수 있다.

그리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과거에는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니라면 이혼하지 않았다. 이혼을 막는 사회적 장벽, 심리적 장벽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혼율은 높아졌고 한 집 건너 하나씩은 이혼한 사람이 있다. 이혼을 하게 되면 재산을 분할하게 되면서 적게는 몇 천, 많게는 몇 억까지 손해를 볼 수 있고 이는 곧 상당한 경제적 출혈을 야기한다.

과연 우리에게 돈이 없다면 당신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며 무엇을 그리워하고 무엇을 갈망하며 지낼 것 같은가? 과연 사랑, 창의력, 재미, 가치가 돈이 빠진 부분을 보충할 수 있을까? 돈이야말로 서로 다른 생각,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닌 사람들 사이를 소통시키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게 하는 물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돈이 없으면 고민이 많아지고 선택의 폭이 없어지기 때문에 삶이 힘들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돈이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모르는 이가 없다. 그리고 아무리 많은 돈도 죽음의 순간을 맞이해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저세상으로 가야만 한다는 것을 모르는 이도 없다. 하지만 이렇게 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돈의 부재가 가져오는 허탈함을 견딜 수 없으므로 그것을 채우고자 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허탈함이 불안을 가져오는 것은 아닐까?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돈 많이 버는 과를 하느냐 안 하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어떤 사람과 결혼을 하느냐, 몇 살에 암에 걸리느냐, 암이 발견되었을 때 완치가 가능한 상태냐, 아이들이 얼마나 건강한가, 아이들이 크면서 속 썩이지 않는가 등의 여러 가지 변수가 행불행을 좌우할 것이다. 우리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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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당신을 일하게 만드는가 최명기 저 | 필로소픽
이 책은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일하는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일하는 의미를 깨달으면 일의 지루함과 스트레스라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저자는 MBA를 공부한 정신과 전문의라는 독특한 이력답게 경영학과 정신의학을 접목한 ‘마음경영’으로 일과 삶을 조망한다. 이 책은 수많은 내담자들과의 심리 상담과 현장 강연, 그리고 인류학, 진화심리학, 사회학 등 실무 경험과 이론을 바탕으로 탐구한 워크 테라피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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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명기

지은이 최명기는 마음경영 전문의다.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2003년 듀크 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하고, 내친김에 건강의 통합적 방법을 모색하다 듀크 대학교 Health Sector Management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에 돌아와 부여다사랑병원을 열었다.
경영학을 공부한 정신과 전문의라는 독특한 이력을 살려, 경영학과 정신의학을 통합한 마음경영을 통해 삶의 균형을 찾는 방법을 연구하고 널리 알리고 있다.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병원경영 강의를 했으며,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의료경영학과 겸직교수를 맡고 있다. 「동아비즈니즈리뷰」에서 마음경영을 주제로 칼럼을 썼고, 의료전문 사이트 ‘메디게이트’에 의료경영 칼럼을 연재 중이다. 한국생산성본부(KPC)에서 CEO 마인드테라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 『정신분열증을 대처하는 방법』, 『심리학 테라피』, 『병원이 경영을 만나다』, 『마음이 경영을 만나다』, 『트라우마 테라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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