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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악한 세상, 어린왕자와 인어공주가 필요한 이유

책 입은 음악편지 험악한 세상, 당신도 한때는 어린 소년이었죠 순수를 품은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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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어린 왕자』를 읽어보셨나요? 많은 어른들이 제목은 기억하지만 내용은 알지 못하는 동화가 참 많습니다. 『어린 왕자』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간성을 상실한 채 감성이 메말라버린 어른을 향한 따끔한 질타와 충고를 담은 고전 중의 고전. 이 책은 말합니다…

신문을 펼치기가 무섭습니다. 인터넷 뉴스를 보려고 포털 메인 페이지를 클릭하기도 주저하게 됩니다. 왜 그리 살인 사건이 넘쳐나고, 사기 사건이 증가하는 등 범죄가 판치는 세상으로 변해가는 것일까요? ‘묻지마’ 식 범죄가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서로를 더욱 불신하는 사회로 시스템화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렵습니다. 여유는 사라지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바람직하지 못한 지금의 우리 사회. 소름끼칠 정도입니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빠, 엄마의 사랑의 결실로 10달 동안 뱃속에서 사랑만 받아온 그 아이들이 이렇게 커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는 황새가 살짝 물어다준 것이라는 동화 같은 이야기도 믿고, 산타클로스의 존재마저 초등학교 입학하고서까지 의심하지 않으며 무럭무럭 커온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서 왜 그리 검은 떼를 온몸에 덕지덕지 붙이게 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랴, 싶지만 그래도 누군가를 원망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다시금 동화를 읽게 됩니다. 어른들이 따로 읽는 동화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러한 잔혹동화나 각색된 동화가 아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동화를 찾게 됩니다. 너무나도 단순하고 때로는 소위 오글거린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이지만, 한 줄 한 줄에 담긴 함축적인 의미가 지극히 명료해서 그 한 줄을 여러 번 읽으며 곱씹게 됩니다. 그리고 동화는 언제나 해피엔딩입니다. 그래서인지 세상은 아름답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로베르토 베니니 주연의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작품을 보세요. 아들을 위하여 아버지는 그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세상을 바라보고 아름답게 정화하여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줍니다. 순수함과 동심이 파릇파릇 묻어나기 때문에 아이의 눈에 세상은 아름답기만 합니다. 나치 대학살이라는 충격적인 삶도 그래서 아름다울 수가 있나봅니다.

혹시 『어린 왕자』를 읽어보셨나요? 많은 어른들이 제목은 기억하지만 내용은 알지 못하는 동화가 참 많습니다. 『어린 왕자』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간성을 상실한 채 감성이 메말라버린 어른을 향한 따끔한 질타와 충고를 담은 고전 중의 고전. 이 책은 말합니다. 어른들도 처음에는 모두 어린아이였다는 사실을... 그리고 모두 순수하고 사랑스러웠음을… 마지막으로 들려줍니다. ‘어린 소년이었을 당신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어린 왕자』는 생텍쥐페리가 1941년 뉴욕에서 집필하여 영문판이 출간되었고, 1944년 불어판이 출간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던 상황이라 그 당시의 공포와 혼돈을 잊고자 이 책은 전 세계인의 가슴에 따듯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었으며, 전쟁터의 군사들 가슴속 깊은 곳에서 전쟁종식의 기대감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150페이지 정도밖에 되지 않고 심지어 많은 일러스트 컷으로 꾸며져 있지만, 한 문장 한 문장이 명문장으로 평가받아 지금도 많은 이들의 다이어리와 블로그,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따스하게 장식합니다.



“네 장미를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네가 장미에게 쓴 시간 때문이지.”
“별들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한 송이 꽃 때문이야. …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그러나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린 서로 떨어질 수 없게 돼. 넌 나에게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사람이 되고 난 너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될 테니까.”
“나를 길들여줘.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사막은 아름다워.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디엔가 우물이 숨어 있기 때문이야. 눈으로는 찾을 수 없어. 마음으로 찾아야 해.”



『어린 왕자』 속 명 문장은 이것으로 전부가 아닙니다. 두껍지 않은 분량에 정말 많은 감동과 희망이 넘쳐납니다. 동심과 순수를 다시 한 번 간직하고 싶은, 아니 내 속에 숨겨진 어린아이의 감성을 끄집어내고 싶다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그래도 유치해서 못하겠다고요? 앞을 보고 달려가야 하는 당신에게 잠깐의 휴식을 선사하며, 동시에 뒤를 돌아보게 하는 여유를 제공합니다. 거침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면 넘어질 수도 있답니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다면 『어린 왕자』에 딱 어울릴 만한 음반은 무엇이 있을까요? 동심을 불러일으키고, 아련한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게 할 바로 그런 음악. 전 애니메이션 중 디즈니의 부활의 첫 신호탄을 알린 바로 그 작품, 1989년 작 <인어공주>를 추천하고자 합니다. 내용이야 너무 잘 알려져서 굳이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스포일러라 하기에도 머쓱할 정도로 모두가 다 아는 내용이니까요. 바다 위 세상을 갈망하고 진짜 사랑을 찾고자 하는 인어공주에게 바다 밑의 안전함과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바닷가재 세바스찬의 노래이지요.



“인간 세상 말이야, 엉망진창이야. 바다 밑 세상이 육지 사람들의 그 어떤 것들보다 낫다고. 남의 떡이 항상 더 커 보이는 거야. 네가 육지로 올라가겠다는 생각은 큰 실수야. 주위를 둘러봐.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이 널 감싸고 있는데 뭘 더 찾으려는 거야? 바다 밑 세상이 더 좋고, 더 촉촉하잖아. 내 말을 믿어. 저 물 밖에서는 하루 종일 일만 한다고.”



가사만으로도 감이 팍, 오시죠? 명작은 변하지 않나봅니다. 이 노래가 출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애니메이션 노래가 이렇게 세련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그해 아카데미 주제가상과 작곡상을 수상하고, 이후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제곡은 아카데미 수상이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성립되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더라도 동심은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지하나 다락방에 감춰둬야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 순수함을 품고서 살아갈 이유를 찾아 보세요. 세상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이 아름다워야 세상도 아름답게 품을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동화를 읽고 ,애니메이션에도 눈을 돌려보세요. 아이들을 한 번 관찰해 보세요. 너무나 창조적입니다. 어떠한 가식도 없지요. 그렇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결과물을 어른들에게 전달합니다. 인생의 나침반으로 사용해도 좋고, 회사나 학교에서 창의적인 무엇인가를 찾아내야 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이미 유치원에서 다 배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든 노인도 세 살 아이에게 배울 것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한 번 속은 셈치고 다시금 동심과 순수함을 품어보세요. 굳이 손해 볼 것도 없잖아요.


글 / 조기준(iammaxim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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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저/<김미성> 역/<김민지> 그림10,62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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