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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스스로 전기 생산에 영감… 심장 박동 조절 장치를 만든 사나이
고래로부터 영감을 얻어 인체부품을 완성하다
최초의 페이스메이커는 1950년대에 발명되었다. 1958년 미국의 기술자가 최초의 외장형 페이스메이커를 개발했다. 작은 상자에 들어 있는 이 장치는 환자의 피부를 통해 심장 근육에 부착된 전극으로 연결된다. 같은 해에 스웨덴에서 가슴을 절개하는 수술을 통해 페이스메이커를 심근에 부착된 전극에 연결했다. 이는 사람의 체내에 페이스메이커를 이식한 최초의 수술로 기록되었다.
생물모방 연구가 인류의 삶에 가장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대표적인 분야는 신경보철이다. 신경계의 결손 부위, 가령 눈ㆍ코ㆍ팔다리를 본떠 만든 장치를 개발하여 손상된 감각 기능이나 운동 기능을 복구 또는 보완해주기 때문이다.
감각신경 보철의 핵심 연구 대상은 인공 눈과 인공 귀이다. 한편 운동신경 보철은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기술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다. 2009년 전신마비 환자가 생각하는 것만으로 휠체어를 운전하는 기술이 실현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2020년경에 비행기 조종사가 손 대신 머릿속 생각만으로 계기를 움직여 비행기를 조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공 장기 연구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특히 고래의 심장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페이스메이커는 부정맥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자연중심 기술로 높이 평가된다.
고래 심장과 페이스메이커
사람의 피는 1분 동안 세 차례 온몸을 순회한다. 혈액 순환이 원활하려면 심장이 규칙적으로 줄었다 늘었다 하는 수축운동, 곧 박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심장 박동(심박)의 리듬이 불규칙한 상태를 부정맥(不整脈)이라 한다. 부정맥은 심장박동 조절 장치, 곧 페이스메이커로 고칠 수 있다. 페이스메이커는 심장이 규칙적으로 박동하게끔 심장 근육(심근)에 부착된 전극에 의해 전기충격을 보내는 의료기기이다.
최초의 페이스메이커는 1950년대에 발명되었다. 1958년 미국의 기술자가 최초의 외장형 페이스메이커를 개발했다. 작은 상자에 들어 있는 이 장치는 환자의 피부를 통해 심장 근육에 부착된 전극으로 연결된다. 같은 해에 스웨덴에서 가슴을 절개하는 수술을 통해 페이스메이커를 심근에 부착된 전극에 연결했다. 이는 사람의 체내에 페이스메이커를 이식한 최초의 수술로 기록되었다.
물론 이식수술 이후 세 시간 만에 장치는 고장이 났다. 두 번째 장치 역시 이식 후 이틀밖에 작동하지 않았다. 세계 최초로 페이스메이커를 이식받은 이 환자는 1915년생이었다. 그는 죽을 때까지 26개의 페이스메이커를 이식받았다. 2001년 86세에 세상을 떠난 이 환자는 페이스메이커를 발명한 사람이나 자신에게 최초의 이식수술을 해준 의사보다 더 오래 산 것으로 밝혀졌다.
1950년대에 페이스메이커 개발에 뛰어든 젊은이가 한 명 있었다. 1953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콜롬비아 출신의 호르헤 레이놀즈(Jorge Reynolds)이다. 그는 1954년부터 1964년까지 외장형 및 내장형 페이스메이커를 만들어 많은 심장병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1960년대에 레이놀즈는 미래의 연구개발을 위해 자신의 모든 특허를 제3자에게 넘겨주고, 여생을 페이스메이커 연구에 바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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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이며, 과학문화연구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KAIST 겸직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 과학 칼럼니스트 1호로서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한겨레》《부산일보》 등 신문에 470편 이상의 고정 칼럼을, 《월간조선》《과학동아》《주간동아》 《한겨레 21》등 잡지에 160편 이상의 기명 칼럼을 연재하며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융합한 지식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2011년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월간지 《PEN》에 나노기술 칼럼을 연재하여 국제적인 과학 칼럼니스트로 인정받기도 했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과학 칼럼이 수록되었다. 제1회 한국공학한림원 해동상, 제47회 한국출판문화상, 2006년 《과학동아》 창간 20주년 최다 기고자 감사패, 2008년 서울대 자랑스런 전자동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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