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씨, 이 책 너무 시시한데요? -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근데 이런 시시함, 나쁘지 않다?!
부제는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다. 『무라카미 라디오 1』이 그랬든 잡지 ‘앙앙’에 연재되었던 에세이를 묶은 것. 총52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다. 「의사 없는 국경회」편을 보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오래된 팬으로서 정말 반가워 할만한 화법이 보이는데… 잠시 소개를 하자면…
시시하다.
그러니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는 가끔 너무 시시하다. “뭐 이런 얘길 쓰고 있는거야” 할때가 있는데 이 책이 딱 그렇다. 근데 이런 시시함. 나쁘지 않다.
제목이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인데 안에 있는 에세이 중 두 편의 제목이다. 원래 원서명은 『커다란 순무, 어려운 아보카도』인데 역시 수록 된 에세이 제목이다.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라는 제목이 나아 보인다는 판단인 것 같다. ‘커다란 순무’, ‘어려운 아보카도’ 는 좀 많이 엉뚱해보인다.
이런 배경을 모르는 한국인과 일본인이 만나서,
한국인 : “무라카미 하루키의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읽어 보셨나요?”
일본인 : “아니오, 제가 무라카미 하루키 왕팬인데 이런 제목의 에세이 집은 처음 들어봐요. 『커다란 순무, 어려운 아보카도』는 혹시 아시는지.” 라는 대화가 전개 될지도… 무라카미 씨, 덩달아 저도 시시한 얘길 하게 되네요.
부제는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다. 『무라카미 라디오 1』이 그랬든 잡지 ‘앙앙’에 연재되었던 에세이를 묶은 것. 총52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다. 「의사 없는 국경회」편을 보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오래된 팬으로서 정말 반가워 할만한 화법이 보이는데… 잠시 소개를 하자면…
처음에 쓴 두 개의 단편소설 「중국행 슬로보트」와 「가난한 아주머니 이야기」는 둘 다 제목을 먼저 붙였다. 그뒤에 이런 제목으로 단편 소설을 쓰면 어떤 얘기가 될까 하고 생각했다. 보통은 순서가 반대다. 먼저 이야기가 있고 나중에 제목이 붙는다. 내 경우는 그렇지 않고 먼저 틀을 만든다. 그리고 ‘음, 이 틀 속에 어떤 얘기가 들어갈까?’를 생각한다. 왜 그랬는가 하면, 그 당시 쓰고 싶은 것이 특별히 없었기 때문이다. 소설은 쓰고 싶은데 쓸 만한 것이 생각나지 않았다. 인생 경험도 아직 부족했고, 그래서 먼저 제목을 지어놓고 그 제목에 맞는 얘기를 어디선가 끌어왔다. 즉 ‘말장난’에서 소설을 풀어내려고 한 것이었다. -「의사없는 국경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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