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사람을 보고 매력적이라고 판단하는가. 그 매력 또는 장점에 우선순위를 둔다면 제일 첫 번째에 어떤 항목을 놓을 것인가. 물론 이것은 철저히 내 기준에 의한 것이다. 그건 성격일 수도, 외모일 수도 있으며, 경제력, 가족관계, 심지어 느낌일 수도 있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나에게 완벽할 1.5개의 매력을 정해 두는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점을
죄다 가진 사람과 운명처럼 마주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제일 싫어하는 점을
그나마 덜 가진 사람을 힘겹게 골라내는 일이라는 걸,
어렸을 땐 미처 몰랐다.
- 신윤영 <연애를 테이크아웃하다>
부모님과 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두 분은 식당에 들어와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젓가락을 내려놓을 때까지 줄곧 ‘결혼과 남자’에 대한 질문을 하셨다. 방송국 피디들은 다 결혼했니? 예전에 소개해준 그 남자는 왜 안 만나는 거니? 너 좋다는 남자, 진짜 없니? 밥은 몇 술 뜨지도 않았는데 배가 불렀다. 부모님은 그동안의 행보로 미루어보건대 내가 너무 눈이 높다는 결론을 내신 눈치였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개념 없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지도 않은 장점을 다양하게 보유한, 즉 잘생기고 키도 큰 데다 성격 좋고 스펙도 괜찮은 남자를 바라지 않는다. 남자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고 가능하다면 결혼도 하면 좋겠지만 딱히 그럴 만한 사람이 없는 것뿐. 내가 좋아하던 사람은 결국 나를 떠났고 같이 있기도 난감한 남자들은 나를 만나고 싶어했을 뿐. 다들 그렇게 말한다고? 다들 그러는 데는 이유가 있는 거다. 나는 만약 1.5개의 장점을 가진 남자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연애나 결혼을 할 거니까.
모든 사람은 적어도 한 개 정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고로, 모든 남자에겐 한 개의 매력이 존재한다. 그가 가진 매력을 그의 장점이라고 치자. 하지만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는 늘 세상 누구보다 냉정해진다. 누군가와의 만남, 교제, 결혼을 앞두고 늘 우리를 주춤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 사람에겐 별다른 장점이 없는 것 같아’라는 고민 아닌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한 개의 매력을 가진 남자는 결국,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전혀 특별할 것 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거다.
따라서 연애나 결혼을 하기 위한 상대라면 1.5개 정도의 장점은 갖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 개는 평균, 0.5개는 나의 취향에 대한 고집. 물론 종종 에누리도 있을 수 있다. 단, 두 개만큼은 욕심이다. 그 욕심을 얼른 버리지 않으면 연애 또는 결혼이 코끼리가 비행기 삼등석에 앉아 뉴욕까지 가는 일만큼 그저 힘들고 부대끼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당신은 어떤 사람을 보고 매력적이라고 판단하는가. 그 매력 또는 장점에 우선순위를 둔다면 제일 첫 번째에 어떤 항목을 놓을 것인가. 물론 이것은 철저히 내 기준에 의한 것이다. 그건 성격일 수도, 외모일 수도 있으며, 경제력, 가족관계, 심지어 느낌일 수도 있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나에게 완벽할 1.5개의 매력을 정해 두는 것이다. 1.5개의 매력=현실과의 타협 개인의 취향 미래 예상도. 이를 스스로 완성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이상형을 구하는 공식, 즉 ‘이상형 수립의 정의’라고 하자. 이 공식에 부합하는 남자는 곧 나에게 100퍼센트의 남자라는 결론이 나온다.
내가 이성을 볼 때 어떤 요소를 가장 먼저 보는지에 대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각자의 가치관과 생활방식, 시행착오로 인해 완성되었을 그 우선순위를 철회하거나 재구성하는 것 역시 내 마음이니까. 사람의 취향은 전부 다르고, 그 취향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지는 거다. 연애를 많이 해봐서, 이미 결혼해서 애를 낳아 키워봐서 그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맞다고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말은 신경 쓸 필요도 없다. 그 사람이 내 인생 살아주나! 나 시집 보내주나! 나한테 남자라도 소개해주나!
물론 나의 완벽남 이론에 대한 얘기를 부모님께 할 수는 없었다. 남자에게는 물론, 소개팅 할래? 하고 물어보는 지인들에게도 비밀이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요즘 여자들은 재벌남, 꽃미남, 스펙 좋은 남자를 완벽남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것. 그저 1.5개의 매력을 가진 남자라면 완벽남 축에 든다는 것. 하지만 문제는 그 1.5개의 매력을 가진 남자조차 없다는 거고, 심지어 한 개의 매력을 가진 평균남도 없어진 지 오래라는 거다. 이래도 내가 눈이 높은 건가.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내가 눈이 높다고요?
작가, 서른을 위해 변명하다!
어느 샌가 혼자 지내는 생활에 익숙해져버린 사람이라도 요즘 같은 날씨엔 마음이 달라진다. 휴일 오후엔 가벼운 옷을 살랑거리며 데이트도 하고 싶고, 서늘한 바람이 부는 평일 저녁엔 맥주라도 함께 마실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럼 연애를 하지 그러느냐고? 말은 쉽지. 아무리 외로워도 아무나 만날 수는 없고, 더 문제는 그 ‘아무나’도 없다는 거 아닌가. 그렇다고 ‘에라 모르겠다!’며 또 다시 혼자인 생활로 돌아가기보다, 이 봄이 주는 설렘과 싱숭생숭함을 활용해보자. 그 첫 단계는 ‘(현실 이상)/2’라는 ‘이상형 타협의 공식’으로 새로운 이상형을 정립해보는 일. 그 과정을 통해 깨달은 나의 이상형은 ‘1.5개의 매력을 가진 남자’였다.
오늘보다 살짝 더 즐거운 내일을 위한 계획표이자 행복해지기 위한 변명 일기다. 일상의 반경 100미터를 둘러봐도 서른의 내가 고쳐야 할 것, 당장 끊어야 할 것들이 허다하다. 하지만 나를 바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현재 내 모습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지금의 내가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서른,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좋은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10여 년 동안 TV 코미디 작가로 일했고, 10년 남짓 에세이스트로 활동 중이다. 지혜로운 사람보다 유연한 사람, 부지런한 사람보다 게으른 사람에게 끌리지만 정작 자신은 지혜에 집착하고 쓸데없이 부지런한 타입이라 난감할 따름. 이런 내가 마음에 안 드는 날이 대부분일지라도, 스스로에게 정 붙이는 연습을 하며 사는 중이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오늘 마음은 이 책』 등을 썼다.
오늘보다 살짝 더 즐거운 내일을 위한 계획표이자 행복해지기 위한 변명 일기다. 일상의 반경 100미터를 둘러봐도 서른의 내가 고쳐야 할 것, 당장 끊어야 할 것들이 허다하다. 하지만 나를 바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현재 내 모습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지금의 내가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서른..
끝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나아가는 이야기가 있다. 천선란의 이 소설집처럼. SF의 경계를 뛰어넘어 천선란의 다정한 세계관이 무한하게 확장되었음을 확인하게 하는 신작. 세계가 멸망하더라도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가다 보면, 끝내 누군가의 구원이 될 것이라는 희망이 넘실거린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 유홍준의 산문집. 대한민국 대표 작가로서의 글쓰기 비법과 함께, 복잡한 세상사 속 재치와 지성을 잃지 않고 살아간 그가 살아온 인생이야기를 전한다. 이 시대와 호흡한 지식인이 말하는, 예술과 시대와 인간에 대한 글들을 빼곡히 담은 아름다운 ‘잡문’에 빠져들 시간이다.
우리 시대 젊은 그림책 거장 두 사람이 함께 만든 따뜻한 크리스마스 이야기. 모두에게 선물을 주느라 정작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산타 할아버지를 위해 북극 친구들은 특별한 크리스마스 계획을 세운다. 산타 할아버지가 맞이할 마법 같은 첫 크리스마스를 함께 만나보자.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의 신작. 거짓 정보와 잘못된 믿음이 지닌 힘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왜 가짜 뉴스에 빠져드는지 분석한다. 또한, 잘못된 믿음에서 비롯되는 사회의 양극화를 극복하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넘쳐나는 정보 속 우리가 믿는 것들은 과연 진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