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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버스커! 돌풍의 원인은? - 버스커 버스커, 피터팬 콤플렉스, 엠포

<슈퍼스타K3>의 버스커 버스커, 인디 신의 피터팬 컴플렉스, 장년돌 M4의 신작 앨범 2012년의 ‘복고’ 버스커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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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음악팬들은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방문하는 각종 음원 차트마다 일주일이 넘게 한 밴드의 이름이 도배 되어있는 현상을 목격한 것인데요. < 슈퍼스타K3 >로 이름을 먼저 알린 버스커 버스커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혜성처럼 나타나 ‘버스커 돌풍’을 일으킨 이들의 1집을 소개합니다.

최근, 음악팬들은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방문하는 각종 음원 차트마다 일주일이 넘게 한 밴드의 이름이 도배 되어있는 현상을 목격한 것인데요. < 슈퍼스타K3 >로 이름을 먼저 알린 버스커 버스커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혜성처럼 나타나 ‘버스커 돌풍’을 일으킨 이들의 1집을 소개합니다. 인디 신의 반가운 얼굴, 피터팬 컴플렉스의 정규 5집과「널 위한 멜로디」의 성공으로 장년돌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엠포의 두 번째 미니앨범도 함께 소개합니다.



버스커 버스커 < 1집 버스커 버스커 >


일반적인 신곡 듣기의 경로는 이렇다. 이미 알고 있는 가수, 혹은 그룹이 앨범을 냈다는 소식을 듣고 궁금증에 들어보거나, 차트에 대한 신뢰를 갖고 리스트 순위권에 오른 곡들을 골라 들어보거나. 보통은 그래서, 알려지지 않은 그룹의 음악에 손을 뻗기보다는 이미 알려진 그룹의 음악에 손을 뻗기가 상대적으로 더 쉽다. 유명한 그룹, 혹은 가수일수록 소식을 접하기가 수월하고 차트의 접근도 용이할 수 있는 까닭이다.

3개월 동안 방송을 통해 이름을 먼저 알린 버스커 버스커는 그런 면에서 이미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었다. 최근 보이는 이들의 차트 점령 현상은 그러나, 그런 접근의 용이성만으로는 설명이 안 될 것 같다. 대중 호기심이 작용한 잠시잠깐의 차트 상위권 진입은 가능할지 몰라도, 유수 음원 사이트의 top10 차트마다 그룹의 이름을 빼곡히 박으며 ‘올킬’하는 일은 흔치 않은 현상이지 않나.

버스커 버스커 음악의 특이점이라면 1990년대 초반 풍의 복고적 감성을 2012년에 거부감 없이 재연한다는 데 있다. 드럼, 베이스, 기타의 밴드 사운드가 근간을 이루고 있지만, 하모니카를 통해 펼치는 다분히 아날로그적인 접근은 이들이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어준다. 거기에 친근한 동네 청년 같은 장범준의 이미지와 계절에 딱 들어맞는 ‘벚꽃’에 대한 노랫말까지.

짚어볼 것은, 그렇다면 이런 올드한 감성의 음악이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분명히 그렇지는 않다. 복고적 감성을 탐하는 노래는 언제나 있어왔다. 멀게는 김광진이 있었고, 가까이는 김동률과 윤종신이 있었다. 다른 점이라면 그들은 버스커 버스커의 멤버들만큼 젊지가 않고 밴드가 아니었다는 정도일까. 이들이 과대평가 되어있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미디어를 통한 대중 쏠림 현상은 한 번쯤 생각해 봄직한 문제다.

앨범을 관통하는 정서는 봄, 그리고 사랑이다. 초반의 4연타가 특히 강렬한데, 인트로 격의 연주곡 「봄바람」이 첫 계절을 맞는 들뜬 마음을 자극하고 나면 이어지는 「첫 사랑」이 제목 그대로 첫 사랑의 설렘을 기억 속에서 소환해낸다. 흥겨운 전자기타의 리듬커팅 사운드와 슬라이드 멜로디는 기타 연주자로서의 장범준을 각인시키기도.

보컬로서의 장범준은 「여수 밤바다」에서 고백조의 언어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다가, 급기야 폭발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흔한 것 같지만 흔하지 않은’ 그의 보컬의 매력을 잘 볼 수 있기도 하지만, 후반부의 찐득한 기타 솔로 역시 인상적이라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곡이다. 타이틀 곡 「벚꽃 엔딩」에서는 처음으로 하모니카가 등장하는데, 앨범 후반에도 들리는 이 소리는 작품 안에서 계절과 사랑에 대한 설렘을 최고조로 올려놓는 기폭제의 역할을 한다.

뒤의 곡들도 만만치는 않다. 「외로움 증폭장치」는 시계에서 시계바늘, 톱니바퀴라는 소재를 찾아낸 기발함이 돋보이고, 「꽃송이가」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중후반부의 하모니카 솔로가 인상적인 곡이다. 아마 음반 내에서 가장 여심을 자극하는 곡이 아닐까. 꽃을 매개로 자신의 존재감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은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모 기업은 채용 공고에서 ‘스펙보다 스토리’라는 말을 쓴 적이 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이 문장은 스토리‘만’ 좋아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버스커 버스커가 보여주는 성공은 음악이라는 ‘스펙’과 방송을 통해 보여준 ‘스토리’와의 결합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토리는 이미 갖추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스펙도 좋았던 셈.

때문에, 2012년을 뒤흔들고 있는 ‘버스커 돌풍’은 절대 짧게 갈 것 같지가 않다. 아마 벚꽃이 한 차례 지더라도, 「벚꽃 엔딩」은 여전히 우리의 귀를 두드릴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우리는 어떤 종류의 감흥을 느끼게 될까. 저마다 그동안 만든 추억을 곱씹게 될까, 혹은 그렇지 못해 씁쓸한 마음을 달래고 있을까.

어느 쪽의 상황을 맞든, 노래만큼은 여전히 반갑게 들릴 것 같다는 예감은 틀리지 않을 것 같다. 혹 이내 겨울이 다시 온다고 해도, 음반을 플레이어에 걸고 「봄바람」을 접하는 순간 우리는 다시 봄 안에 있을 테니 말이다. 봄은 영원하다. 적어도 버스커 버스커의 앨범 안에서는.

글 / 여인협 (lunarianih@naver.com)


피터팬 컴플렉스(Peterpan Complex) < O(ou) >


앨범 < O(ou) >는 그 자체로 하나의 ‘O’, 그러니까 둥그런 덩어리와 같다. 테두리를 가득 매운 백색은 눈부실 정도로 화사하고 선명하다. 시종일관 뿅뿅거리는 전자음은 행복하고 부드러운 꿈길을 걷는 듯 달달하고 몽롱하다. ‘팬들과 함께 춤을 추고 싶었다’는 밴드의 목적에는 충분히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의 어둡고 찌질한 감정들을 내려놓아 솜털처럼 가뿐하기 까지 하다.

애처롭게도 그 가벼움은 사운드 뿐 아니라 메시지나 구성에도 해당된다. 요즘 유행하는 장르의 영합이라는 날카로운 지적은 잠시 접어두고라도, 예전 앨범들에 비해 중량감이 많이 사라졌다. 「나비보호색」, 「Pretty Mama」에서 보여주던 실험성과 모더니티(modernity)함, 「너는 나에게」, 「보고 싶어서」의 황홀한 멜로디가 모두 요란한 전자비트, 그리고 변신이라는 ‘사명’에 잡아먹혀 버렸다. 게다가 이들의 일렉트로니카는 무난하고 보편적이라 댄싱본능을 일으키기에는 조금 약하다. 단적인 예는 가까이 있다. 「자꾸만 눈이 마주쳐」만 해도 원곡보다는 킬러 컷츠(Killer Cutz)가 리믹스한 버전이 훨씬 춤을 추기에 용이하다.

시크한 전자음악은 오히려 ‘어쿠스틱의 비중을 높인 곡’들과 대비되어 이를 부각시킨다. 아예 어쿠스틱으로 밀고나간 「감정을 삼키고」는 두말 할 것도 없고, 「건축가」(이후에도 디자이너와 과학자 등 여러 장르의 인물에 대한 곡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매혹적인 시너지를 만든다. 「어제」도 더블링(목소리를 두 번 입히는 것)을 통해 여백의 미를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살렸다.

사실 그동안에도 이들의 작품에는 전자 사운드가 자주 등장했다. 그것들이 점잖게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면 신작은 본인의 멘탈(mental)을 소비하면서까지 ‘최신의 트렌드’와 어울리려고 한다. 이번 5집만큼은 신디사이저와 건반의 ‘산뜻함’ 보다는 6현의 기타의 ‘울림’에 더 손을 들어주련다. 이는 어쩌면 피터팬 컴플렉스만의 ‘온기’와 ‘인간미’를 더 발산해주기를 바라는 볼멘 항변일지도 모른다.

글 / 김반야 (10_ban@naver.com)


엠포(M4) < 2'nd Mini Album >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활동하던 개성 판이한 네 명의 남자가 한 데 모여 노래를 부른다? 음색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그 주인공들이 모두 ‘과거의 영광이 있는’ 가수들이라면 자칫 ‘추억팔이’라는 비판의 화살을 맞을 공산도 있다.

오랜 시간 음악 판에서 활동해온 이들이 이것을 모를 리가 없다. 타 장르에 비해 접근이 비교적 수월한 발라드로의 일관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 그렇지만 타이틀을 떠나 앨범에 관한 부분은 고민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성에 대한 설정부터 각자의 개성을 죽이며 뭉치느냐, 혹은 개개인이 돋보일 수 있도록 흩어지느냐 까지.

결국 엠포는 ‘흩어짐’을 택했다. 「널 위한 멜로디」, 「내 사랑」을 잇는 타이틀 발라드 「사랑이 떠나가도」를 지나면, 멤버들은 곧 각자의 특기 영역에 따로 위치해 자신만의 솔로곡을 준비한다. 눈에 띄는 곡은 「내가 안 보이나요...」와 「Stun gun」. 전자의 경우는 이세준의 미립자 감성을 최대한 살린 섬세한 발라드 곡이고, 후자의 경우는 항상 록에 열망을 가져오던 최재훈 회심의 메탈 넘버다. 파워 면에서는 지금이 전성기라는 듯, 묵직한 금속성의 보컬로 쳐져있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린다.

배기성과 김원준의 방법론 역시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앞의 곡들보다는 임팩트가 덜해 상대적으로 가볍게 들린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특히 김원준의 「러브콜」은 모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축적한 그의 발랄한 이미지를 부각시킨 곡이지만, 유세윤의 뜬금없는 랩이 꼭 필요했을까 라는 의문을 남기기도 하는 노래다. 최소한 이 곡에서는 욕심이 과했다.

결국 앨범 내에서 타이틀곡은 과거에 비해 조금은 퇴색된 이들의 브랜드 파워를 응집시키는 기능적 역할을 할 뿐, 실상 주목해야 할 것은 다른 지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발라드로 뭉친 듯하지만, 한 겹 걷어내 보면 ‘우리 아직 안 죽었어!’라고 외치며 저마다의 장기를 뽐내는 장년 남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의심의 여지없이, 이들이 우리에게 보이고픈 진짜 모습일 것이다.

(사족)다만 이런 접근이 ‘그룹’으로서 엠포의 존재 이유에 대한 의문을 불러온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뭉쳐있는 한 풀리지 않을 숙제다.

글 / 여인협 (lunariani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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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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