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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떠나고 싶은 1만 시간의 여행

여행은 늘 설렘을 의미한다. 현실로부터의 탈피,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 이런 것들이 늘 여행을 꿈꾸게 만든다. 하지만 모든 여행이 좋은 추억을 남기지는 않는다. 그래서 최대한 실패하지 않기 위해 안전한 여행을 택하고 검증된 루트를 따라 가게 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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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시간 동안의 아시아 1
박민우 글,사진 | 플럼북스
『1만 시간 동안의 아시아』의 중심에는 ‘from 집 to 집’이 있다. 이 긴 여정이 결국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세계가 바로 옆 동네 같다”고 말하는 작가. 하지만 “진짜 옆 동네조차도 한 번도 빤하게 느껴본 적이 없다”는 박민우 작가. 그의 비루하고, 어이없고, 무지막자하고, 유쾌한 여행에 독자도 동참해보길 권한다. 그가 구르고, 엎어지고, 포기하고, 허물어지고, 희망을 다시 찾아가는 여정에서 독자도 삶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찾아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닥치고! 아시아!”다. 결국 어떤 여행지도, 가벼이 지나칠 수 없는 의미가 가득함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은 늘 설렘을 의미한다. 현실로부터의 탈피,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 이런 것들이 늘 여행을 꿈꾸게 만든다. 하지만 모든 여행이 좋은 추억을 남기지는 않는다. 그래서 최대한 실패하지 않기 위해 안전한 여행을 택하고 검증된 루트를 따라 가게 되기 쉽다.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1년에 한 두 번 갈 수 있는 휴가가 전부니까. 그래도 언젠간 나도 2박3일 주말여행이나, 일주일 여름휴가에서 벗어나 한 달, 두 달 그 이상 긴 여행을 떠나고 싶은 꿈을 포기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실제로 언제 떠나게 될지 기약할 수 없기에, 그 마음을 달래려 여행책을 또 다시 꺼내 들게 된다.

『1만 시간 동안의 아시아』 ‘도대체 1만 시간이면 며칠이야?’ 라고 생각하며 계산기를 두드렸다. 416.6666일. 1년하고도 한 달 반이다. 이미 ‘1만 시간 동안의 남미’에서 남들과 다른 여행을 떠났던 저자가 이번에 선택한 여행지는 ‘아시아’다. 실제로 중국을 시작으로 동티베트, 동남아시아와 중동을 지나 이란, 터키, 시리아까지 거의 500일 가까이 여행을 다녔다. 왜 그리도 긴긴 여행을 떠나야 했던 걸까.

시작부터 쉽지 않은 여행이었다.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중국에 중국인들과 함께 하루 꼬박 걸려 배타고 가기로 결정한 것부터 아예 고생을 하기로 맘먹고 떠난 여행 같았다. 함께 떠날 친구도 있었다. 일본인 친구 ‘카즈마’. 역시 여행을 좋아하고 일본에서 여행책도 낸 작가라는 친구와 함께 웃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며 힘든 여정을 시작한다.

첫 여행지인 중국이라는 나라는 배낭여행객들에게는 매력적인 나라인 듯 하다. 말이 잘 안 통할 수도 있고, 지저분하기도 하고, 사기도 당하기 쉬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찾아가는 걸 보면 말이다. 힘든 여행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작가가 떠났던 ‘윈난(雲南)’ 지역은 나도 꼭 한 번 가보고 싶던 곳이었다. 북경에서 기차타고도 한참, 그리도 또 불편한 버스를 타고 한참 가야 한다는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절경이 있다고 하니 말이다. 이 1만 시간의 여행자가 기대한 것도 아마 그것이었으리라. 하지만 뭐든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숙소를 찾기 위해 몇 시간이고 헤매고, 그나마 찾아간 숙소는 지내기 불편한 곳이고, 지저분하고 시끄러운 사람들 속에 피로만 쌓여가고. 가장 많이 실망하게 되는 건 아무래도 많은 관광객들 덕분에 상업화 되어버린 도시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여행의 스트레스가 날아가버리는 순간이 있다. 여행에서 꼭 필요한 순간. 아무리 힘들었던 기억도 돌아와서 추억으로 남게 해주는 그 순간.

‘이런 느낌이 간절했다. 무엇을 보든 상관없다고, 마음가짐이 문제라고 여겼지만 눈앞에서 물결치는 경치에 흥분하지 않을 재간이 없었다. 참았던 태양이 안개를 뚫고 한꺼번에 내리쬐고 있었다. … 지금 나는 바닥을 쳤다. 내 여행의 중심을 되찾을 수 있는 실체. 그 바닥을 지금 내딛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감정을 너무 오래 맛보지 못해 의심했었다. 여행이 일처럼 억지스러우면 당장에라도 그만두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그 순간이 너무 일찍 온 것 같아 덜컥 겁이 났더랬다. 이제는 그렇게까지 초조해하지 않아도 된다.’

왜 또 다시 떠날 수 밖에 없는지. 바로 이 여행의 순간들이 말해준다. ‘어휴.. 이러고도 여행을 다녀야 돼?’ 라고 느껴지는 에피소드들도 많지만, 이 여행자의 글을 읽고 있으면 또 다시 웃고 미소지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또 다시 결심한다. ‘언젠가는 나도…’ 라고.




박민우
삶에 대한, 사람에 대한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을 지닌 길 위의 몽상가. 1973년 서울 미아리에서 우유 배달집 막내 아들로 태어난 박민우는 몽상과 칩거를 전자오락처럼 즐기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해 고려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으며, 1997년, 한겨레 신문과 에드윈이 공동 주최한 광고 카피 선발대회에 입상하기도 하였다.
「영화 저널」이라는 영화 주간지가 창간되었을 때 당당히 학생 기자로 선발되는 등 대학 시절부터 잡지 바닥에서 다양한 글을 쓰며 주체하지 못하는 입담을 글로 옮겨 놓았다. 2001년 시나리오작가협회 우수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마이 메모리’라는 작품으로 우수상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중앙일보, 쎄씨, 앙앙, 유행통신 등의 매체에서 기자 및 프리랜서로 일하였다.
패션 잡지 유행통신에 15개월동안 연재되었던 '남미일주'를 세 권의 단행본 『1만 시간 동안의 남미』 시리즈로 출간하였으며, 행복에 관한 소소한 에피소드를 담은 『행복이 별처럼 쏟아지는 구멍가게』, 『가까운 행복 tea bag』 등의 저서를 집필하였다.
'성시경의 푸른밤입니다', '하동균의 라디오 데이즈', 'MBC 라디오 시사터치' 등에 라디오 게스트로 출연하였고, EBS 세계테마기행 '콜롬비아', '에콰도르' 편에 출연하며 세계테마기행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글을 통해 서로 위로하고, 기쁨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대로 현재는 소설을 준비 중이다.

김태희 (유아, 가정과 생활, 건강과 취미 담당)

유아, 가정과 생활, 건강과 취미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아이도 없고, 요리도 못하고, 특별한 취미도 없어서 결혼과 요리와 운동은 해마다 빠지지 않고 세우는 목표 중에 하나다. 올해도 그 목표를 버리지 못해서 요리책을 한가득 카트에 담고 주문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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