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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가라앉지 않는’ 가방

루이뷔통: 여행에 환상을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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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들은 여행을 가면서 왜 그렇게 큰 여행 가방을 들고 다녔을까? 또, 루이뷔통 여행 가방은 어떻게 만들었기에 가볍고 물도 새지 않는다는 소문까지 난 것일까?

여행 가방에 덧붙여진 이야기들

초기의 루이뷔통 상점의 모습

1912년 4월,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미국 뉴욕으로 처녀 항해하던 타이타닉 호가 침몰했다. 타이타닉은 대서양 횡단을 목적으로 건조한, 당시 가장 거대한 호화여객선으로 절대 가라앉지 않는 배라는 찬사를 받으며 출항했다. 그러나 승선자 2,227명 중 1,513명의 희생자를 내고 가라앉은 비운의 선박으로 남았다.

배가 가라앉기 시작하자 구명정에 타지 못한 승객들이 배에 실었던 나무 궤짝을 바다에 던진 뒤 거기에 매달려 구출됐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졌고 1985년 진행된 타이타닉 파편 인양 작업에서 발견된 나무 궤짝에 물이 새지 않았다는 소문도 돌았다. 당시 3등실 승객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탔던 가난한 노동자 계층이 대부분이었지만, 1등실은 호화 유람을 즐기기 위한 귀족들이 주로 승선했다. 귀족들이 들고 탄 여행용 트렁크는 대부분 나무로 짠 루이뷔통 가방이었다. 귀족들은 여행을 가면서 왜 그렇게 큰 여행 가방을 들고 다녔을까? 또, 루이뷔통 여행 가방은 어떻게 만들었기에 가볍고 물도 새지 않는다는 소문까지 난 것일까?


트렁크 제국의 시작

루이뷔통의 여행 가방은 기존의 여행 가방과 달리 윗부분이 평평해 여러 개를 쌓을 수 있었고
끝부분은 금속 처리를 해 쉽게 상하지 않았다.

15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루이뷔통 창업자 루이 뷔통(Louis Vuitton)은 1821년 프랑스의 프랑셰 콩테에서 목공소 집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아버지에게 어린 시절부터 대패로 외날 갈기, 덧날 갈기, 끝날 갈기 등 나무를 섬세하게 다듬는 온갖 기술을 배운 뒤, 최고의 목수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열네 살에 파리를 향해 무작정 떠났다. 돈 한 푼 없이 떠났기에 마차는 고사하고 400킬로미터나 떨어진 파리까지 걸어가면서 식당이나 마구간에서 일해 여비를 마련했다. 천신만고 끝에 2년 뒤 파리에 도착한 루이는 당시 여행 가방의 명인(名人)으로 알려진 무슈 마레샬(Monsieur Marechal)을 찾아가 견습으로 다시 시작했다.

19세기 중반 파리의 귀부인들에게는 크리놀린이나 버슬 드레스가 유행이었다. 그래서 여행을 가려면 화려한 드레스를 담은 커다란 트렁크를 마차에 산더미처럼 싣고 다녀야 했다. 나폴레옹 3세의 외제니 황후는 외제니 모자를 유행시킬 만큼 패션에 조예가 깊었다. 그녀는 여행을 다닐 때마다 일일이 호화로운 여행 가방을 만들고 그 짐을 꾸리는 일을 마레샬에게 맡겼다. 마레샬이 가장 아끼는 루이가 이 일을 맡으면서 유제니 황후의 총애를 받기 시작했다.


여행에 환상을 입히다

스티븐 스프라우스가 디자인한 모노그램 그라피티 패턴과
이 패턴을 사용해서 만든 키폴 백

루이뷔통은 예술의 힘을 빌려 고전적인 왕족의 품위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패션 디자이너인 마크 제이콥스(Mark Jacobs)의 주도 아래 루이뷔통의 모노그램 캔버스는 예술가들을 위한 캔버스가 됐다.

그라피티 아티스트인 스티븐 스프라우스(Stephen Sprouse)는 2001년 모노그램 그라피티 백을 선보였다. 그는 전통적인 모노그램 위에 주황색, 연두색, 분홍색 계열의 형광색으로 파격적이고 멋진 낙서를 했다. 짙은 갈색 바탕에 쓰인 ‘Louis Vuitton PARIS’라는 굵은 형광 글씨는 마치 “루이뷔통, 드디어 파리에 도착하다”라고 벽에 낙서를 남긴 듯하다. 스프라우스는 가방 안에도 빼곡히 같은 글씨를 적어두었다. 그렇게 파리에 가고 싶었을까? 파리로 여행하면서 힘들 때마다, 외로울 때마다, 꿈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파리에 가고야 말 거야’라고 다짐하면서 가방 안에 낙서를 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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