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설 연휴를 앞두고 준비한 이번 플레이리스트에서는 민요를 편곡해서 인기를 얻은 노래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즐겁고 풍족한 설을 보내세요.
1. Animals - House of the rising sun
수록 앨범 : < Best Of >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탄생한 이 노래는 우리나라에선 「해 뜨는 집」이라는 제목으로 더 유명한데요.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곡을 1964년에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올린 팀은 미국 가수가 아니라 영국 출신의 블루스 록 밴드 애니멀스입니다. 에릭 버든(Eric Burden)의 처절한 목소리는 19세기 뉴올리언스에서 가난하게 살다가 범죄를 저지른 한 남성의 비참한 삶을 구구절절하게 표현하죠.
2. C.C.R. - Midnight Special
수록 앨범 : < Platinum >
미국적인 록 음악을 구사한 씨씨알의 버전으로 우리나라에서 사랑을 받은 「Midnight special」은 원래 미국 민요로 흑인 컨트리 블루스 뮤지션인 리드벨리(Leadbelly)에 의해서 알려졌고 나중에는 씨씨알의 곡으로 수렴된 곡입니다. 이 노래는 미국 남부에 있는 교도소에서 생긴 노래인데요. 매일 밤마다 뭔가 특별한 것(?)을 찾는 죄수들의 소원이 담긴 곡이죠.
3. Nirvana - Where did you sleep last night?
수록 앨범 : < MTV Unplugged In New York >
Midnight special을 알린 리드벨리에 의해서 더 유명해진 민요를 하나 더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994년에 발표된 너바나의 < MTV Unplugged In New York > 앨범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된 「Where did you sleep last night?」 역시 미국 민요랍니다. 19세기 후반부터 애팔래치아 산맥에서부터 불려지기 시작한 이 노래는 미국 시골에서는 「In the pines」와 「Black girl」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4. Karla Bonoff - The water is wide
수록 앨범 : < Restless Heart >
1990년대에 방송된 드라마 < 두려운 없는 사랑 >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칼라 보노프의 잔잔한 포크 송 「The water is wide」도 민요인데요. 스코틀랜드에서 「O waly waly」라는 제목으로 17세기부터 불려 진 구전가요입니다.
5. Scarborough fair - Simon & Garfunkel
수록 앨범 : < The Essential Simon & Garfunkel >
영화 < 졸업 >에 삽입되어 큰 인상을 남긴 사이먼 & 가펑클의 「Scarborough fair」 역시 영국 민요입니다. 노래 제목 Scarborough fair는 15세기 영국의 해안도시에서 열리던 무역장소였는데요. 이것과 관련된 설화를 담은 노래가 바로 이 노래죠. 영국에서는 16~17세기에 「Elfin Knight」 혹은 「Child ballad」로 불렸습니다.
6. El condor pasa - Simon & Garfunkel
수록 앨범 : < The Essential Simon & Garfunkel >
사이먼 & 가펑클 노래 중에서 「철새는 날아가고」라는 한글 제목으로 더 유명한 「El condor pasa」도 남미 페루 지역에서 불리던 민요입니다. 오래 전, 페루에서 전래된 이 곡은 1913년에 다니엘 알로미아 로블레에 의해 채집되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각색된 된 후에 사이먼 & 가펑클이 자신들의 명반 < Bridge Over Troubled Water >에 수록하면서 세계적인 포크 송이 됐죠.
7. Los Lobos - La bamba
수록 앨범 : < La Bamba >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 라밤바 >를 통해서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28년이 되던 1987년에 리치 발렌스(Ritchie Valens)라는 초기 로큰롤 가수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죠. 멕시코 혈통의 리치 발렌스는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멕시코의 민요를 로큰롤 스타일로 발표한 싱글이 바로 「La bamba」입니다. 리치 발렌스는 이 노래를 22위까지 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영화 < 라밤바 >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로스 로보스의 버전은 3주 동안 팝 차트 정상을 차지했죠. 이 곡은 원래 멕시코의 결혼식에서 축가 형식으로 불리던 노래로 신랑, 신부, 하객들 모두가 이 음악에 맞춰서 춤을 췄답니다.
8. The Real Group - 아리랑
수록 앨범 : < Arirang : The Name Of Korean >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2009년부터 해외 유명 뮤지션들이 연주한 아리랑 앨범을 두 번째로 발표했습니다. 이번 음반은 전작에 비해 아티스트 라인업이 화려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세계 최고의 아카펠라 그룹 리얼 그룹을 필두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지존 유키 구라모토(Yuhki Kuramoto), 캡틴 핑거라 불리는 퓨전 재즈계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리 릿나워(Lee Ritenour), 이태리 출신의 재즈 피아니스트 지오바니 미라바시(Giovanni Mirabassi) 등이 우리의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을 그들만의 색깔로 표현했습니다.
9. Beach Boys - Sloop John B.
수록 앨범 : < Pet Sounds >
아주 예전에 앞마을 냇터에 빨래하는 순이~로 시작하는 밝은 노래 기억하세요? 우리나라에선 그리운 고향과 아가씨 좋아하시네라는 제목으로 익숙한 곡이죠. 우리가 동요로 알고 있는 이 노래가 사실은 20세기 초반부터 서인도 제도에서 뱃사람들이 부른 민요랍니다. 음악 팬들에겐 비치 보이스가 부른 「Sloop John B.」라는 제목으로 유명하죠. 원제는 「The wreck of the John B.」로 존 B.호라는 배 위에서 발생한 선원들의 반란이 모티브가 된 노래로 과격한 내용을 순화시켜서 서인도 사람들이 불렀던 민요입니다.
10. Harry Belafonte - Banana boat song (Day-O)
수록 앨범 : < Essential Harry Belafonte >
오직 올림픽에서만 국가 이름을 들을 수 있는 서인도 제도의 섬나라 트리니다드 토바고에는 대표적인 문화상품이 있습니다. 바로 칼립소라는 민속음악인데요. 이 음악은 1950년대에 '칼립소의 황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해리 벨라폰테에 의해서 널리 알려졌죠. 바로 그 해리 벨라폰테의 가장 큰 히트곡 「Banana boat song (Day-O)」가 바로 대표적인 칼립소 곡입니다. 이 노래는 1988년에 팀 버튼이 감독하고 지나 데이비스와 위노나 라이더가 주연한 웃기는 귀신 영화 < 비틀쥬스 >에 삽입되어 팀 버튼의 엉뚱한 상상력을 코믹하게 완성시키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죠.
11. Tokens - Lion sleeps tonight
수록 앨범 : < Wimoweh : The Best Of The Tokens >
아무리 팝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타잔 창법과 후렴구가 인상적인 「Lion sleeps tonight」이란 곡은 다 아실 겁니다. 국내의 여러 CF를 포함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 라이온 킹 >에서도 들을 수 있었던 이 곡은 남아프리카 원주민의 민요로 원제는 「Mbube」로 남아프리카에 삶의 터전을 잡고 있는 줄루 족의 언어로 사자를 뜻한다고 합니다. 이 곡을 남아프리카 출신의 뮤지션인 솔로몬 린다(Solomon Linda)가 1930년대에 최초로 녹음을 했고 1951년에는 미국 포크의 아버지 피트 시거(Pete Seger)가 자신의 그룹 위버스(Weavers)와 함께 「Wimoweh」라는 타이틀로 리메이크 한 것을 토큰스가 리메이크해서 1961년에 빌보드 싱글차트 정상에 올렸습니다. 아, 복잡해…
12. Westlife - You raise me up
수록 앨범 : < Greatest Hits >
우리나라에선 웨스트라이프(Westlife)와 조쉬 그로반(Josh Groban),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의 버전으로 널리 알려진 「You raise me up」은 아일랜드 민요에 시크릿 가든의 리더 롤프 로브랜드(Rolf Lovland)가 아아리쉬 소설가 브렌단 그래함(Brendan Graham)의 글을 읽고 영감을 받아 새롭게 편곡한 곡입니다.
13. Eva Cassidy - Danny boy
수록 앨범 : < Imagine >
「You raise me up」 만큼 유명한 아일랜드 포크 송으로는 「Danny boy」가 있죠. 이 곡도 오래전부터 아일랜드에서 구전되는 음악인데요. 이 아름다우면서 슬픈 멜로디에 영국의 작가 겸 변호사였던 프레데릭 웨덜리가 1910년에 가사를 붙여 영국연방에서 알려지기 시작했죠. 국내에선 에릭 클랩튼(Eric CLapton)과 에바 캐시디,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 등 수많은 가수들이 불러 명곡이 됐죠.
14. Cat Stevens - Morning has broken
수록 앨범 : < Gold >
1970년대 후반에 이슬람으로 개종하면서 대중음악계를 떠났다가 얼마 전에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 싱어 송라이터 캣 스티븐스의 가장 큰 히트곡으로 1972년에 6위를 차지한 「Morning has broken」. 오프닝에 등장하는 청명한 피아노 연주가 인상적인 이 곡 역시 아일랜드의 민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15. Metallica - Whiskey in the jar
수록 앨범 : < Garage Inc. >
1999년도 그래미에서 최우수 하드 록 부문을 수상한 메탈리카의 「Whiskey in the jar」 기억하시죠? 많은 분들은 이 곡의 오리지널이 아일랜드의 하드 록 밴드 씬 리지(Thin Lizzy)로 알고 계시지만 사실 이 노래도 아일랜드의 남부 지역에서 태어난 민요입니다.
16. Elvis Presley - It's now or never
수록 앨범 : < Elvis 30 #1 Hits >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도 로큰롤만 부른 건 아닙니다. 1958년부터 1960년까지 서독에서 성공적인 군복무를 마친 엘비스 프레슬리는 곧바로 음악계에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자신의 이미지에 변화를 주죠. 당시에 기성세대로부터 10대의 망나니 음악으로 무시당했던 로큰롤 외에도 성인들이 좋아할 노래들을 취입해 다양성으로 시야를 확장합니다. 그 방법으로 택한 것 중에 하나가 유럽의 민요를 영어로 번안해 부르는 것이었죠. 순도 높은 기름기 있는 음색으로 5주간 1위를 점령한 「It's now or never」는 이태리 민요 「O sole mio」를 번안한 노래입니다.
17.Elvis Presley - Surrender
수록 앨범 : <Elvis 30 #1 Hits >
1961년에 정상에 오른 「Surrender」 역시 이태리의 나폴리 민요 「Torna a Surriento」를 팝으로 편곡해 부른 곡입니다. 우리나라 제목으로는 「돌아오라 소렌토로」로 널리 알려진 곡이죠.
18. Elvis Presley - Wooden heart
수록 앨범 : < Elvis 75 >
「Wooden heart」의 멜로디를 듣고 많은 분들은 “어? 이거 우리 동요 아니야?”라고 하실텐데요. 그건 우리가 이 곡을 동요 「노래는 즐겁다」로 알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노래의 원곡은 독일 민요 「Muss I denn」입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독일에서 군복무를 하면서 알게 된 이 곡을 영어로 번안해 불렀습니다.
19. Mary Hopkin - Those were the days
수록 앨범 : < Post Card >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등장한 청순한 외모의 여가수 매리 홉킨의 대표곡으로 1968년에 3주 동안 2위를 차지한 「Those were the days」는 20세기 중반에 탄생한 러시아 민요 「Дорогой длинною(죄송합니다. 읽을 수 없습니다.)」를 근간으로 한 곡입니다.
20. Harry Belafonte - Hava nagila
수록 앨범 : < Essential Harry Belafonte >
국내에서 해리 벨라폰테의 음색으로 유명한 「Hava nagila」. 유대인들이 결혼식에서 연주한다는 이 곡도 이스라엘의 민요로 알려졌지만 멜로디의 고향은 소련 연방이었던 우크라이나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전통음악이 이스라엘에 정착해서 뿌리를 내린 경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