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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피를 마시면 거품 키스와 똑같아요

일리: 한 잔의 완벽한 커피 “훌륭한 에스프레소는 혀에 그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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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아들이며 2대 회장인 에르네스토 일리(Ernesto Illy)는 파파 빈(Papa Bean) 또는 커피 대사라는 별명으로도 자주 불렸다. 볼로냐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는 스스로 “나는 과학과 사업의 칵테일이다”라며 완벽한 한 잔의 일리 커피를 추구했다.

화학자가 사랑한 과학적인 음료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일리.
왼쪽에서 세 번째 사람이 일리의 2대 회장인 에르네스토 일리다.

창업자 아들이며 2대 회장인 에르네스토 일리(Ernesto Illy)는 파파 빈(Papa Bean) 또는 커피 대사라는 별명으로도 자주 불렸다. 볼로냐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는 스스로 “나는 과학과 사업의 칵테일이다”라며 완벽한 한 잔의 일리 커피를 추구했다.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만들려면 원두 50알이 필요하다. 한 알이라도 잘못되면 오믈렛에 썩은 달걀 하나가 든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늘 강조했던 그는 에스프레소 자체가 완벽한 음식이라는 믿음으로 최고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최고의 시설을 갖추었다. 그는 불량 원두를 골라내는 전자 분류 시스템과 114단계를 거치는 품질검사 시스템을 구축하고 향기 전문연구소를 설치해 완벽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생활 속의 단순한 즐거움을 들여다보면 복잡하기 짝이 없다”는 그의 말처럼 일상에서 느긋하게 음미하고 싶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도 복잡하고 심오한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 일리 에스프레소 한 잔은 1,500종의 화학물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에르네스토는 화학자 출신답게 실험에 실험을 거듭해 맛과 향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입술을 대는 순간 감미롭고 황홀하게 터지는 거품 키스의 품질은 크레마(crema)가 좌우한다. 크레마는 원두에 들어 있는 오일이 뜨거운 수증기와 만나 미세한 거품을 일으키면서 표면에 살포시 떠오른 것이다. 크레마가 에스프레소 표면뿐 아니라 입술도 적당히 덮어야 최고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일리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 자체가 거품 키스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완벽한 한 잔의 완성은 예술

일리 컬렉션에는 작가들의 서명과 제작 연도, 고유번호가 표시되어 있다.

연인의 입술에 닿는 촉감과 두께와 맛은 어떤 것이 가장 황홀할까? 진한 맛과 향을 내는 에스프레소 물감이 남기고 간 흔적은 세계적인 예술가와 만나면서 더 달콤하고 매혹적인 예술의 맛과 향을 풍겨냈다. 일리 컬렉션은 입술에 닿는 잔의 재질, 크기, 지름, 두께도 치밀하게 설계했다. 잔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인 일리 잔의 바닥에는 작가의 서명과 제작 연도, 고유번호가 표기되어 있다. 한정 수량만 제작해 소장가치가 높으며 작가의 인지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도 한다.

일리 컬렉션은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마테오 턴이 처음 시작했다. 희고 앙증맞은 데미타스에 선명한 일리 로고가 새겨진 야무진 잔이다. 그는 70장이 넘는 스케치를 통해 잔의 가장자리, 잔의 곡선 기울기, 동그란 손잡이 그리고 잔을 감싸는 듯한 받침을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으로 만들어냈다. 앙증맞은 손잡이에 손가락을 끼우고, 다른 손으로 잔의 곡선을 따라 얼굴을 감싸듯이 부드럽게 잡고, 받침에서 들어올려 잔의 가장자리에 입술이 닿는 순간 에스프레소와 감미롭게 교감하는 느낌이 들게 한 것이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흰 캔버스 같은 그의 잔은 그 위에 에스프레소의 황홀한 경험을 그려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빈 캔버스 앞에 서 있는 예술가처럼 마테오 일리 잔을 들고 마시면 에스프레소가 혀에 그림을 그리듯 잔에도 그림이 그려질까?

제프 쿤스가 디자인한 일리 커피 잔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제프 쿤스는 강아지, 토끼, 풍선, 달걀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크게 확대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는 일리 잔과 받침에도 동물을 크게 확대해 꽉 차게 그려 넣었는데 그의 동물들은 에스프레소가 혀에 남긴 그림의 실체를 보는 듯하다. 일상의 사물이 동화처럼 커진 작품은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처럼 천진난만한 즐거움을 준다. 진한 파스텔 계열의 물감이 부드럽게 퍼진 듯한 토끼, 기린, 코끼리가 앙증맞게 웃고 있다. 사탕을 먹고 색소로 물든 혀를 거울에 내밀어 색을 확인하는 어린아이처럼 에스프레소의 맛과 향을 그림으로 확인하면 이런 귀여운 동물이 나오지 않을까? “훌륭한 에스프레소는 혀에 그림을 그린다”는 에르네스토 일리의 명언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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