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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고양이를 키우면 임신이 안된다?

반려동물과 아이 키우기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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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하면 왜 개, 고양이를 버릴까?]에는 출산 후 생길 수 있는 일반적인 문제에 대한 해법과, 건강하게 아이와 반려동물을 함께 키우기 위한 방법도 다루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반려동물인 개에 관해 유용한 정보가 많다.

 

부인님의 임신 소식을 들은 엄마가 보낸 문자메시지.

 

뭐가 먹고 싶다니?
엄마가 해다줄께 
글구 이런 말 좀 그런데 
고양이들 분양하면 안되겠니? 
아무래도 안좋을텐데.. 
암튼 조심시키구 잘들지내라


예상 했던 반응이었지만 고양이들을 분양하라니. 화를 낼까 웃어 버릴까 생각하다가 다음 날 답장을 보냈다.

 

10년 같이 산 고양이를 
어떻게 남한테 맡겨요
청소 더 열심히 하면 되지
애완동물이 태아에 안좋다는 건
과학적 근거도 없어요
정신건강에 안좋으니 
혹시라도 이야기 꺼내면 안되요


알았어 암튼 몸 조심해

 

바로 포기하다니 우리 엄마지만 진심으로 고맙다. 반려동물과 아이를 함께 키우는 데 가장 심하게 반대하는 사람은 시부모님이나 친정 부모님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한다. (p.150) 어쩌면 가장 큰 관문을 간단한 문자메시지로 해결한 셈이다. 우리의 고양이와 함께하는 임신/출산/육아는 이렇게 비교적 순조롭게 시작했다. 

입덧이 심해져서 어쩔 수 없이 키우던 개를 시골로 보낸 친구가 있다. 고등학교 동창인 또 다른 친구는 기형아가 태어날까봐 고양이를 다른 집에 분양시켰다. 친구들이 했을 고민이 결코 가볍지 않았겠지만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을까?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임신하면 왜 개, 고양이를 버릴까?』에서 고민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개, 고양이를 키우면 임신이 안된다?

동물을 키우면 모성호르몬이 증가해 여성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기 때문에 임신이 안된다는 주장이 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모성호르몬이라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우리 집에는 세마리의 고양이가 있지만 부인님은 아무 문제 없이 임신을 했다.


임신 중에 개털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
태아는 태반을 통해서만 영향을 받는다. 개털이 태아에게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은 괴담에 불과하다.

고양이를 키우면 기형아를 낳는다?
태반을 통과해 태아에게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톡소플라스마라는 기생충이 있다. 고양이는 이 기생충의 유일한 완전숙주이다. 무시무시하게 들리지만 톡소플라스마가 태아에게 영향을 끼치려면 매우 까다로운 조건이 성립되어야 한다. 일단 고양이와 반려인이 모두 톡소플라스마 항체가 없어야 한다. 그리고 고양이가 급성으로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되어서 알을 배출하고 (2주 정도 대변으로 배출한다), 그 알을 임신부가 섭취해야 한다. 한 마디로 가능성이 없는건 아니지만 실현되기 너무 어려운 시나리오다.

 

톡소플라스마가 상당히 위험한 질병임에도 잘 안알려져 있는 이유는 발생빈도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최근 20년 동안 2건. 고양이가 원인도 아니었다. p.40) 참고로 톡소플라스마 예방을 위해서는 고양이를 멀리하는 것 보다 생고기나 회를 먹지 않고, 흙을 만진 후에 손을 깨끗하게 씻는 생활 습관이 더 중요하다.

반려동물 때문에 입덧이 심해진다?
입덧 기간에는 모든 냄새에 민감하다. 반려동물의 냄새는 괴로운 원인 중 하나일 뿐이지 반려동물 때문에 입덧이 생기는건 아니다. 입덧은 노력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다만 언젠가 저절로 끝난다는 것이 희망이기 때문에 이 기간을 지혜롭게 넘겨달라고 저자는 부탁한다.


이처럼 사람들이 임신했을 때 반려동물이 위험하다는 생각은 그저 오해에 불과하다. 아마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을 법한 내용이다. 그래도 근거 없는 소문의 공포는 끝이 없는 법. 혹시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데 주변에 지나치게 걱정해 주는 사람이 많다면 이론적인 대화를 위해 책을 참고 하기 바란다.

 

『임신하면 왜 개, 고양이를 버릴까?』에는 출산 후 생길 수 있는 일반적인 문제에 대한 해법과, 건강하게 아이와 반려동물을 함께 키우기 위한 방법도 다루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반려동물인 개에 관해 유용한 정보가 많다. 개의 경우 출산 전에 기본적인 훈련을 시켜 두어야 육아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걸 강조한다. 상대적으로 고양이와 육아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는 편이다. 고양이가 기본적으로 귀찮은걸 싫어하고, 불안정한 아이 옆에는 잘 가지 않기 때문에 주의할 사항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고양이와 아이를 함께 키운 사람들의 경험담 같은게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부모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크게 드는 걱정은 아마 건강 문제일 것이다. 기생충 감염으로 생길 수 있는 질병은 날 것을 먹지 않고 항상 손을 깨끗하게 씻고,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복용하면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자주 환기를 시키고, 진공청소기로 청소를 하면 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줄어 든다. 알고 보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전부 평소에 지키면 좋은 생활습관이다. 어려울게 없다. 조금만 더 부지런하고 기본적인 것을 지키면 된다. 

임신과 육아는 너무 중요한 일이다. 자기 자식보다 개, 고양이가 소중한 사람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워도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말하는건 스스로도 조심스럽다. 하지만 반려동물도 소중한 생명이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귀여울 때 잠깐 키우고 불편해지면 버려도 되는 하찮은 존재가 아니다. 실제로 많은 동물이 비슷한 이유로 버려지기 때문에 이런 책까지 나오게 된게 아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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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하면 왜 개, 고양이를 버릴까?』는 지금도 어딘가에서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많은 사람들에게 힘과 지식이 되는 책이다. 반려인들을 수없이 미소를 짓게 했던 개와 고양이는 2세에게도 기쁨일 것이다. 더이상 소중한 생명이 불필요한 공포와 오해 때문에 버려지는 일이 없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를 추천하고 싶다. 너무 슬퍼 눈물 때문에 더 이상 책을 볼 수 없기도 하고, 너무 귀여워서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한다. 동물과 함께 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기쁜일인지 느끼게 해주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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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여준호(예스24 도서3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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