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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으로 성교육 공부하는 아이들

자녀와 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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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임 씨는 퇴근한 아빠에게 낮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아빠인 민호 씨 역시 놀랐지만 어린 아들이 성적인 충동을 조절하지 못해서 몸이 상할까봐 더 걱정했다.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
명로진 저 | 북스토리
저자 명로진은 앞서 아이를 키워온 어르신들과 선배들에게, 또는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들을 통해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것이나 아이에게 해주었더니 좋았던 것’에 대해 조사했고, 그 결과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로 엮어낼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부딪히고 수도 없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달은 살아 있는 기록으로,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정임 씨는 어느 날 아들의 방을 노크도 하지 않고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아들 진수가 자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 씨! 엄마! 노크 좀 하라고!”
“응응…… 알았어…….”
정임 씨는 가슴이 벌렁벌렁 뛰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죄 지은 것처럼 부끄럽기만 했다. 이제 중학교 1학년인 진수가 벌써? 어떻게 해야 하지? 뭐라고 말을 하지? 잠깐, 성상담가인 구성애 씨가 이럴 때 어떻게 하라고 했더라……. 정임 씨는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 같았다.

정임 씨는 퇴근한 아빠에게 낮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아빠인 민호 씨 역시 놀랐지만 어린 아들이 성적인 충동을 조절하지 못해서 몸이 상할까봐 더 걱정했다. 그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진수가 난처해하지 않을지 고민했다.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가 일요일 아침이 되었다. 민호 씨는 진수에게 운동을 하러 가자고 했다. 미리 사두었던 농구공을 차에서 꺼내 진수에게 건네주었다. 처음에는 따라가지 않겠다고 투덜대던 진수가 농구공을 보자 얼굴이 밝아지더니 곧 앞장을 섰다.

진수와 민호 씨는 농구 골대 아래서 시합을 했다. 초반에는 진수가 펄펄 날면서 앞섰지만 조금 지나자 헉헉대며 힘들어했다. 아빠는 진수의 점수를 금방 따라잡았고 가볍게 이길 수 있었다. 부자는 시합을 마친 후에 벤치에 앉아 호흡을 가다듬었다. 민호 씨는 진수에게 물병을 건네며 물었다.

“팔팔할 나이에 왜 그렇게 맥이 없냐? 너 혹시…… 자위 자주 하냐?”
그러자 진수는 화들짝 놀라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때 딱 한 번…….”
민호 씨는 아들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전혀 안 하는 것도 이상한 거지. 네 나이 때가 되면 보통 자위를 하게 돼. 아빠는 중학교 때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야한 잡지를 돌려보다 선생님한테 걸려서 벌을 서곤 했지. 너희들도 그러냐?”
“그러니까…… 그게…….”
“괜찮아. 다만 처음 자위란 걸 알고 나서 너무 자주 하는 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너한테 해주고 싶은 말은…….”

이렇게 말문을 연 민호 씨는 성(性)에 대한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 나갔다. 처음에는 멋쩍어서 어쩔 줄 모르던 진수도 차츰 진지한 태도로 아빠와 대화를 이어 나갔다. 그리고 수줍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야동…… 너무 많이 보면 안 되겠죠?”
“정 보고 싶으면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보면 돼. 한 번 생각해보렴. 이유식을 먹어야 할 아기가 스테이크를 먹으면 어떻게 되겠니? 입으로 먹는 것도 나이에 따라 다 단계가 있듯이, 눈으로 보는 것도 마찬가지란다. 너희 나이에는 너희에게 맞는 게 있는 거야.”

그 일이 있고 나서 진수와 아빠 사이는 달라졌다. 부자끼리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늘면서 집안 분위기 또한 바뀌었다. 아빠와 성에 관련된 화제까지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는 것이 진수에게는 큰 자랑거리가 된 듯했다.



♠ “엄마, 아기는 어디로 나와?”
“남자는 고추가 있는데 여자는 왜 없어?”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 거야?”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무렵이면 튀어나오는, 부모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질문이죠. 아이들이 호기심에 던진 첫 질문에 부모는 정색을 하고 “지금 네가 그런 거 알아서 뭐해!” “나중에 크면 알려줄게”라고 말하곤 합니다.
첫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주세요. 부모가 성과 관련된 대화를 꺼린다는 느낌을 받은 아이는 더 이상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인간은 한 번 던진 질문에 대해 반드시 해답을 찾아야만 만족하는 존재입니다. 부모로부터 성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지 못한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해답을 찾아 나서지요. 그러다 보면 어른들만 봐야 할 것을 보기도 하고, 잘못된 정보를 접하기도 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왜곡된 성 의식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얼마 전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성교육을 어떻게 받았느냐”는 질문에 90퍼센트가 넘는 학생들이 “독학을 했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그만큼 성에 대해서 자세히 알기 어렵고, 성 심리에 대해서는 더더욱 충분한 지식을 얻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아이가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하려면 부모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끄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아이들이 좋아하는 문화나 연예인, 드라마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공감대를 가져보세요. 사랑하는 내 아이가 평생 동안 건강한 성 의식을 갖고 살아가게 하려면, 부모가 먼저 용기를 내야 합니다. 그리고 공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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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명로진

명로진은 ‘인디라이터’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는데 애 썼다. ‘인디펜던트 라이터 Independent Writer’의 준말인 인디라이터는 자본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저자라는 의미를 갖는다.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스포츠조선」에 입사, 사회부와 연예부에서 3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다. 1994년 신문사에 사표를 내고 SBS 드라마스페셜 <도깨비가 간다>의 주연으로 데뷔한 뒤, 방송, 영화, 연극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5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인디라이터』, 『내 책 쓰는 글쓰기』, 『베껴 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 등 글쓰기와 책쓰기에 대한 단행본 뿐 아니라 아동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자동차가 부릉부릉』, 『펜도롱씨의 세계여행』을 비롯해 시집 에세이 동화 실용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썼다. 코오롱등산학교를 졸업하고 안데스 산맥 6000m 급 원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살사 댄스 매니아로서 국제 살사 대회를 주최하기도 했으며, 북극권부터 남미, 아프리카까지 6대륙을 모두 여행한 여행광이다. 무엇보다 다채로운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전방위적인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디라이터다. 2011년 현재 심산스쿨에서 인디라이터 반을 맡아 강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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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느끼고, 생각하고, 원하는 것을 찾아서 저자 명로진은 앞서 아이를 키워온 어르신들과 선배들에게, 또는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들을 통해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것이나 아이에게 해주었더니 좋았던 것’에 대해 조사했고, 그 결과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로 엮어낼 수 있었다. 많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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