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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쿨, 변신의 끝은 어디인가

애프터스쿨의 유닛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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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쿨은 한우물 전략을 버리고 일찌감치 다각화 전략으로 선회했다고 할 수 있다. 다각화 중에서도 상이한 이미지로의 전환을 시도했으니 관련다각화보다는 비관련다각화에 가깝다.

 
킬러 콘텐츠 승부사들
정해승 저 | 몬스터
대한민국 콘텐츠 승부사들의 무한 혁신, 그 치밀한 전략
K-POP은 전 세계 문화산업 종사자들의 눈과 귀를 잡아끄는 문화현상이자 하버드대학교를 비롯한 세계 유수 경영대학원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K-POP 열풍의 진짜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한류 열풍 뒤에는 킬러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엔터테인먼트 세계에 뛰어든 대한민국 콘텐츠 승부사들의 과감한 혁신과 치밀한 전략이 그 비밀의 답이었다. 이 책의 저자 정해승은 관련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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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쿨, 변신의 끝은 어디인가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걸그룹 데뷔 과정은 귀엽고 소녀 같은 콘셉트를 통해서다. 후일 2NE1이나 포미닛처럼 파워 있고 다소 중성적인 이미지로 데뷔한 그룹도 있지만, 처음부터 섹시 콘셉트를 표방하며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이 콘셉트를 잘 살리지 못하면 소위 ‘싼티’로 낙인 찍혀 단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애프터스쿨의 초기 콘셉트는 위험성이 높은 시도였다.


데뷔곡 ‘Ah’는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다. 특히 멤버들이 공개된 후 여타 걸그룹보다 나이가 들어 보이는 데다 ‘노는 언니’ 느낌까지 나면서 실망하는 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섹시 콘셉트란 독약을 잘못 쓴 게 아닐까 하는 후회가 들 무렵이었다. 구원투수 유이가 멤버로 보강되었다. 그러나 후속곡 ‘DIVA’ 역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엉뚱한 곳에서 화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유이가 ‘꿀벅지’의 대명사로 알려지며 건강미인의 대표주자가 된 것이다. 유이의 영입으로 재미를 본 애프터스쿨은 연이어 10대 후반의 레이나와 나나를 영입하고 디지털 싱글 ‘너 때문에’를 출시한다. 이 노래를 통해 음원사이트 1위는 물론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에서도 1위에 올라섰다.

이윽고 다음해에 발표한 ‘Bang’으로 멋진 모델워킹과 마칭 밴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최고의 섹시 걸그룹으로 등극하게 된다. 사실 한국에서 장신의 여자 걸그룹이 메이저로 발돋움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애프터스쿨은 남자뿐 아니라 여자들도 동경하게 만드는 ‘고급스런 섹시미’를 창출했다. 이는 기존 걸그룹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통해 본격적인 승부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기도 했다.

2010년 6월, 애프터스쿨은 새로운 전략을 선보인다. 그룹의 막내인 레이나, 나나, 리지 3명으로 구성된 ‘오렌지 캬라멜’을 통해 유닛 활동에 들어간 것이다. 오렌지 캬라멜은 기존 애프터스쿨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콘셉트로 접근했다. 먼저 섹시한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귀엽고 깜찍 발랄한 콘셉트로 바꿨다. 노래는 더 충격적이었다. 데뷔곡 ‘마법소녀’는 ‘뽕필’이 충만한 트로트다. 시장에 충격을 던져준 이들의 변신은 몇 가지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왔다.

첫째, 팬의 저변 확대가 이뤄졌다. 깜찍한 이미지 덕에 초등학생들로부터 열광적인 인기를 얻는 등 기존 섹시미가 부담스러웠던 팬들에게도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둘째, 음악적으로는 트로트로 시장을 넓힌 결과를 낳았다. 트로트 시장은 대중음악계에서 메인 시장은 아니나 무시할 수 없는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 특히 장윤정 이후 신세대 트로트 가수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태다. 셋째, 오렌지 캬라멜 활동 기간에 유이, 가희, 주연 등이 개인적인 예능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치열한 걸그룹 경쟁 구도상 한 그룹에서 여러 명이 예능 고정을 차지하기란 쉽지 않다. 유닛 활동으로 그룹의 명맥을 이어가면서 개인별 지명도를 높이는 윈윈 구도를 만든 것이다.

오렌지 캬라멜은 2011년 봄, ‘방콕시티’를 발표하며 ‘섹시 펑키걸’로 또 한번 변신을 시도한다. 노래도 트로트에서 복고 펑키일렉트로닉으로 전환했다. 이처럼 애프터스쿨은 데뷔 후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서너 번의 변신을 했다. 한우물을 파도 성공할까 말까 한 치열한 경쟁에서 계속 변신을 시도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우물 파기의 득과 실

애프터스쿨은 왜 오렌지 캬라멜을 통해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했을까?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사례가 여기 있다.


2010년 스마트폰이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면서 노키아와 닌텐도라는 두 거인이 큰 위기에 빠졌다. 시장점유율이 40퍼센트에 육박하던 노키아는 2010년 30퍼센트로 추락했고, 시가 총액 역시 9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대로 떨어졌다. 닌텐도의 사정도 비슷하다.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 2010년 상반기엔 적자가 20억 엔에 달한다는 발표를 해 충격을 던졌다.

이 두 회사의 공통점은 한우물 파기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노키아는 자신에게 강점이 있는 저가 피처폰에 계속 주력했고, 스마트폰도 노키아의 OS인 심비안을 계속 고집했다. 닌텐도 역시 모바일 게임기기 구매자가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고 있음에도 자사의 히트 상품인 닌텐도 DS 개발에만 주력했다.

한우물 전략과 다각화 전략은 양날의 칼이라서 선택을 잘못했을 경우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과거의 노키아와 닌텐도는 한우물 전략으로 큰 성공을 맛보았다. 변화가 적은 시기에는 한 분야에 좀 더 집중해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멀리 도망가는 게 좋은 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환경이 급변할 때 한우물 전략은 공룡병이 되어 다른 분야로의 전환을 어렵게 만든다. 이미 투자된 설비와 굳어진 조직문화가 새로운 것으로의 전환을 더디게 만들기 때문이다.

반면 다각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 비교적 변화에의 적응이 용이하다. 이미 시장에 진입한 상태라 추가 자원 투여 정도로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직다각화 체계를 갖춘 국내 재벌들이 문어발식 확장이란 비판을 받고 있긴 하다. 그러나 그들이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다.

애프터스쿨은 한우물 전략을 버리고 일찌감치 다각화 전략으로 선회했다고 할 수 있다. 다각화 중에서도 상이한 이미지로의 전환을 시도했으니 관련다각화보다는 비관련다각화에 가깝다. 비관련다각화의 특징 중 하나가 위험 분산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주식 격언처럼 비관련다각화는 기업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큰 효과가 있다. 섹시와 귀여움을 동시에 추구한 애프터스쿨 역시 비관련다각화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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