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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 월 앤 피스 뱅크시 저/리경 역/이태호 해제/임진평 기획 | 위즈덤피플 |
거리로 뛰쳐나간 예술가, 벽을 통해 세상에 말을 건네다 이 책은 뱅크시가 지내온 길과 현재 서있는 자리, 그리고 앞으로 그가 가고자 하는 지향점이 어디인지를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 카트를 밀고 있는 원시인 작품을 대영박물관에 몰래 전시한 작품의 모습과 현재 영구 기증된 상황, 2005년에 뱅크시가 가자지구의 분리장벽에 뱅크시가 그려놓은 그래피티 작품, 국가전복을 노리는 생쥐들 작품, 노상방뇨나 하고 동성애를 나누고, 혹은 바람을 피우고 도망치다 창가에 매달리는 런던의 경찰이나 근엄한 왕실 근위병의 모습 등 런던 곳곳에 그려놓은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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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Banksy) . 내가 알고 있는 이 사람은 영국인, 그래피티(Graffiti) 아티스트 정도였다.
메트로폴리탄이나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 유명한 명화를 패러디한 그림을 액자로 걸어, 몇일 동안 발각되지 않고, 실제 전시작품처럼 전시되었다는 일례나, 팔레스타인벽에 평화를 염원하는 벽화를 그렸다는 정도. 그냥 요즘 현대미술 작가들과 같이 일단 튀고보자 라는 전략으로 상당히 주목 받고 싶어하는 그렇고 그런 무리인줄 알았다.
그런데 최근에 개봉한 그의 다큐멘터리 영화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 Exit Through The Gift Shop>를 보고 그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세상에는 똘끼(!)가 있는 사람은 많은데, 개념있는 똘끼를 갖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게다가 똘끼를 풀어내는 방식에 위트까지 더해졌으니, 도대체 이 범상치 않은 사람의 작품은 어떤지도 무척이나 궁금해져,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뱅크시의 주된 이력인 그래피티 아티스트는 흔히 낙서화가 라고 불려진다.
외부든 내부든 캔버스가 벽인 셈이고,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그래피티가 불법이기 때문에, 명확히 말하면 수많은 그의 작품이 증거물이라면, 그는 범법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순히 힙합 문화와 결부하여 생각하는 그래피티와는 좀 차별화된 컨셉이다. 반자본주의, 무정부주의, 반전 등 세상의 불합리한 것에 대해 메시지처럼 그래피티를 통해 표출한다. 하지만 그 방식이 너무 심각하지도 않고, 한없이 가볍지도 않으며, 그 때의 유행을 쫓아가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 사람을 끄는 특별함이 있다.
이 책에서는 그래피티 라는 특성상 언젠가는 소실되거나, 강제로 지워져 버리는 작품의 유한성으로 모두 접하기 힘든 뱅크시의 작품들을 사진으로나마 만나볼 수 있어서, 인터넷을 뒤지는 수고로움을 덜어준다.
더불어 책 속에 담겨있는 수많은 그의 작품을 통해 그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을 정리하여 보여주고 있다.
물론 뱅크시는 얼굴을 공개한 적이 없으며 (작품활동 특성상 익명성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 본인이 연출한 다큐멘터리에서 조차도 목소리와 얼굴을 조작하여 절대로 신분을 노출하지 않는다.) 특별하게 팬들을 관라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가 그린 작품의 명확한 메시지는 그를 좋아하는 팬들과 추앙하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을 형성하기도 한다.
특히 공공미술이라는 분야에 있어선 우리나라보다는 너그러운 영국의 경우에는, 뱅크시의 작품이 그려진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나 땅값이 오르거나, 관광지역으로 변모하는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LA에서 진행했던 전시회에서는 헐리우드의 유명인사들까지도 그의 작품을 거액을 주고 사들이게 만드는 성과를 거두었으니, 그냥 단순히 낙서화가 라고 불리우기에는 파급력이 상당하다. 그의 이력에는 혁명가 라고 기재되기도 하니, 뱅크시 본인은 이 명칭에 대하여 어찌 생각할지 궁금하다.
뱅크시의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사건 중 하나가, 메트로폴리탄, 테이트 모던, 브룩클린 미술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에 자신이 그린 위작을 원래 전시했던 그림의 위치에 액자로 걸어놓는 행위였다. 일종의 아트 테러라고 명명되는 이 퍼포먼스는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선택되어진 전시 작품들에 대한 비판이었다.
“갤러리에 간 당신은 단지 백만장자들의 장식장을 구경하는 관람객에 불과할 것이다”
“정말 믿을 수 없군. 이렇게 쓰레기 같은 것을 사는 너 같은 바보들이 있다니”(안젤리나 졸리 등 헐리우드 스타들은 그의 그림을 앞다투어 사들였었다.)
또한 이스라엘이 건축한 팔레스타인 장벽에 그린 벽화는 안타까운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뱅크시는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에 240km를 더해야 하는 이 엄창난 길이의 팔레스타인 장벽에 평화를 꿈꾸는 아이들과 산뜻한 하늘 그림 등 희망을 상징하는 듯한 9점의 벽화를 군인들의 감시하에 어렵사리 그렸다. 하지만, 이를 본 한 팔레스타인 노인의 한마디는 마음을 아프게 한다.
노인:
“자네가 이 벽에 그림을 그렸나? 벽을 아름답게 만들어 놨군”뱅크시 :
“감사합니다.”노인:
“하지만 우리는 여기를 아름답게 만들고 싶지 않아. 이 벽을 싫어하거든. 어서 집으로 돌아가게.”2년 전에 나온 이 책에서도, 1년 전에 만든 이 영화에서도 뱅크시는 일관되게 반전, 무정부주의, 평화, 현대 소비문명에 대해 비판한다. 하지만 다소 심각할 수 있는 사회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처럼 위트있고, 명확하고, 아름답게 우리를 동화시켜 버리는 능력은 다름아닌 그래피티, 즉 미술이었다. 반값 등록금, 취업 대란, 명품소비 등 소비, 경쟁, 개인주의에 휩싸여 자신조차 돌보기 벅찬 우리 사회에도 스포츠 스타도 아니고,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은 서민도 아닌 , 뱅크시 같은 히어로가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마지막으로 책 속에 소개된 뱅크시의 인터뷰를 덧붙여 본다.
“그래피티는 단지 세 가지 종류의 사람들에게만 위험하다. 정치인들, 광고쟁이들 그리고 그래피티 작가들(여기선 주로 단어나 문장으로 낙서하는 작가들을 일컬음) 말이다.
진정으로 우리 이웃들의 외관을 더럽히고 손상시키는 사람들은, 자기들의 거대한 슬로건들을 버스와 건물을 사이에 되는 대로 마구 휘갈겨 쓰고는 마치 우리가 자기 회사의 물건을 사지 않으면 뭔가 부족한 것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회사들이다. 그들은 우리의 얼굴에 대고 그들의 메시지를 소리쳐 대지만 정작 우리의 어떤 질문도 허용하지 않는다. 결국 그들이 이 싸움을 시작했고, 그 싸움에 맞서기 위해 선택한 나의 무기는 바로 벽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경찰이 되고, 어떤 이들은 세상을 더 좋아 보이게 만들기 위해 문화파괴자(Vandalist)가 된다.”(뱅크시의 작품은 인터넷상으로도 많이 접할 수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꼭 검색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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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Banksy)
게릴라 아티스트 혹은 거리의 아트테러리스트 등으로 불리는 영국출신의 그래피티 아티스트이며, 영국의 대영박물관에 카트를 밀고 있는 인간을 돌에 유성펜으로 그린 작품을 8일동안 도둑전시를 한 것으로 유명해 진 얼굴 없는 작가이다.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의 헐리웃 유명 연예인들이 그의 작품을 구입하며, 런던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뱅크시의 그림이 그려진 거리를 상세히 알려주는 지도책이 팔려나가고 있다. 언젠가는 지워져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인 그래피티를 통해 기성의 관습이나 권력화 된 제도 그리고 예술계의 엄숙주의를 줄기차게 조롱하고 있으며, 그로 인하여 그려진 벽(불법임에도 불구하고)은 이제 지워야 할 대상에서 보존해야 할 대상으로 뒤바꾸는 흐름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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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연 (학습/참고서 담당)
학습/참고서 담당이나 참고서 리뷰를 올리지는 않는다.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비교적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좋아하며, 리뷰를 올리는 도서의 분야도 예술로 한정되어 있다. 싫어하는 것은 본인을 떡실신하게 만드는 초중고 교육과정 개정과 와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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