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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알 것 같다’고 할 때, 과연 무엇을 알게 된 걸까?

『에니어그램을 넘어 데카그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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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알고 싶을 때 사랑이 시작되고, 더 이상 알고 싶은 게 없을 때 사랑은 끝난다. 그리고 이별하고 나서야 그 사람에 대해 실은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에니어그램을 넘어 데카그램으로
이병창 저 | 정신세계사
성격유형은 우리의 본질이 아니라 가면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은 에니어그램의 원형을 추적하여 잘못 전해진 도형과 해석상의 오류들을 바로잡고 물질 몸이 아닌 빛과 파동의 존재로 인간을 바라보는 현대물리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한 파동도형을 제시하고 있다. 데카그램은 기존 에니어그램과 달리 세 개의 삼각도형을 통하여 인간 의식의 완성점이자 시작점인 10번(deca)포인트를 설정함으로써 삶의 어떤 측면에도 적용 가능한 완벽한 상징체계를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를 알고 싶을 때 사랑이 시작되고, 더 이상 알고 싶은 게 없을 때 사랑은 끝난다. 그리고 이별하고 나서야 그 사람에 대해 실은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상대의 모든 것을 알기 위해, 또 나의 모든 것을 알리기 위해 몸부림쳤던 그 시간들은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희미하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잠깐.
‘누구를 알고 싶다’고 할 때, 우리는 그의 무엇을 알고 싶은 걸까? 나아가, ‘누구를 알 것 같다’고 할 때, 또 우리는 그의 무엇을 알게 된 걸까? 결국, ‘누구를 정말 모르겠다’고 할 때, 우리는 대체 그의 무엇을 알 수 없게 된 걸까?

(외모, 학벌, 경제력 등 육안이나 한 단어, 수치로 그 판단과 표현이 가능하여 단 시간에 알게 되는 요소들은 일단 열외로 하고) 다른 사람과는 구별되는 그 사람만의 특징, 개성, 사고 방식, 시선, 습관, 행동 등 시간을 두고 오래 지켜보거나, 꾸준한 대화를 통하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는 것들을 ‘그의 무엇’이라고 하자. 과연 가까이에서 그를 지켜보고, 그와 많은 대화를 하고 나면 그를 더 잘 알게 되는 것일까?

다시 잠깐.
간과한 게 하나 있다. 그를 알고 싶은 것도, 알게 되는 것도, 결국엔 알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도 다 ‘나’라는 주체에서 시작된다는 것. 좋다/싫다의 감정 판단이든, 옳다/그르다의 가치 판단이든, 타인을 안다는 건 내가 어떤 식으로든 그를 판단하는 것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나는 나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

이 책에 따르면, 데카(10)그램은 각자가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우하고 있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자신을 누르고 있는 어둠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폭로한다고 한다. 세상의 사람들을 크게 아홉 가지 성격 유형으로 구분하여 설명하는 에니어(9)그램이 단순한 성격유형론이라면, 데카그램은 에니어그램의 아홉 가지 유형이 통합된 ‘자기완성’의 10번 포인트를 제시한다.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성격은 가면과도 같은 ‘거짓 자아’이며, 이는 본질적인 나가 아니라 나의 어떤 것들을 진짜 나라고 착각하는 나 일뿐이라고 한다. 인간은 거의 모든 종류의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데, 그 두려움에 대처하는 각자가 가진 신념과 원칙이 바로 성격이다. 예를 들어, A는 미래가 안전하지 않을 까봐 두려워하고, B는 평범해질까봐 불안하다. 또한, C는 아무도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을 까봐, D는 다른 사람보다 능력이 없을 까봐 두렵다. 이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A는 안전과 확실을, B는 독특함을, C는 친절을, D는 성공과 능력을 사용한다.

데카그램은 인생이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며 그 싸움의 핵심은 자기 집착(성격)과의 싸움임을 알려준다. 또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있다고 믿는 그 신념들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무한 확대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깨달음을 제시한다.

‘진짜 나’-본문에서는 얼 나(Spiritual-Being, I AM)로 표현-를 안다는 것은 성격 또는 인성을 파악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거짓 인성에서 깨어나 참된 인성을 찾아야 하며, 그것을 위해서는 내적인 자기 변혁과 통합이 필요하다. 머리, 가슴, 배로 구성되는 몸 나를 통해 내가 어떤 유형인지 알았다면, 나에게 필요한 성장 과제와 삶의 지혜를 깨닫고 ‘얼 나’로 나아가는 것이 곧, 데카그램의 핵심이다. 인간의 세가지 핵심 에너지인 머리, 가슴, 배 사이에 확고한 중심을 세워야 하며, 이들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진짜 자아, 본질적 자아를 찾는 길이다.

데카그램은 ‘가온’의 개념을 주장하는데, 가온이란 ‘지금 여기(here&now)’를 뜻하며, 과거를 후회화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지금을 살지 못하는 삶으로부터 깨어난 삶을 말한다. 에너지의 조화와 통합이 이루어질 때야 비로소 인간은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작용들을 볼 수 있으며, 두려움에서 벗어나 어떤 대상이든 사랑으로 대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인간은 너무나 부족하고, 불완전한 존재다. 스스로를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는 너무도 쉽게 다른 사람을 다 안다고 결론짓는다. 나 자신조차 ‘진짜 나’를 이해할 준비도 되어 있지 않으면서, 나를 이해해 주지 않는다며 상대를 원망한다. 에너지의 중심을 바로 세우고 자신을 냉철하게 바라보지 못한다면, 실체가 없는 두려움과 불안은 영원할 것이다. 지금 여기를 살지 못하면, 흘러간 과거와 오지 않은 미래 속에 갇혀 두려움의 쳇바퀴를 돌게 될 것이다.

누군가를 다 안다고 말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자. “나 이런 사람이야~” 하며 그 틀에 자신을 가두지 말자. 머리-가슴-배의 에너지가 만드는 삼각형 사이에 중심을 잡고, 그 에너지의 조화를 이루는 데 집중하자.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이병창

1952년 봄에 태어나 원광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후 10여 년의 고등학교 교사생활을 경험하였다. 그 뒤 세 곳의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했으나 교파마다 다른 예수의 얼굴을 발견하고, 진정한 그리스도를 찾는 영적 순례를 해 왔다. 사막의 교부들과 선(禪), 개신교 수도원 동광원, 그리고 에니어그램의 원형을 찾고자 수차례의 중앙아시아 순례를 통하여 접해 온 수피즘은 그에게 많은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현재 전주 인근의 경각산 고갯마루 불재에서 뫔(몸 마음)을 살리는 에니어그램 영성 수련 안내를 하며 도자기를 굽고 있고, 한국기독교장로회 진달래교회 담임 목사로도 재직 중이다. 「문학과 의식」신인상, 미국 에피포드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한국크리스챤시인협회, 민족문학작가회의, 세계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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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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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을 넘어 데카그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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